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폐기물 매립시설 포화·대책없는 행정에 기업들 골병

매립시설 용량은 한계상황, 발생하는 폐기물은 줄지 않아 골머리…

최근 포항철강공단에서 산업폐기물 수천톤이 방치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포항지역 폐기물 매립시설 부족에 따른 갈 곳 잃은 산업폐기물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철강산업 특성상 산업폐기물은 꾸준히 발생하는 반면 폐기물 매립시설은 포화상태여서 몇 년째 처리비용 상승이 이어지고 있고, 폐기물 대란을 우려하는 산업계는 매립장 신설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기업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산업폐기물 2천여톤 불법보관 적발

포항시는 지난 14일 포항철강공단 3단지내 부도가 난 J업체의 공장에 보관중인 출처불명의 산업폐기물 수천여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부도가 난 공장에서 악취가 난다는 신고를 접수한 포항시는 현장을 확인한 결과 창고 등에서 포대에 담긴 분진 등 산업폐기물 약 2천여톤을 확인했다. 포항시는 지난달 17일 포항남부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했고, 경찰은 폐기물 발생 장소와 불법 배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인근 업체 관계자는 “매립시설은 부족하고 처리비용은 오르다보니, 빈공장 등을 골라 폐기물을 불법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의성 쓰레기산 방치폐기물이 사회적 문제가 됐던 것처럼 매립폐기물도 불법 방치가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포항 2곳 매립시설 3~4년이면 한계

포항철강공단 3단지에 위치한 산업폐기물 처리업체 네이처이앤티(구·동양에코)는 매립장 잔여용량이 바닥나면서 2018년 1월부터 외부 폐기물을 받지 않고 있다. 전체 매립용량 173만㎥ 가운데 현재 잔여용량이 4만㎥에 불과해 자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만 처리하고 있는 형편이다.

▲네이처이앤티(구 동양에코) 사업장 현황ⓒ포항시 홈페이지
▲에코시스템(주)포항(구 그린바이오 ⓒ포항시 홈페이지

포항철강공단 4단지에 위치한 에코시스템(구 TSK그린바이로)는 전체 매립용량 319만㎥ 가운데 현재 잔여용량은 70만㎥ 가량으로 이 업체가 연간 평균 20만㎥를 매립한다고 보면 3~4년 후면 포항지역 매립시설 잔여용량 포화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에 따라 지역 산업계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매립시설의 용량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으나 철강업종 특성상 기업체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실제 포스코를 비롯해 현대제철, 세아제강 등 포항철강공단 내 300여개 업체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은 연간 40~50만톤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포스코는 몇 년전부터 연간 약 20만톤을 경주 등 타 지역으로 보내 처리하고 있다.

◇기업 발동동…대체시설 확보 시급

폐기물 처리비용도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매립시설은 한정돼 있는 반면 배출량은 늘면서 매립 단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불과 3~4년 전 톤당 4~5만원 하던 일반폐기물 매립단가는 올해 12만원선이고, 지정폐기물은 톤당 매립단가가 2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처리비용이 2배에서 많게는 3배가량 뛴 셈이다.

포항이 아닌 경주, 울산, 양산 등 타 지역으로 가게 되면 운반비용은 추가된다. 포항 지역내 운반비용은 톤당 1만원~1만5000원 수준이나 타 지역 이동시 2만원~4만원으로 2~3배 가량 더 든다. 고스란히 폐기물을 배출하는 기업체들의 제조원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한 매립시설 부족으로 처리업체들이 폐기물을 선별 또는 제한적으로 받는 바람에 악성 또는 소량 폐기물 등의 처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포항철강공단 C업체 환경담당자는 “경기불황과 코로나 사태 등 불확실한 경제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폐기물을 처리하지 못해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라며 “지역에 매립시설이 없다는 것은 화장실 없이 집을 지은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지금이라도 정부나 지자체가 매립장 신설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시 폐기물 매립장 정책은 신설이 아니라 기존업체에 증설,확장 뿐이라 특혜논란

포항시는 제4일반산업단지 외에도 주변에는 포스코 등 대규모 철강공단과 영일만 일반산업단지, 청하농공단지, 광명일반산업단지에서 매년 다량의 사업장폐기물에서 하루 약 3만톤의 산업페기믈이 발생하고 있다.

▲2030 포항 도시기본계획(안) 의견수렴시 포항시 환경정책과에서 도시계획과로 보낸 공문ⓒ포항시

위의 공문처럼 2030 포항 도시기본계획(안) 의견수렴시 포항시 환경정책과에서 도시계획과로 보낸 공문을 보면 ‘우리시 관내에는 동양에코와 그린바이로의 산업폐기물 매립시설이 있으나 동양에코는 이미 포화상태이며, 그린바이로 역시 4~5년 후에는 매립이 종료될 예정으로 신규 산업매립장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라고 검토의견을 제출하였다.

그런데 2025 포항시 도시관리계획결정(폐기물처리시설)시 신규매립장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검토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그 대신 네이처이앤티(구.동양에코) 매립장의 사후관리에 들어간 폐기물들이 안정화가 안되어서 옮겨야 한다는 이유로 옥명공원 124,675㎡의 면적을 폐기물처리시설로 중복결정하였다. 이런 결정으로 네이처이앤티는 520만㎥라는 엄청난 양의 매립장을 증설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 줬다.

또 에코시스템도 2006년 사업개시 할 때 허가받은 용량이 3,190,500㎥이었는데 16년 만에 약 75%를 매립하고 잔여 매립량이 얼마 남지 않자 포항지역폐기물 처리 위해서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또 다시 증설을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에 포항환경연합 정침귀 사무국장은 “ 아무리 필요한 시설이라 해도 중대사고와 증설을 반복해 온 특정업체들이 이 사업을 계속 해야 할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제방붕괴사고 후의 부실한 사후관리와 주민들과의 약속을 어기고 또 증설하려는 업체의 후안무치에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포항철강관리공단 관계자는 “폐기물처리시설은 산업활동에 필수적인 기반시설로 기업체 증가와 함께 처리시설 인프라도 확충돼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지역 산업단지 내에 폐기물처리시설의 신규 조성이 시급하다”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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