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180석이 가능하다고 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판세 전망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견제에 나섰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12일 서울 종로 선거 유세에서 "우리 민주당 안에 있는 사람도, 때로는 밖에 있는 분이 더 심하게 선거 결과를 섣불리 예측하곤 한다"며 "그런 일은 조심하는게 훨씬 낫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라며 "이제까지 기자들로부터 수없이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한번도 그에 대해 숫자를 언급하거나 어느 쪽 방향을 말하거나 한 적 없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선거 결과의 섣부른 전망을 경계한다"면서 "스스로 낮아지며 국민 한 분, 한 분을 더 두려워하겠다. 저는 끝까지 겸손하게 임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유시민 이사장이 10일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범진보 진영의 180석"을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한 대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도 "최근 당밖에서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의석수를 예상하며 호언하는 사람들은 저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결코 호락호락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양 원장은 "모두가 자중자애하면서 더 절박하고 더 간절하게 호소하고 몸을 낮춰 국난 극복을 위한 지지를 호소해야 겨우 이길까말까 하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대구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하면서도, 지역구는 '130석 플러스 알파',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은 17명 정도를 당선권으로 보며 "과반은 쉽지 않다"고 전망해왔다. 지나친 낙관론이 오만하게 비쳐질뿐더러 미래통합당의 견제론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유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발언이 급속히 퍼지고 미래통합당이 역이용에 나서면서 민주당 내에선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경계의 목소리가 줄을 이었다. 선거 전략을 지휘하고 있는 이근형 전략기획위원장도 페이스북에 "난데없는 180석 논란"이라며 유 이사장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은 "제2의 금 모으기를 해 주십사 하는 절박한 호소를 하러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유세차에 올라 지원 유세까지 해 본 하루, 느닷없이 180석 논란이 생겼다"며 "우리 쪽과 가깝다고 알려진 논객이 빌미를 줘버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수 언론은 바로 오만한 여당(프레임)을 제기하며 견제 프레임을 작동시키기 위해 총궐기할 것"이라며 "남은 3일 동안 파상공세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안정적 의회 권력을 확보하는 일의 중요성, 그리고 그에 대한 절박함은 어느 때보다 크다"면서도 "지역구 130석 플러스 알파, 알파의 크기는 클수록 좋다. 하지만 180석 논쟁이 알파의 크기를 축소시킬 위험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모두들 제발 3일만 참아 주셨으면 한다"고 조급한 압승론을 거듭 경계했다.
서울 구로을에 출마한 윤건영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겸손해야 한다"며 "이른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현장에서 민심을 보고 듣고 있는 저로서는 이런 말들(범진보 180석)이 조금 위험하게 보인다"고 했다.
그는 "선거는 하루 만에도 민심이 요동친다. 출발선부터 보면 결승선이 거의 다 온 것 같지만 남은 기간 충분히 결과는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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