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보고 DMZ, 산불로부터 지키자

"DMZ의 보전은 무엇보다 산불 방지가 중요하다"

비무장지대(DMZ: Demilitarized Zone)는 ‘한국휴전협정’에 의해 군사분계선 기준 남북으로 2km씩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을 설정해 4km의 폭을 갖는다.

DMZ는 군사적 무력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정됐다.

▲여운식 민북지역국유림관리소장. ⓒ북부지방산림청

군대의 주둔이나 무기배치, 군사시설의 설치를 금지하고 있다.

이 지역은 6·25 전쟁 시 매설된 지뢰가 많고 민간인이 들어 갈 수 없어 흔히들 울창한 숲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초원과 같은 곳이 많고, 기존의 경작지와 묵은 논은 습지화돼 있어 다양한 조류 및 야생 동식물들의 서식처로서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DMZ의 산림은 전쟁 이후 현재는 2차림이 사람들의 간섭을 덜 받아 형성돼 있어, 산불만 발생하지 않게 막을 수 있다면 수십 년 이후에는 원시림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반도 동서를 연결하는 생태 축이자 우리나라의 생물다양성 공급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 학술적·생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그러나, DMZ에서는 북한에서 농사를 위한 불놓기로 시작된 불씨 및 산재된 불발탄 등이 햇볕에 가열돼 발화하는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해 나무와 풀을 태우고 있다.

더욱이, 봄철에는 건조한 날씨에 강풍이 더해지면 걷잡을 수 없는 산불로 확대되기도 한다.

한 번 발생한 산불은 DMZ의 특성상 인력의 접근이 어려워 산불진화 헬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역시 유엔군사령부 및 북측과 사전협조가 돼야 헬기를 투입할 수 있어 여건상 대형 산불로 이어지기 쉽다.

지역적인 특수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는 DMZ를 산불로부터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산불을 막을 수 있다면 DMZ는 울창한 원시림으로 돌아갈 것이고, 산림 내 생물다양성이 풍부해져 생태적, 경관적, 학술적 가치가 높아져 이 지역을 미래 세대에 고스란히 전해 줄 수 있다.

산림청은 지난 2018년 양구국유림관리소를 민북지역국유림관리소로 개칭했다.

양구·철원·화천·인제군의 민북지역 산지를 관할하며 산불 방지 등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철원, 화천, 인제 지역 전방에 각 1개소의 산불소화시설을 설치하해 보다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진화하고자 군(軍)과 협력해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산나물 채취 등 민간인의 실화로 인한 산불을 막고자 합동단속도 병행하고 있다.

아울러, 철원지역에 산림항공관리소를 신설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107억 원을 투입해 헬기 격납고를 설치하고, 헬기 3~4대를 상시 배치해, 남북 접경지역과 DMZ에서 발생하는 산불에 신속히 대응할 방침이다.

산림항공관리소 기준 서울, 강릉, 원주 등에서 출발하던 헬기가 철원에서 바로 투입할 수 있게 됨으로써 발 빠른 산불진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DMZ의 보전은 무엇보다 산불 방지가 중요하다.

국민의 생활권과 물리적 거리가 다소 떨어져 있는 만큼 심리적 거리도 멀게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남북 관계가 개선돼 DMZ에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구체화하고 실현한다면, DMZ가 조만간 산불의 위험에서 벗어나 진정한 생태·평화의 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본 기고의 내용은 [프레시안]의 편집방향과 다를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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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준

강원취재본부 전형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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