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피해자 지원 단체로부터 금전 부분에서 도움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후속 단체인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이하 정의연)는 입장 자료 및 금전 처리 자료 등을 공개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8일 정의연은 '이용수 할머니 기자회견에 대한 정의연 입장'을 통해 "지난 2015년 한일 정부 간 일본군 위안부 합의가 발표된 이후 끝까지 일본정부의 위로금 수령을 반대하며 싸워주셨던 이용수 할머니를 비롯한 피해자 8명에게 2017년 하반기 백만 시민 모금을 진행해 조성된 기금으로 개인 당 1억 원을 여성인권상금으로 전달 드린 바 있다"며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또 "김학순 할머니 등 피해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995년 일본정부가 공식적인 배상이 아닌 민관협력 기금인 '아시아 여성기금'을 통해 문제를 봉합하려고 시도하였을 때도 전 국민 기금모금 운동을 진행하여, 국내외 거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156명에게 정부지원과 시민모금을 합쳐 각 4412만 5000원을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후원금은 2003년 개소해 운영 중인 피해자 지원 쉼터를 비롯해 전국에 거주하고 계신 피해자 할머니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며 "1990년 결성된 정의연(정대협)은 1991년 김학순 할머니의 최초 증언 이후 피해자 신고전화를 개설했고 당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생활하고 계시던 피해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해 1992년 '정신대 할머니 생활기금모금 국민운동본부'를 설립해 모금 활동을 전개했으며, 피해자 62명에게 250만 원씩을 지급했다"면서 후원금 사용처를 밝혔다.
이어 정의연은 후원금이 "유엔 등 국제사회의 인식 제고, 국제연대 등을 통한 역사적 진실과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을 위한 활동에 사용됐다"며 "1992년 황금주 할머니의 유엔인권소위원회 최초 일본군 위안부 피해사실 증언을 시작으로, 1993년 김복동 할머니의 비엔나 인권대회 증언, 2007년 미국 의회 결의안 121호 채택을 위한 이용수 할머니 등의 증언활동, 2019년 이용수 할머니께서 참석하셨던 필리핀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 평화와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활동 등을 지원했다"고 덧붙였다.
정의연은 "모금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정기적인 회계감사를 통해 검증받고 공시절차를 통해 공개되고 있다"며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처럼 단체로 들어온 후원금이 "어디에 쓰이는지 모르는" 상황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이용수 할머니는 전날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 하나도 도움이 안 된다. 참가한 학생들이 낸 성금은 어디 쓰는지도 모른다. 현금 들어오는 거 알지도 못하지만, 성금·기금 등이 모이면 할머니들에게 써야 하는데 할머니들에게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할머니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 대해 "위안부 문제는 정대협 대표였던 윤미향 씨가 와서 해결해야 한다. 윤미향씨 국회의원 하면 안 된다"며 윤 당선인과 본인이 덕담을 나눴다는 이야기는 "모두 지어낸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연은 "1992년 이용수 할머니의 피해자 신고 전화를 시작으로 29년간 때로는 동지로, 딸로 함께 해왔던 윤미향 전 대표가 지난 3월 20일 대표직을 사임하고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하게 되었을 때, 오랜 시간 활동해왔던 피해자 할머니들이 한 분 한 분 세상이 떠나가심에 마음 아팠을 이용수 할머니께서는 윤미향 전 대표에 대한 축하하는 마음과 함께 당연히 가족을 떠나보내는 서운함과 섭섭함을 느끼셨을 것"이라며 "충분히 이해하고 깊게 새겨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비례후보로 신청했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 '잘했다'하시던 (이용수) 할머니의 말씀, 의정활동 계획에 대해 '그래 그래 그러자'라고 하셨던 할머니의 말씀"이 있었다며 이용수 할머니의 7일 기자회견 이후 당사자에게 "세 차례나 전화를 드렸으나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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