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다음 대선, 영남에서 300만표 얻어오겠다"

김부겸 당권 도전 공식 선언..."우리 당 대선 후보를 김부겸 배에 태워달라"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이 차기 당대표를 뽑는 8.29 전당대회에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책임'을 강조하며 내년 3월 중도사퇴가 점쳐지는 당권 경쟁자 이낙연 의원과의 차별성을 내세웠다. 또한 "대선에서 영남 300만 표를 가져오겠다"며 민주당의 약한 고리인 영남 출신임을 강조했다.

김 전 의원은 9일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 2년 당 대표의 중책을 완수하고 국민을 하나로 모아 더 큰 민주당을 만들어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며 "책임지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꽃가마 타는 당대표가 아니라, 땀흘려 노 젓는 '책임 당대표'가 되겠다"며 "우리 당의 대선 후보를 김부겸이 저어갈 배에 태워달라"고 했다. 이어 "땀으로 쓰고, 피로 일군 우리 민주당의 역사를 당원 동지들과 함께 이어가겠다"고 했다.

김 전 의원은 "이번 전대는 대선 전초전이 아니라 당대표를 뽑는 전대"라고 강조하며 "당대표가 되면 대선에 출마하지 않고, 대신 어떤 대선 후보라도 반드시 이기게 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둔 3월에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습니까"라고 했다. 이는 이낙연 의원이 당 대표가 된 후 대선 출마에 나서면, 대표 임기를 7개월밖에 소화하지 못한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아침 서울 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묘역에 다녀온 그는 광주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언급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호남 챙기기에 나섰다. 그는 "김대중 총재님께 인사드리러 간 첫날, 제 손을 잡고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강조하며 정치는 국민들보다 딱 한발 앞서서 호소하고 동의구하는 일이라던 김대중 총재님의 가르침을 30년 동안 따르고 여기까지 왔다"고 밝혔다.

이날 김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며 "차기 대선 승리의 확실한 길, 영남 300만 표를 책임지겠다"며 "지난 총선에서 750만 명이 영남에서 투표했다. 그중 40%를 제가 얻어오겠다. 영남에서 민주당 지지율 40%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 역시 '호남 민심'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의 정책 비전으로 '책임 국가'를 내세우며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 즉각 추진 및 기본소득 장기적 추진 △검찰개혁 완수 △대북 인도적 지원 확대를 통한 남북관계 교착 돌파 △부동산 자산 불평등 해소 △균형발전과 자치분권 심화의 '광역 상생발전' △노동·일자리 문제 해소 등을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선 "다주택 종합부동산세 강화를 서두르고, 양질의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며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겐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검찰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최근 검찰 일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가지 행동에 대해서 국민들은 바로 당신들의 그런 행동이 노무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것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경고를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나는 행정안전부 장관 시절 조국 민정수석, 박상기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 개혁안을 만들었다"며 "검찰이 강하게 저항하고 있다. 두고 볼 수 없다"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 전 의원은 회견이 끝난 뒤 취재진과의 질의응답에서 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에 대해 '3개월 시한'을 제시하고, 차별금지법 등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지금 문제가 되는 정치권 인사 및 고위공직자들은 3개월 이내에 이 부동산에 관한 국민적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기 위해 또 우리 정부의 의지 확인하기 위한 구체적 조치에 따라주길 바란다"며 "3개월 정도 여유 주고, 그 다음에도 정리하지 못했을 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단호한 뜻을 밝혔다. 임대사업자 혜택 축소를 언급하며 "주거 정책은 아주 강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왜 내 사유재산을 건드리냐'고 국민들이 반발할 만큼 강하게 하지 않고는 시장에 확실한 신호 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선 자신이 발의했던 '혐오표현 금지법'이 보수 기독교의 비판으로 철회된 일화를 소개하며 "찬반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겠다. 제가 워낙 혼이 많이 났다"고 했다. 다만, "성적 지향에 관한 것들이 우리 사회에서 합의되지 못했지만, 어느 누구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인간으로서의 인권이 짓밟히거나 피해를 보거나 혹은 그 분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따돌림을 당하는 문제는 반드시 막아내는 사회적 제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 강제추행으로 촉발된 부산시장 재보선과 관련해선 "당헌은 지켜져야 한다 보는 입장"이라며 "거기 따른 여러 당 조직 내에 고민들은 들어보겠으나 우리들이 약속한 국민들과의 약속 자체가 편의에 따라 해석돼선 안 된다"고 사실상 후보를 내면 안된다고 했다.

서울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와 관련해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아직까지는 그린벨트는 훼손해선 안된다는 원칙이 강해서 이 문제를 이게 옳다 저게 옳다고 답하지는 못하겠다"면서도 "무엇보다 국민의 삶을 지켜내는 주거권 안정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해서 어느 정도 사회적으로 양보할 가치가 있다면 어디까지인가, 공존할 틀은 어디까지인가 논의해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낙연 의원은 이날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경질론에 대해 조심스럽게 운을 뗐다. 그는 "(부동산 정책 실패에) 잘못이 있었고 그 점은 인정을 해야한다"며 "인사는 대통령의 일이고 함부로 말하는 것이 직전 총리로서 적절하지 않지만 정부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출마회견에서 그린벨트 해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지적에 대해 "그린벨트와 재건축 완화 문제는 가장 신중해야 될 문제"라며 "다른 것이 없다면 그것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렇게 했는데 제목은 그걸 뽑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제까지는 비교적 과세 강화를 통한 수요 억제에 비중이 두어졌는, 지난주부터였나? 대통령께서 공급 확대를 언급하면서 정부에서도 그쪽에 시선을 약간은 돌리고 있다는 뜻"이라고 공급확대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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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연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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