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째 외출·외박중단 진폐환자들…“답답해 미치겠어요!”

병상 스트레스 해소 방법 '전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외출외박이 5개월째 중단되면서 가뜩이나 무료한 병상생활에 시달리고 있는 진폐환자들이 최악의 여름을 보내고 있다.

30일 대한진폐재해자보호협회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태백병원 등 전국 20여 개 진폐요양기관에서 직업병으로 요양 중인 진폐환자들은 지난 2월 21일부터 외출외박 전면 금지에 따라 환자들의 외출외박이 중단됐다.

▲진폐 요양기관에서 요양 중인 진폐환자. ⓒ프레시안

또 면회의 경우 기존에는 가족들이 병실까지 출입이 가능했으나 지난 2월부터 병원 1층 현관로비의 지정된 장소와 지정된 시간에서만 가능하도록 통제되면서 환자와 가족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부정기적으로 실시되던 진폐환자들을 위한 위문공연도 코로나19 사태이후 완전 중단되면서 병상의 환자들은 더욱 따분하고 무료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대학병원이나 전문 치료가 필요한 환자의 경우 병원 외출 후 해당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병행 진료’를 할 수 있지만 환자들 입장에서는 시큰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진폐요양기관에서 요양 중인 진폐환자들에 대한 외출외박이 지난 2월부터 130일 이상 전면 중단되면서 무료한 병상생활에 지친 환자들이 심리적 불안감과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180여 명의 진폐환자들이 요양생활을 하고 있는 태백병원의 경우 최근 수개월간 8명의 환자들이 입원대신 통원으로 전환하면서 답답한 병원을 벗어나기도 했다. 올 상반기 태백병원에서 사망한 진폐환자는 9명이다.

태백병원 환자대표 이모씨는 “5개월째 외출외박이 중단되면서 환자들이 매우 답답해하고 있다”며 “병원 안팎에 마땅한 휴식공간도 없고 환자들이 TV시청으로 소일하면서 무료한 병상생활에 스트레스가 폭발 직전”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일부 주치의는 병실에 방문해서도 환자와는 대화조차 외면하고 간호사의 말만 듣고 처방을 하기 때문에 환자들의 불만이 높다”며 “외출외박 중단 등으로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심해지는 환자들에 대한 보호대책은 없고 규제만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진료과장 순회 진료시 환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며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외출외박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진폐 요양환자는 태백병원 168명을 비롯해 동해병원 154명, 정선병원 155명, 영월의료원 88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약 2000명이 요양을 받고 있다.

현재 요양 중인 진폐환자들의 나이는 평균 70대 중반에 달하면서 폐결핵 등 각종 합병증에 이환되어 코로나19에 취약한 실정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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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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