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레스타인 대립에 미국 때리는 중국

[원광대 '한중관계 브리핑'] 생명도 인권도, 국익 앞에 수단이 되었다

최근 중동의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이하 이-팔) 간 무력 충돌이 또 다시 일어났다. 이-팔 갈등은 20세기 유산이자 미완의 과제이다. 이번 충돌은 지난 5월 7일 이슬람 최대 명절인 라마단의 마지막 금요일에 시작되었다.

동예루살렘 성지 알아크사 사원에서 종교의식을 치르던 팔레스타인 사람의 일부가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이자 이스라엘 경찰이 사원에 진입하여 최루탄과 고무탄, 섬광 수류탄 등을 사용하여 강경하게 진압하며 양측이 충돌했다고 전해진다.

이어 10일 오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경찰을 철수하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을 향해서 로켓포를 발사하였다. 그들은 이스라엘이 맞서서 가자지구 공습을 단행하면서 하루 만에 어린이 9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20여 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이스라엘로 로켓포 150발을 발사했다고 밝히며, 그들도 이에 대응하여 당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조직 하마스 시설과 병력을 겨냥한 대규모 공급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19일까지 열흘간 양측의 공격이 오가며 팔레스타인은 어린이 64명을 포함한 227명이, 3천 발이 넘는 하마스 로켓포가 떨어진 이스라엘에는 1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해진다. 무고한 생명들이 얽혀서 스러지고 있지만, 양측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 말한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평온함을 되찾을 때까지 폭격을 계속할 것이라 밝혔으며, 하마스는 이스라엘로부터 어떠한 휴전 요구도 받지 않았고 침략에 대한 저항은 영웅이라 덧붙였다.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가 휴전을 선언한 가운데 21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환경미화원이 폭격 잔해물을 청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관련한 국제사회 반응은

국제사회는 무차별, 비대칭 폭력에 우려를 표하며 중단을 촉구했다. 각국의 개별적 노력과 더불어 헝가리를 제외한 유럽연합 26개국 외무장관은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이-팔간의 휴전을 촉구하면서 결의안을 발표했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을 용인할 수 없다며 즉각적 휴전을 촉구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프랑스는 이집트, 요르단 등과 함께 가자지구 폭력행위 중단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으나 미국의 반대로 실패했다.

미국은 신중할 뿐이라 말한다. 그러나 네 차례에 걸쳐서 유엔 안보리 공동 성명을 저지하면서 사실상 이스라엘의 살상을 두둔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토머스 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미국은 갈등 중단을 위해 외교적 채널로 노력 중'이라 했지만 쏟아지는 비판을 막기는 어려웠다. 결국은 압박에 못이긴 바이든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와 통화하고 휴전의 지지를 표명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이스라엘 방어의 권리도 인정하여 미온적 태도를 유지한다.

이러한 미국에 강력한 비판과 반대를 표명한 이들이 대척점에 서있는 국가다. 대표적인 사례가 터키와 이란이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7억 3500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판매하려는 미국을 향해서 "미국이 피 뭍은 손으로 역사를 쓰고 있다"며 비판했다.

그리고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인도주의에 반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의 이중적 행보에 한마디

바이든이 이끄는 미국을 위시한 이들에게 인권의 침해를 이유로 공격받던 중국도 반격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16일 관련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중국의 왕이 외교 부장은 유감스럽게도 일국의 반대로 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안보리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팔레스타인 문제에 책임감을 가지고 공정한 입장을 취하길 바라며 긴장 완화를 위해 안보리 성명을 함께 지지하길 촉구한다고 강하게 미국을 몰아붙였다. 2020년 홍콩보안법 문제로, 2021년 신장과 티베트 인권의 문제로 연이어 공격받던 중국이 기회를 포착한 셈이다.

나아가 중국 언론은 사실상 문제의 책임이 미국과 서방에 있다고 보도했다. 이-팔 갈등의 시작은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 정치에 약소국 국민이 희생된 것이며, 현재의 중동정세와 팔레스타인 고립도 '아랍의 봄' 여파와 2014년 이-팔 충돌 이래 미국과 이스라엘 행보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몇 년 트럼프 정부의 이스라엘 편향적 정책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들은 종전 이후 미국이 수십 년 동안 외쳤던 인권은 정치적, 위선적 도구일 뿐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중동 전쟁과 함께 아랍의 봄을 통해서 무고한 민중 생명과 삶의 터전을 망가뜨렸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쿠바와 베네수엘라, 시리아에 대한 제재로 일반인이 고통 받을 때, 미국의 60만 인구가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인종 갈등과 국내 혼란에 시달릴 때, 의료용품을 둘러싼 민족주의로 동맹이 고통 받을 때에 미국은 인권에 관심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생명과 인권도 국익 앞에 수단일 뿐이면

중국이 인권에 관련한 미국의 위선과 선택적 관심을 지적한 것은 미국이 확실히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선택을 비호할 생각이 없어도 현실을 자세히 본다면 이러한 상황은 나라를 가리지 않는다. 보편적 현상일 뿐이다.

중국도 필요한 경우에 개인의 생명과 권리의 훼손을 과감히 넘긴다. 때로는 자국의 국민도 예외는 아니다. 실제로 모두가 자국의 사정과 이익에 따라서 필요할 때에는 인간의 생명과 권리에 관심을 가지고 아니면 무시할 뿐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은 종전이라는 논의가 오가는 현재까지 공습을 이어가고 있으며, 심지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작전은 계속될 것이라 선언도 했다. 앞으로 무고한 사람들 특히 어린이, 여성, 노인과 같은 민간인 피해가 얼마나 커질지 짐작도 어렵다.

개인과 사회의 차원에서 보자면 엄청난 비극이다. 그러나 국가의 나아가 세계의 단위로 보자면 원하는 목표와 이익을 위해서 감수할 다소의 희생일 뿐이다. 생명과 인권조차 수단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현실이 냉혹한 데에다 미중의 갈등이 치열해 인간 안보나 기후 대응과 같은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그 자체로 관심을 받으며 다뤄지기 보다는 강대국 갈등이나 경쟁의 수단으로 변하게 되었다. 이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

국가가 국가이기에 그러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개인이면서 잠재적 대상이기에 자신과 타인을 위해서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일을 찾아야 할 것이다. 어떻게 공감하고 연대할지 고민이 필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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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

'중국문제특성화' 대학을 지향하면서 2013년 3월 설립된 원광대학교 한중관계연구원은 중국의 부상에 따른 국내외 정세 변화에 대처하고, 바람직한 한중관계와 양국의 공동발전을 위한 실질적 방안의 연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한중법률, 한중역사문화, 한중정치외교, 한중통상산업 분야의 전문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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