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美부장관, 日방위상 앞에서 "북한과 대화할 준비 돼 있다"

일본 방문한 비건, 북한과 대화 강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10일(현지시각) 북한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한국에 이어 일본을 방문한 비건 부장관이 "일본 당국자들과의 회담에서 북한과 대화에 관여하기 위해 미국이 지속적으로 준비되어 있다는 것(readiness)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비건 부장관은 9~10일 양일간 일본을 방문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 고노 다로 방위상, 아키바 다케오 외무성 사무차관 등과 만났다.

국무부는 "비건 부장관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증진 및 바람직한 거버넌스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를 훼손하려는 시도에 맞서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파트너들과의 지속적이고 긴밀한 협력의 중요성을 논의했다"고 했다.

앞서 비건 부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남북 협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고, 북한과 대화를 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도 전날 미국 대선 전 3차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정상회담의 아래 수준에서든, 그것이 적절하고 고위 지도자가 다시 모이기 위한 유익한 활동이 일어난다면 정상회담에서든, 이 대화를 계속할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이같은 태도 변화와 관련해 북한 측도 미국과 '톱다운 방식'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은 10일 본인 명의의 담화를 내고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제1부부장은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우리 위원장 동지의 개인적 감정은 의심할 바 없이 굳건하고 훌륭하지만 우리 정부는 현 미국대통령과의 관계여하에 따라 대미전술과 우리의 핵계획을 조정하면 안 된다"며 "조미 수뇌들사이의 관계가 좋다고 해도 미국은 우리를 거부하고 적대시하게 되어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만을 생각하며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실수는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경계하여야 할 때"라고 했다.

김 제1부부장은 또 "(김정은)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라고 말하는 등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오는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이 실제로 가능할지 여부는 관측이 갈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불투명한데다, 북한 역시 북핵 문제를 대하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제1부부장은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 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계적 접근을 강조했다.

제재 해제에 당장 매달리기보단 한미연합훈련 등의 중단 조치가 있다면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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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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