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불참으로 '코로나' 노사정 합의 불발, 무슨 일이?

노사정 합의안 반대파 "고용 유지, 전국민고용보험 내용 불충분"

코로나19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이 민주노총 불참으로 취소됐다.

애초 노사정 대표자 협약식은 1일 오전 10시 30분,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민주노총은 이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노사정 합의안에 대한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앙집행위는 민주노총 임원 및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등 가맹조직과 지역본부 대표 등으로 구성된 민주노총의 의결기구다.

민주노총은 앞선 6월 29일 오후 5시부터 중앙집행위를 열어 다음날인 30일 오전 10시경까지 노사정 합의안 승인 여부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중앙집행위를 끝내며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사정 합의안을 살리는 것이 내 판단이고 소신"이라며 "빠른 시일 내 제 거취를 포함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1일 오전 8시 다시 중앙집행위가 소집됐으나 노사정 합의안 반대파가 "우리는 동의한 적 없다", "노사정 합의 집어치워라" 등의 손팻말을 들고 회의장에 들어왔다. 김 위원장은 "중집 구성원이 아닌 조합원들은 자리를 옮겨달라"고 요청했으나, 반대파는 "조합원으로서 중집 참관은 당연한 것"이라며 맞섰다.

결국 이날 오전 10시경 김 위원장이 회의 개최 불가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반대하는 조합원 중 일부가 "노사정 합의안은 대의원대회 안건"이라고 하자 김 위원장이 "대의원대회에서 논의하자"는 말을 꺼내기도 했다. 대의원대회는 1000여 명의 노조 대의원이 참석하는 민주노총의 사실상 최고의결기구다.

민주노총은 오는 2일 다시 중앙집행위를 열 예정이다.

▲ 1일 오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실에서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장으로 향하다 노사정 합의에 반대하는 민주노총 비정규직 조합원 등의 항의를 받자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노사정 협약식 민주노총 불참, 왜?

민주노총은 어쩌다 노사정 협약식에 불참하게 됐을까.

지난 5월 20일 코로나19 사회적 대화 첫 회의를 가진 노사정은 6월 24일부터 부대표를 위주로 집중교섭을 진행했다. 6월 29일 노사정 합의안이 마련됐다.

민주노총은 그간 해고금지, 전국민고용보험, 상병수당 등을 사회적 대화의 핵심의제로 삼아왔다. 이를 위주로 노사정 합의안의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고용유지와 관련해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제도를 보완하고 특별고용지원업종 기간 연장, 추가 지정 등에 나서기로 했다. 경영계는 "고용이 유지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노동계는 "경영위기 직면 기업이 근로시간 단축, 휴업 등 고용 유지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경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전국민고용보험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연말까지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을 수립하고 특수고용 노동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위한 정부 입법을 추진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상병수당, 유급휴가 등에 대해서는 노사정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및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하며 사회적 논의를 하기로 했다.

29일 열린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에서 일부 성원이 이 합의안에 낙제점을 줬다. 반대 의견으로는 '해고 금지가 없고 특히 비정규직 고용 유지 대책이 불충분하다', '고용 유지와 관련해 노동계가 휴업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는데 이 문구가 현장에서 악용될 소지가 높고 재계의 고통 분담 내용은 없다', '전국민고용보험제도 내용이 불명확하다'는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위원장이 노사정 합의안에 직을 걸겠다고까지 말하며 재차 돌파를 시도했으나 다시 한 번 벽에 부딪친 셈이다.

앞서 6월 30일, 한국노총은 중앙집행위 회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안을 승인했다. 그러나 한국노총은 그간 6월말을 합의 시한으로 못박아왔다. 이날 총리실 관계자도 "애초부터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였던 만큼 민주노총의 최종 불참 통보로 무산된 것으로 보면 된다. 추가 논의나 설득 작업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22년만의 사회적 대타협 성사는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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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락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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