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 대북정책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코리아 피스 나우 "평화협정 체결 통한 북미관계 정상화가 첫걸음"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초대 국무부장관인 토니 블링컨 장관은 1일(현지시간) 대북 정책에 대해 "시간이 갈수록 악화된 문제"라면서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제 봉쇄를 포함한 제재 조치만이 아니라 동맹관계를 이용한 해법, 외교적인 인센티브 방안까지 포함해 "다시 살펴보라"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지시이며, 현재 진행 중인 작업이라고 블링컨 장관은 말했다.

긍정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점은 바이든 정부가 제재 일변도의 '압박 정책'만으로는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 4년을 거치면서 달라진 양국 관계, 북한 내부의 변화, 국제적인 정세 모두를 고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면 한반도 평화 문제가 바이든 정부 외교정책 중에서 어느 정도 우선 순위를 점하고 있을지, 한미일 동맹을 중심에 놓고 종속된 변수의 하나로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중국과의 관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가 꼬여 버리는 것은 아닌지 등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정권에서 진전되는 기미를 보이던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도 바이든 정부에겐 부담이다. 그러나 현재 교착상태에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접근이 더 요구되며 미국이 위협과 압박 전술에 의존하기 보다는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평화협정 체결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보고서가 2일 발간됐다.

'새로운 리포트 – 평화로 가는 길 : 한국 전쟁 종식을 위한 평화 협정 사례' 보고서는 국제정책센터(Center for International Policy) 수석 연구원 헨리 페론(Henri Féron) 등이 저자로 참여했으며, 한반도 전쟁종식과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글로벌 캠페인인 '코리아 피스 나우'에서 발간했다.

페론 연구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평화협정 체결에는 어떤 법적 장애물도 없고 정치적 의지가 필요할 뿐"이라며 "미국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한반도 문제에 개입했기 때문에 미국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캐서린 킬로우(Catherine Killough) 위민크로스DMZ 홍보 및 리더십 담당은 "평화협정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합법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지만 전혀 아니다. 또 북한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보상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며 "전쟁이 계속 되고 있는 현 상태를 종식시키는 것이 평화협정이며 이로 인한 북미관계의 정상화가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한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페론 연구원은 "평화협정 체결이 미국 입장에서도 어렵지 않은 일이었는데 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냐는 질문을 할 수 있는데 과거에는 북한 정권이 붕괴되기를 기다리는 등 북한이 항복하고 나오게 하는 것을 우선시했기 때문에 시기를 놓쳤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을 최대한 압박하는 것을 통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군사적 긴장만 강화된다는 걸 충분히 경험했다"며 "지금은 어느 쪽이든 무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양보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위험한 상황이 됐다"고 경제 제재 등 과거의 접근 방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현정(Hyun Lee) 위민크로스DMZ 미국 조직 담당은 "평화협정은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전협정이라는 임시적인 관계로 한미관계가 시작되면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로 양측에서 수많은 군인들이 비상대기 상태로 전쟁에 대기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쟁에 대한 두려움, 군대 주둔 비용 문제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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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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