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플로이드 사망 이후 세계 각국에서 1만 명, 2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집회를 열고 있는데 이를 금지한 나라는 없습니다. 그런데 왜 한국은 해고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1평짜리 천막도 치지 못하게 합니까."
공공운수노조가 지난 16일 종로구청의 아시아나KO 해고 노동자 천막 강제 철거를 규탄했다.
공공운수노조는 17일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16일 새벽 수십 명의 철거반과 백여 명의 경찰의 합동작전으로 아시아나항공 하청 노동자들의 농성 천막이 두 번째로 철거되었다"며 "정부는 코로나로 해고된 하청노동자들의 입을 막을 것이 아니라 수조원의 정부 기금을 지원받는 항공재벌에 하청 노동자 고용 유지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자회사이자 아시아나항공의 지상조업 하도급업체인 아시아나KO 소속 노동자 8명은 지난 5월 11일 회사가 복귀권한을 갖고 있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 해고자들은 고용유지지원금을 통한 유급휴직, 순환 무급휴직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해고자들은 5월 15일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 정리해고에 항의하는 천막을 쳤다. 종로구청인 설치 3일 만인 18일 이를 강제 철거했다. 해고자들은 5월 23일 다시 한 번 천막을 쳤다. 3일 뒤인 5월 26일 종로구는 ‘감염병 예방’을 이유로 종로구 일대에 무기한 옥외 집회금지를 고시했다. 그리고 지난 16일 천막을 철거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지금 맞은편 커피숍에도 수십 명이 모여있고, 출퇴근 시간마다 수많은 사람이 대중교통에 모인다"며 "어떻게 그보다 1평짜리 천막이 위험하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명숙 인권운동네트워크바람 활동가는 "클레멍 불레 유엔 집회와 결사의 자유 특별보고관이 코로나19 확산 이후인 지난 3월 30일 집회와 결사의 자유에 대한 10대 원칙을 발표하면서도 평화로운 집회와 결사의 자유, 오프라인 집회의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했다"며 "왜 이런 원칙이 한국에서는 지켜지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현재 아시아나KO 해고자 6명은 금호아시아나본사 앞에 6동의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종로구청은 이 텐트에도 이날 강제 철거 계고장을 붙였다.
김정남 아시아나KO지부장은 "농성 천막을 치고 한 달 넘게 정리해고를 철회하라고 외치고 있지만 수조 원의 혈세를 지원받는 항공재벌 박삼구는 아무 답이 없다"며 "해고를 철회할 때까지 10번, 100번이라도 농성천막을 치고 싸우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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