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이계홍 씨의 조선 중기 광주 출신 무신 충무공 정충신 장군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 소설 <깃발>(범우)이 8일 발간됐다. 전 5권으로 지난 2018년 1월부터 2020년 8월까지 <남도일보>에 연재했던 소설을 묶어낸 것이다.
<깃발>의 주인공인 정충신(1576~1636) 장군은 조선 선조, 인조 시대의 개혁파 무신이다. 정충신 장군이 살아낸 시절은 조선 역사상 가장 불우한 시대로 꼽힌다. 정충신 장군은 10~20대 소년 시절에 기축옥사(1590), 임진왜란(1592)을, 30대엔 동인:서인, 훈구:사림, 북인:남인의 처절한 정치투쟁기를, 40대엔 인조반정(1623)과 이괄의 난(1652)을, 50대엔 정묘호란(1627)과 유흥치난(1630), 말년엔 병자호란(1636)을 겪었다.
정충신 장군은 선조·인조시대 조정이 당쟁과 원리주의, 공리공담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현실적인 국제적 감각으로 개혁 담론을 내놓았던 인물로 평가받는다. 조선에서 충무공 시호를 받은 이순신, 김시민, 남이장군 등 9인 중 한 사람이다.
이계홍 소설가는 정충신 장군의 일대기를 따라가며 조선의 굵직한 사건들을 그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정충신 장군은 조선조의 역사적 인물들 중 조명을 많이 못 받은 인물이라는 평을 받는다. 이계홍 씨는 그 이유에 대해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조 사회에서 한미한 집안 출신이라는 한계 때문에 그의 활약상이 묻힌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주류 권력층에게 비주류로서 견제를 받은 점과 서민 계급 출신이라는 이유로 역사적으로 저평가되었을 것이다. 거기에 외교적 역할이 당시의 정치 풍토에서는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라는 점도 작용했다고 보여진다"고 했다.
이계홍 씨는 "금남군 정충신 장군 일대기를 소설로 다룬 것은, 이렇듯 묻힌 역사적 인물을 복원하자는 취지였다"며 "특히 광주광역시의 주 도로이자 5.18민주화 항쟁의 본거지인 금남로가 정충신의 업적을 기려 내린 시호인 '금남군'에서 유래된 점에 유의하면서 개혁적인 광주 정신과 일치된 정충신 장군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계홍. 소설가·언론인. 전남 무안 출생. 동국대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1989). 1974년 월간문학 신인상에 소설 <점화>가 당선되었다. 동아일보 문화부차장, 문화일보 특집부장, 성눌신문 논설위원, 수석편집부국장, 대한매일 논설위원, 통일문제연구소장 역임. 현재 용인대 겸임교수이자 한국언론연구소 소장. 월간문학 신인상(1974), 일붕문학상(1994), 제 9회 동국문학상(1995) 수상.
[소설] <해는 지고>(현대문학 260.1976.8) <유성기행>(1979) <어디로 가시나요>(1980) <해는 지고>(1981) <울밑에선 봉선화>(1982) <빈들의 포효>(1984) <떠돌이별의 수기>(1986) <틈만 나면 자살하는 남자>(책나라.1992) <비껴앉은 남자>(신원문화사.1993.중편) <초록빛 바다>(1993.장편) <저 미망을 향하여>(1993) <밑천>(문학아카데미.1994) <초록빛 파도>(아사달의꽃.1994) <김말동선생>(현대문학.252.1975.12) <달리는 눈물로>(장편)
[작품집] <틈만 나면 자살하는 남자> <비껴 앉은 남자>
[인물평전] <울 밑에선 봉선화>(우석출판사.1983) <이계홍의 휴먼스토리>(모아드림.2004) <장군이 된 이등병>(화남.2005)
[꽁트집] <밑천>(문학아카데미.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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