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두번째 탄핵안 통과...공화당 10명 탄핵 찬성

트럼프, 4년 동안 2번 탄핵 당한 첫 대통령 '불명예'

미국 하원은 13일(현지시간) 오후 '내란 선동'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시켰다.

하원은 이날 본회의를 열고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쳐 232명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반대는 197명에 그쳤다.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트럼프 탄핵에 찬성한 의원이 10명 나왔다. 이날 하원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됨에 따라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4년 임기 동안 2번 탄핵소추된 첫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다음과 같다. 리즈 체니(와이오밍), 프레드 업턴(미시간), 톰 라이스(사우스캐롤라이나), 앤서니 곤살레스(오하이오), 제이미 에레라 뷰틀러(워싱턴), 존 캣코(뉴욕), 아담 킨징어(일리노이), 피터 메이저(미시간), 댄 뉴하우스(워싱턴), 데이비드 발라도(캘리포니아).

이들을 제외한 197명의 공화당 의원들은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대표를 앞세워 여전히 트럼프를 옹호했다. 매카시 대표는 "트럼프가 의회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트럼프의 잘못을 인정했지만"폭동 후 수일 만에 추진되는 '깜짝 탄핵'은 정치적 분열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6일 일어난 트럼프 지지자들의 국회의사당 무장 폭동 사건 책임을 물어 내란 선동(incitement of insurrection) 혐의로 트럼프에 대한 탄핵안을 지난 11일 발의했다. 트럼프는 지난 2019년에도 '우크라이나 스캔들' 때문에 탄핵당했다. 트럼프는 2019년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당시 민주당 유력 대선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뒷조사를 하라는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탄핵 됐다.

"민주당 탄핵 추진 기쁘다"던 매코널 "아직 최종 결정 내리지 않았다"...상원 통과 가능성은 높지 않아

이날 하원에서 통과된 탄핵소추안이 상원으로 송부되면 상원은 탄핵재판을 통해 탄핵 해임 여부를 결정한다. 상원의 탄핵재판은 총 재적의원의 3분의 2이상이 찬성해야 하므로 가결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가 측근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당할 만한 행위를 했다"며 민주당의 탄핵 추진에 기뼈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공화당 내의 이런 흐름이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매코널은 그러나 이날 공화당 의원들에게 "나는 아직 어떻게 투표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고 상원에 탄핵안이 제출되면 법적 논쟁을 들을 생각"이라며 유보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비해 "할만큼 했다"며 의회 폭동과 관련해 트럼프를 비판해 트럼프 열성 지지자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들었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는 탄핵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 나라가 결코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은 1주일 후에 퇴임하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탄핵안 통과 직후 영상 올려 "폭도들은 내 지지자 아냐" 발뺌

트럼프는 지난 12일 텍사스 멕시코 국경장벽을 방문한 자리에서 자신에 대한 탄핵 추진에 대해 "마녀사냥"이라고 비난하면서 의회 폭동을 선동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지난 6일 백악관 앞 연설 발언 등에 대해 "매우 적절했다"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의회에 무장 난입해 기물을 부수고 경찰 1명을 포함한 총 5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해 시위대를 "폭력배"라고 맹비난하면서 자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발뺌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하원에서 탄핵안이 통과된 직후 영상 메시지를 올려 다시 한번 의회 폭동과 자신이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폭도들의 폭력은 내가 믿고 우리 운동이 지지하는 모든 것에 반한다"며 "진정한 나의 지지자는 정치적 폭력을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나의 지지자는 법 집행이나 위대한 미국 국기를 무시할 수 없고 동료 미국인을 위협하고 괴롭힐 수 없다"며 "만약 이런 짓을 한다면 우리 운동을 지지하는 게 아니라 우리 운동과 나라를 공격하는 것이다. 우린 그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거듭 비난했다. 트럼프는 이 영상에서 탄핵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 6일 의회 폭동이 발생한 직후 올린 영상 메시지에서는 "당신들을 사랑한다"며 의회 시위대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었다.

▲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13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음을 선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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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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