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올 해는 청산리·봉오동 전투 100주년이고, 6·25전쟁 70주년이자 4·19혁명 6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이런 역사적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보훈의 역사는 '공동체를 위한 헌신'이라는 가치와 이를 통해 시민적, 평화적 발전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가치와 의미를 짚어보고자 <프레시안>은 보훈교육연구원과 함께 기획연재를 진행합니다. 이를 통해 보훈의 역사, 사회적 의의, 평화지향성 등을 사회적으로 함께 생각해 보고 방향을 정립해 보는 기회의 장을 갖고자 합니다. 편집자.
제대군인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제대군인법’)은 1997년 12월에 제정되어 이듬해 1998년 7월부터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31회 개정을 통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서 ‘제대군인’은 병역법 또는 군인사법에 따라 군 복무를 마치고 전역(퇴역, 면역, 상근예비역 소집해제)한 사람을 말한다. 세부적으로 제대군인을 구분하면 장기복무 제대군인은 10년 이상 현역으로 복무하고 전역한 사람이며 중기복무 제대군인은 5년 이상 10년 미만 현역으로 복무하고 전역한 사람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주로 5년 이상 복무하고 전역한 중·장기복무 제대군인(이하 ‘제대군인’)을 대상으로 말하고자 한다.
국가보훈처에 매년 등록하는 제대군인은 2002년 6,212명에서 2019년 7,283명으로 17.2% 증가하였다. 또한 등록된 제대군인은 2011년 총 48,783명에서 2019년 89,633명으로 83.7% 증가하였으며 향후 2050년까지 약 12만여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체적으로 다 알고 있지만 군 복무의 환경적 특징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제대군인은 현역 복무시 전·후방 오지,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 그리고 수중, 신체적 한계에 직면하는 영공에서, 때로는 거센 자연환경 앞에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참전군인과 같이 특정한 공적이 없더라도 국가방위라는 측면에서 볼 때 국가에 대한 공헌이 적지 않다. 국가보훈대상자로서 보상과 예우를 받을 자격이 충분하게 있다.
둘째, 오랜 기간 동안 일반 사회와 분리되어 상대적으로 폐쇄적 공간인 군에서 생활하다가 사회로 나오게 되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이는 상명하복의 군 특수문화가 일반 사회의 수평적 대중문화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셋째, 제대군인은 국가의 정책에 따라 통상적인 일반 공무원의 정년보다 조기에 비자발적인 퇴직을 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국방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고 싸우면 반드시 이기기 위하여 인적자원을 다른 조직보다 젊은 자원으로 유지하고자 하는 군의 인력정책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제대군인은 현역 복무시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었다. 게다가 국가보훈대상자 성격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의 필요성을 몇 가지 기술하고자 한다.
첫째, 군대 조직은 어떠한 내·외부 위협으로부터도 국가를 방위해야 한다는 확고한 목표에 집중되어 있어서 다른 사회집단과는 달리 조직 내 응집력과 위계질서 등 엄격한 가치체계를 발전시켜 온 조직이다. 생명을 담보로 한 개인적 헌신과 긴장근무로 희생을 요구받은 군대는 평상시에는 국가에서 부여한 적법한 권한에 의해 군사력을 운용하고 관리하며, 유사시에는 개인의 생명을 바쳐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한다. 최근 코로나19가 대구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확산될 때 간호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임관한 간호 장교들이 코로나 퇴치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대구로 내려갔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미국 해군은 병원선인 컴포트함과 머시함을 동부와 서부 해안에 배치하였으며 중국도 인민해방군 의료진을 우한에 투입하였다.
둘째, 군은 계급 구조상 피라미드 조직으로, 개인적인 결함이나 과오와는 상관없이 전역하는 나이가 30대 중반부터 50대 후반에 걸쳐 있다. 생애주기 관점에서 볼 때 군인은 구조적으로 생애에서 지출이 가장 높은 시기에 전역하게 된다. 특히 40대에서 50대 초반 사이가 대부분이어서 일생 중 경제적 지출이 가장 많은 시기에 군 조직을 떠나야 하는데 바로 소득과 일자리 상실이 큰 문제인 것이다.
셋째, 국방이라는 공공재는 군사 존속 및 유지를 위한 기본조건이며 군의 높은 전투력 유지는 국가안보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리고 군 전력 발휘를 위한 적정수준의 무기체계는 물론 이를 운영하고 있는 경쟁력 높은 조직을 구성할 우수 인력의 획득이 필수적이다. 제대군인의 생활안정은 현역의 사기와 직결된다는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제대군인은 현역의 미래상으로서, 만약에 제대군인이 사회에서 불안정하게 생활한다면 현역의 임무 전념 분위기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사기를 저하시킴으로써 결국 국방력의 저하를 초래하여 안보를 훼손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제대군인 지원을 통해서 현역들이 마음 놓고 국방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인적활용 차원에서 제대군인이 좋은 일자리를 가지도록 하는 것은 우수한 인재의 군대 유입을 촉진시키고 군인들의 복무 만족도를 증가시킨다. 국가 차원에서 군에서 습득한 지식과 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관리하여 국가 인적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제대군인은 사회에서 활용할 필요성이 큰 중요한 인적자원의 하나임이 분명하다. 특히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큰 조직에서 잘 훈련되어 있어서 국가적 재난 수준과 같은 상황에서 어떠한 임무를 부여하더라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제대군인에 대한 지원은 국가책무, 생애주기, 국가안보, 인적자원 활용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원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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