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확진자 300만 명, 누적 사망자 20만 명, 가난한 사람들이 먼저 쓰러졌다. 바이러스는 평등하지 않았다. 재난의 고통 위로 해고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
재난으로 가장 많은 민중이 죽어 간 미국에서 26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그 사이 억만장자들은 한 달 만에 378조 원의 부를 늘렸다. 대기업들이 수백만 달러의 원조를 받는 사이 무수한 중소기업들이 문을 닫았다.
한국에서는 IMF 경제공황 이후 최대의 실업대란, 해고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3월 한 달에만 2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일시휴직자는 160만 명, 3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비정규직,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특수고용,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휴업급여,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한다. 2700만 취업자의 절반이 고용보험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고용보험 가입자의 절반인 비정규직이 무급휴직, 권고사직으로 쫓겨난다.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노동자들이 '악' 소리조차 못내고 잘려나갔다. 삶이 무너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200조 원을 기업에게 지원한다. 생계가 막막해진 국민들에게는 13조 원을 적선했다. 재난을 기회로 삼은 대기업은 법인세와 상속세를 인하하고 해고를 쉽게 하라고 요구한다. 최저임금을 동결, 아니 삭감하라고 한다. 호황의 과실은 위로만 올라가고 불황의 고통은 아래로 내려온다.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자는 병에 걸려 죽거나, 굶어 죽거나, 더 가난한 채로 짐승의 삶을 이어간다.
정부는 우리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사회적 거리를 지켜라", "집회를 금지한다"며 침묵을 강요한다. 정말로 이 재난의 고통을 극복하길 원한다면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해고를 금지해야 한다. 일하면 누구에게나 휴업급여와 실업급여 지급해야 한다. 4대 보험을 적용해야 한다.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 재벌의 곳간을 열어야 한다.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 이 불평등한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해 나서야 한다.
세계 산재 추방의 날 다음날인 4월 29일, 물류창고 건설현장에서 또 다시 38명의 노동자가 화재로 목숨을 잃었다. 같은 이유로 2008년 냉동창고에서 40명이 숨졌다. 공사를 빨리 마치려고 돈을 아끼기 위해 불연재를 쓰지 않고, 사람이 죽어도 제대로 처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일 하루 일곱 명이 밥 벌러 나갔다가 퇴근하지 못한다. 한 해 2400명이 일하다가 죽는다. 바이러스가 아닌 오로지 기업의 이윤 때문이다. 정부가 국회가 법원이 한통속으로 살인기업들을 제대로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다. 재난으로 죽고 해고로 죽고 일하다가 죽는 이 죽음의 킬링필드를 끝장내야 한다.
"민중은 단지 평화, 정의, 그리고 생존권을 요구할 뿐이다. 권력자들, 부자들은 차별, 부, 쾌락만을 갈망한다. 민중의 이익과 소망은 천부의 것이며 인류의 것이다. 그것은 모두를 위한 보편적 이익이다"고 외쳤던 230년 전 프랑스 혁명에서부터 2020년 재난 뒤의 다른 세상을 바라는 만국의 노동자들과 함께 우리는 외친다.
우리가 잃을 것은 가난과 고통의 쇠사슬뿐이요, 얻을 것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다른 세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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