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국사태'에 대한 사과를 한 것을 두고 당내 반발이 공개적으로 표출되고 있다. '조국사태'에 대한 낮은 자세로 민심 악화를 진화하려는 송 대표가 당내 내홍을 봉합하고 새로운 모멘텀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한정 민주당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까지 나서서 부관참시도 아니고 밟고 또 밟아야겠느냐"며 "이제 조국 교수를 좀 놓아 주자, 당이 왜 나서나"며 송 대표의 사과를 겨냥했다.
앞서 송 대표는 이날 "민주화운동에 헌신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누구보다 크게 외치고 남을 단죄했던 우리들이 과연 자기 문제와 자녀들의 문제에 그런 원칙을 지켜왔는지 통렬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국민과 청년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했다.
'친 조국' 성향의 당내 강성 지지자들과 의원들의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송 대표가 조국 이슈를 정면 돌파한 것은 내로남불·불공정 문제를 분명히 털고 가지 않으면 대선 길목에서 후보들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현실인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의원은 "30년 이상 지기인 내가 아는 인간 조국은 파렴치한 근처에도 못 간다"며 "골라 패도 정도가 있지 너무 심하다"고 썼다. 이어 "그러면 지지도가 올라가는가? 조국이 무슨 대선 후보인가?"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조국 때문에 대선 망쳤다 소리할 사람이면 민주당 후보로 나서지도 말라"며 "다른 것은 다 잘했는데, 조국 때문에 민심 악화가 되었나"라고 썼다. 이어 "본인은 이미 수 차례나 대국민 사과했고, 가족이 기소된 내용은 본인의 방어권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도 "독립운동하면서 수많은 사람이 피를 흘렸듯 검찰개혁 과정에서 조 전 장관도 많은 피를 흘렸다. 조 전 장관은 누가 뭐래도 검찰개혁의 희생양"이라며 "조국을 비판할 사람들은 비판하라. 저는 조국의 말할 권리를 위해 함께 싸우겠다"고 밝혔다.
당내 강성 지지자들의 반발은 더욱 거셌다. 이날 송 대표의 사과를 생중계한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실시간 채팅창은 '송영길 사퇴'와 '조국 수호' 등으로 도배되다시피 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SNS에서 송 대표를 향한 '문자폭탄'을 독려하기도 했다.
반면 '조국사태'를 비판해 온 비주류 의원들은 송 대표의 사과를 긍정평가했다. 한 중진 의원은 "어떻게 해도 한 쪽의 비난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대표가 고심해서 균형있게 잘 전달한 것 같다"며 "대표의 사과로 당에서의 조국 논쟁도 이제는 끝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순 없다. 대표의 처한 위치와 입장을 의원들도 수긍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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