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 비서실장 "내 딸 코로나 검사도 못받아...용서 못해"

"아들 검사 후 일주일 기다려...딸은 검사 못 받아"...미국 100명 당 1명이 코로나 환자

믹 멀베이니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13일(현지시간)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에 대해 비판하는 언론 기고를 했다.

그는 자신의 아들과 딸이 코로나19 진단을 받았던 경험을 공개하면서 "팬데믹의 현 시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전직 상사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반대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하 직함 생략)은 연일 미국의 코로나19 검사 능력에 대해 "세계 1위"라고 자랑하면서 미국이 세계에서 제일 많은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검사를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검사 숫자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아 논란이 일기도 했다. 13일 오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는 333만여 명, 사망자 숫자는 13만5400여 명을 넘어섰다. 미국 인구 100명 당 1명 꼴로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셈이다.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1일 신규 확진자 숫자도 7만 명을 넘어섰다.

멀베이니는 백악관 예산실장에서 비서실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탄핵 사태 때 트럼프 눈밖에 났고, 트럼프는 올해 3월 '강경파'인 마크 매도스로 백악관 비서실장을 교체했다. 탄핵 사태 당시 멀베이니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뒷조사를 요청한 일이 '대가성'이 있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상 '대가성'을 인정하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었다.

멀베이니는 이날 CNBC에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에 문제가 있다"는 제목의 기고를 했다. 이 글에서 멀베이니는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다시 심각해지면서 의회가 또다른 경기부양책을 고민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의원들은 현재의 경제위기가 공공의료 중심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일반적인 재정 도구를 사용하는 것은 특별히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주장의 근거로 자신의 자녀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던 일화를 소개했다.

"우리 불경기의 근본 원인인 코로나19를 다뤄야 한다. 나는 일부 공화당원들 사이에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 인기가 없다는 것을 알지만,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 검사 문제가 있다. 내 아들은 최근에 검사를 받았다. 우리는 결과 확인을 위해 5~7일을 기다려야 했다. 내 딸은 조부모를 방문하기 전에 검사를 받기를 원했지만 자격이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것은 팬데믹의 현 시점에서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멀베이니는 일반적인 부양책이 아닌 공공의료를 위한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코로나) 연구를 위한 더 많은 돈을 지시할 수 있고 또는 더 많은 임시 병원 침대나 치료제 등을 요구할 수 있다"며 경기 침체의 원인인 코로나19 직접적인 대응책 마련에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의원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추가 부양책에는 현실적인 위험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신중히 밟아야 한다"며 "정치인들의 생각과 달리 선거는 돈으로 살 수 없다. 하지만 문제는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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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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