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 불복 소송' 책임자 줄리아니, 코로나19로 병원행

트럼프, 트윗 통해 감염 사실 밝혀...줄리아니, 청문회 '방귀 실수'도 구설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통령 선거 불복 소송을 이끌고 있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뉴욕시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장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부패한 선거를 폭로하며 지칠 줄 모르고 일해온 루디 줄리아니가 중국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불렀다.

트럼프는 줄리아니가 "곧 나아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선거 불복 소송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지난달 3일 대통령 선거 이후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조지아주 등 주요 경합주에서 무더기 소송을 제기하면서 "선거 사기"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35개의 소송 중 34개 소송에서 패소하는 등 사실상 '억지'에 가까운 불복 사태를 이어가고 있다. 줄리아니는 소송전의 책임자다.

줄리아니는 이날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뒤 치료를 위해 조지타운대학교 병원에 입원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그가 정확히 언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는 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이 언론은 덧붙였다.

줄리아니의 코로나19 확진으로 가뜩이나 고전을 면치 못하는 트럼프 '소송전'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줄리아니는 최근 몇주 동안 여러 경합주를 돌아다니면서 기자회견, 재판, 청문회 등에 참여하는 등 접촉한 이들도 상당수라는 점에서 '슈퍼 전파자'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줄리아니, 기자회견 '검은 땀'에 이어 청문회 '방귀 소동'까지

줄리아니는 지난 주 미시간주 의회 청문회장에서 방귀를 뀌어서 망신을 사기도 했다. 그는 지난 2일 미시간주 하원에서 열린 대선 불복 청문회장에서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과 질의응답을 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방귀를 뀌었고, 마이크에 방귀 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옆에 앉은 제나 엘리스 변호사가 방귀 소리에 놀라 곁눈질로 줄리아니를 바라보는 장면이 담긴 영상은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전파됐다. 또 지난 5일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인 'SNL'(Saturday Night Live)에서 패러디하는 등 방송의 소재로 활용되기도 했다.

앞서 줄리아니는 지난달 19일 트럼프 캠프 법무팀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볼 위로 검은 염색약이 섞인 '검은 땀'이 흘러내려 망신을 사기도 했다.

▲트럼프 선거 불복 소송을 이끌고 있는 줄리아니가 코로나19에 걸렸다고 트럼프가 밝혔다. ⓒAP=연합뉴스

트럼프, 선거 패배 한달 만에 조지아에서 유세..."선거 부정" 주장 되풀이

한편, 트럼프는 지난 5일 조지아주에서 선거 패배 한달 만에 처음으로 대중 유세를 가졌다. 다음 달 5일 있을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를 앞두고 공화당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트럼프는 이날 유세에서도 "그들(민주당)이 대통령 선거를 속였고 조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이길 것"이라면서 '선거 부정' 주장을 고집했다.

다음 달 있을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투표는 현재 100석의 상원의석 중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차지한 상황에서 상원 다수당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석을 모두 민주당이 가져갈 경우,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50석으로 동률이 되지만 부통령이 상원 의장을 겸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우 민주당이 다수당이 된다. 반면, 공화당이 2석을 모두 지키거나, 1석만 잃게 되면 상원 다수당을 유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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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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