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430km 종주에도 3석...'안철수 현상'은 옛말

'안철수 현상' 옛말…이태규·권은희 턱걸이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에만 후보를 낸 국민의당이 3석을 얻는 데 그친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안철수 대표로서는 지난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비례대표에서 더불어민주당보다 더 많은 득표를 기록하며 호남 발 돌풍을 일으켰던 때와는 상당히 다른 처지에 직면했다.

안철수 대표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일을 기준으로 약 석 달 전인 지난 1월 중순 입국해 국민의당을 창당해 총선에 대비했지만, 4년 전만큼 여론도 호응하지 않았고 세를 모으지도 못했다.

이에 안 대표는 2월 28일 기자회견을 통해 지역구에 후보자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사실상 보수 통합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대한민국이 이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국민들께서는 지역 선거구에서 야권 후보를 선택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 주시고, 정당투표에서는 가장 깨끗하고 혁신적·미래지향적인 정당을 선택해 정치를 바꿔달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마저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국민의당의 지지세는 확산되지 않았다. 좀처럼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던 안철수 대표는 본인의 예전 직업이 의사임을 활용, 대구에서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들을 돌보는 의료 활동을 시작했다.

대구에서 코로나 19와 맞서는 안 대표의 모습은 나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그는 본인이 정계를 떠나있을 때 주로 했었던 마라톤으로 또 한 번의 승부를 걸었다. 지난 1일 여수 이순신 광장에서 출발해 국토 430km를 종주한 안 대표는 선거일 전날인 14일 오후 광화문 광장에 도착해 투표로 거대 양당의 기득권을 심판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같이 두 번의 승부수를 띄우며 기존 정당과는 다른 선거운동을 벌여왔지만 결과는 4년 전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실제 개표 결과는 그가 말한 심판과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안 대표는 선거 당일인 15일 "국민의당이 창당한지 이제 2달이 채 되지 않습니다만 그동안 정말 거대양당에 맞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의 고통 받는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 뜻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국민의 뜻에 따라 저희가 약속드렸던 일하는 정치, 그리고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 그것에 매진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게 된 비례대표 1번 최연숙 후보는 계명대 대구동산병원 간호부원장 출신으로 보건 의료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또 다른 당선자인 2번과 3번은 대표적인 '안철수계'로 불리는 현역 의원인 이태규, 권은희 현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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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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