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경제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노동자들의 위한 과감한 경제 정책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러스트벨트'(미국의 쇠락한 중공업 지역)의 하나로 꼽히는 오하이오주의 클리블랜드를 찾아 "미국 노동자들을 위한 청사진"이라는 주제로 자신의 경제정책에 대한 연설을 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은 공화당 지지자들이 다수인 이 지역 백인 노동자 계층을 염두에 두고 공화당 의원들을 겨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자신의 성과인 코로나19 관련 경기부양안에 대해 "나의 공화당 친구들은 한명도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 누군가를 망신주려는 건 아니지만 여기 명단이 있다"며 종이를 들어 보였다. 그는 공화당이 표결 때는 반대해놓고 경기부양법의 혜택을 마치 자신들의 업적인 것처럼 얘기하고 다닌다면서 "어떤 사람들은 수치심이 없다"고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청중들은 웃으며 호응했다.
이 종이에는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케빈 매카시 의원, 의원총회 의장인 엘리스 스터파닉 의원 등 13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바이든은 또 이들 노동자 계층의 표심을 겨냥해 중국 관련 비판적 발언도 강조했다. 그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공화당이 '딴지'를 걸고 있는 자신의 정책이 중국과 경쟁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21세기의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 1위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와 여당인 민주당은 공화당과 인프라 투자 등 경기부양책 규모를 놓고 씨름 중이다. 바이든은 원래 2조 2500달러(약 2500조 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최근 1조7000억 달러(1900조 원)으로 줄이자는 제안을 했는데, 공화당은 이날 9280억(1000조 원)으로 역제안을 한 상태다.
바이든은 이날 내주 공화당 의원들을 만나겠다고 밝혔지만, 인프라 투자 규모를 공화당의 제안처럼 대폭 감축할 생각은 없다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밝혔다.
한편, 이런 경제 기조를 반영해 바이든 정부는 2022년도 예산안(2021년 10월부터 적용)으로 6조 달러(6700조 원) 규모의 예산안을 의회에 제시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보도했다. 이는 바이든이 처음 내놓는 예산안으로, 통상적으로 대통령이 연초에 예산안을 내놓고 의회의 협상을 거쳐 그해 10월부터 적용된다.
2022 회계연도 예산안에 새로운 정책을 위한 지출이 추가되지는 않았지만 인프라 투자 등 기존에 제시했던 경기부양책이 반영됨에 따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수준의 연방지출을 유지"하게 된다.
공화당은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대통령의 예산안 제출로 여야간의 협상이 시작되며, 시한 내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연방정부의 업무정지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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