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하원에 '아시안 혐오 범죄 규탄 결의안' 발의

한국계 미셸 스틸 의원 등 대표 발의...코로나19로 1년새 혐오범죄 3000건 발생

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을 상대로 한 혐오 범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급증하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결의안이 미국 하원에 발의됐다.

공화당 미셸 스틸 의원(캘리포니아-48)과 민주당의 케이티 포터(캘리포니아-45) 의원은 24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가 추세에 있는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 규탄 결의안(resolution condemning hate crimes committed against Asian-American and Pacific Islanders)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스틸 의원은 한국계 의원이다.

두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결의안을 발의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 사이에 미국에서 아시아태평양계 미국인 대상 혐오범죄가 3000건에 육박했다. 지난 1월 28일 84세의 태국계 남성 라타나팍디가 샌프란시스코 자택 앞에서 끔찍한 공격을 받았다. 그는 결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결국 사망했다. 그의 타살은 아시아태평양 공동체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다시금 전국적인 주목을 받게 했으며, 많은 단체들이 이런 혐오를 비난했다."

이 결의안은 켄 캘버트, 루 코레아, 앨런 로웬탈, 애슐리 힌슨 의원 등도 공동 발의자로 참가했다.

스틸 의원은 "차별에 반대해 싸우는 것은 미국 문화의 가장 근본적인 가치이며 아시안계를 향한 차별과 증오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 우리는 특히 이 어려운 시기에 이웃들을 돕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증오에 대항해 싸우는 것은 초당적인 이슈"라고 법안을 발의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포터 의원은 "오렌지 카운티의 모든 가정이 차별과 증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며 "코로나-19 전염병은 아시안계 미국인들과 태평양 섬주민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폭력의 급증을 가져왔고, 일부 선출된 지도자들에 의한 허위정보로 인해 더욱 악화됐다. 의회가 아시아태평양계에 대한 증오를 강력히 규탄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이 결의안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 결의안은 미주한인유권자연대(KAGC), 미국한인연합회(FACE), 미국신앙과 공동체권력화회의(FACE), 미국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NAAPAC), 아시아태평양지역미국공공문제회의(APAPA) 등이 이 초당적 결의안을 지원했다.

아시안계를 대상으로한 혐오범죄에 반대하기 위해 조직된 시민단체 ‘스톱 AAPI 헤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12월 31일 아시안계 미국인에 대한 증오범죄 건수는 2808건에 달했으며, 이 중 한국계 피해 사례가 15.1%를 차지했다. 폭력 형태별로는 언어 폭력(70.9%), 무시 및 기피(21.4%), 신체 폭력(8.7%), 기침과 침 뱉기(6.4%) 등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아시아태평양계 공동체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규탄한다"며 "연방정부는 이들이 출신, 언어, 종교에 관계없이 평등하게 대우받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이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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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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