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상원 코로나19 청문회서 "바이러스 통제, 한국이 가장 좋은 예"

파우치 "미국, 조급한 경제 재개는 고통과 죽음 초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일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능력을 자랑하며 경제 재개를 서두르고 있지만, 미국의 보건당국 책임자들은 아직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해야할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보건노동교육위원회가 개최한 코로나19 대응 관련 청문회에서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성급하게 경제 활동을 재개할 경우 "피할 수 있었던 고통과 죽음을 겪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핵심 멤버인 파우치 박사는 지난주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자가 격리에 들어가 이날 화상 인터뷰 형식으로 청문회에 참석했다.

파우치 소장은 연방정부가 제시한 3단계 지침을 따르지 않고 각 주에서 조급하게 봉쇄를 풀 경우 "코로나19 발병 사례가 급상승하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다"며 "그 결과는 정말로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은 또 미국의 실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공식 보고된 8만여 명(12일 오후 기준)보다 훨씬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건 시스템이 심각한 도전을 받았던 뉴욕시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병원에 가지 못했기 때문에 코로나19에 걸렸어도 확진 판정을 받지 못하고 자택에서 숨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실제 어느 정도 많은 지는 모르지만 사망자 수가 공식 통계를 훨씬 상회한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오는 가을이나 겨울에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그는 "이것은 전염성이 높은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하다가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백신 없이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사라질 수 있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과 관련해선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설'에 대해선 "나와 대통령 사이에는 확실히 대립적인 관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 12일 미국 상원에서 열린 코로나19 청문회는 많은 참석자들이 자가 격리 상태라서 화상으로 진행됐다. ⓒAP=연합뉴스

"미국이 한국보다 검사 능력이 뛰어나다"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 미 상원의원들에게 '뭇매'

한편,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한국보다 코로나19 검사를 많이 한다고 주장하며 경제 재개를 서두르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팀 케인 의원(민주당, 버지니아)은 현재 미국은 인구 1인당 검사 횟수에서 한국을 능가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고 있을 당시인 3월에 한국은 미국의 40배에 달하는 속도로 검사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케인 의원은 그 결과로 12일 현재 미국의 사망자는 8만 명을 넘어섰지만, 한국은 256명에 그쳤다고 강조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민주, 매사추세츠)도 트럼프 정부의 대응 실패를 비판하면서 "우리는 이 바이러스를 통제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안다"며 "한국이 가장 좋은 예"라고 지적했다.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 출신인 밋 롬니 의원(유타)은 "미국은 지금 한국보다 더 많은 총 검사와 인구 1인당 검사 수치를 기록했다고 있지만, 이는 발병 초기 한국에서 훨씬 더 많은 검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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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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