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아니라 대통령이 재정의 중심에 서야

[기고] 통치의 핵심, 정부예산(안)이 아니라 대통령예산(안)이 필요하다

우리 국민은 얼마 전에 있은 1차, 2차 추경을 보며 기획재정부의 막강한 힘을 다시 한번 느꼈을 것이다. 여당과 청와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하자 기획재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가 재정건전성 잣대로 주장한 국가채무비율 40%는 이론적으로나 실증적으로 객관적인 근거가 없다. 억지로 그 근거를 찾자면 30여 년 전인 1992년 유럽연합이 마스트리히트 조약에서 건전한 부채의 적정수준 최대치를 GDP의 60%로 정했다는 것과 2010년대 초중반 신흥국들의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평균 40%였다는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공공부채의 심각성을 지적한 세계적인 석학 자크 아탈리조차도 재정적자와 공공부채의 적절한 수준을 단언할 수 없으며, 부채의 적정수준과 부채상환 능력수준은 온전히 정치적 개념이라고 까지 했다.

대한민국은 국민이 직접 선거에 의해 대통령과 정치리더를 선출한다. 따라서 관료가 아닌 선출된 대통령과 정치리더들이 예산과 정책의 중심에 있어야만 한다.

▲조일출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 전문위원. 경영학박사.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관료, 특히 기획재정부가 예산과 정책의 중심에 있다. 정권이 교체되어도 관료들에 의해 기계적이고 관행적인 예산편성이 대부분이다. 그러다 보니 국민이 체감하기에 바뀐 것은 별로 없고 관료는 여전히 막강하다. 오죽했으면 우리나라는 예산안을 정부예산(안)이라고 부르겠는가?

그러나 같은 대통령제인 미국의 경우는 백악관 직속으로 예산관리국(OMB)을 두어 모든 예산편성을 챙긴다. 그리고 대통령이 직접 참여하여 의회에 제출할 예산안을 만든다. 그래서 미국의 예산안은 정부예산(안)이 아닌 대통령예산(안)이라 불린다.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이나 정치리더가 통치를 한다는 것은 자신의 이념과 비전을 반영한 정책을 예산으로 편성하고 집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선출된 대통령이나 정치리더는 관료의 손에만 맡기지 말고 정책이 예산편성으로 구체화 되도록 강력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또 있을 3차 추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프랑스 혁명은 회계개혁을 이끌었고, 미국의 건국은 회계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은 더 따뜻한 정치, 더 꼼꼼한 정책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때이다. 그리고 그 시작과 중심은 바로 예산과 재정에 있다. 관료가 아닌 국민에 의해 선출된 대통령과 정치리더가 예산과 재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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