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종 "친박 다 죽었어…분당이라도 하자"

계파갈등에 한발짝도 진도 못 나간 한국당

가까스로 봉합 국면에 돌입하는 듯 했던 자유한국당의 계파 갈등이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을 향한 친박계의 반발로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 권한대행은 국회 현안들을 언급하며 의원들의 총의를 모으고자 했다. 안상수 비상대책위 준비위원장 역시 "모든 것을 협의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원 여러분에게 보고하고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기술적으로 협의해 나가면서 다수 의견이 찬성하는 쪽으로 비대위 준비위를 운영하겠다"며 의원들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곧바로 친박계 김태흠 의원이 "회의를 공개로 하자"며 "어차피 여기 나오는 것들 (언론에) 다 나오던데 왜곡돼서 나가는 것보다 여기서 다 공개로 하는 게 좋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후 3시간 넘게 진행된 의총에서 20여 명에 달하는 의원들의 자유토론이 이어졌으나 생산적인 진로 모색은커녕, 차라리 분당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김성태 권한대행과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의원총회에서 친박의 반격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친박 홍문종 "친박이 뭐가 적폐냐. 뭐가 죽을죄냐"

정용기 의원이 첫 공개 발언을 했다. 정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개혁에 대한 저항과 '친박의 망령'을 언급한 일은 용납할 수 없다"며 "김 권한대행으로부터 금요일 새벽 3시 45분에 이 자리에서 공개하기도 민망한 문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집사람이 당신이 무엇을 잘못 했기에 이러냐. 무섭다. 무슨 일 당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내 의총장은 소란스러워지며 일부 의원들이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하자는 목소리를 냈지만, 김태흠·성일종·홍문종·윤상직 의원 등은 김성태 권한대행 및 복당파 의원들을 비판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친박이 어디 있어. 다 죽었어. 언제 모인 적 있어. 그 좋아하는 골프 모임도 안 했어"라며 "손가락질받기 싫어서, 친박 소리 듣기 싫어서, 우리가 엄청난 죄를 짓기 싫어서, 아무것도 안 했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친박과 비박 말고 우리 이념으로 나누자"며 "만날 이놈 잘했다 저놈 잘했다 말하면서 안 돼버리면 분당이라도 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는 "잘못한 거 인정한다"면서도 "(친박이) 뭐가 적폐냐. 뭐가 죽을죄냐"고 했다.

검찰에 기소된 홍 의원은 "김성태 의원이 아니었으면 (구속수사를) 돌파하지 못했다. 감사하다"면서도 "의총을 열어 투표하자. (김 권한대행이) 책임이 크다는 의견이 많으면 물러나고, 계속하라는 의견이 많으면 계속하면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는 일 원짜리 하나 먹은 거 없다. 나 먹고 살 만큼 있고 남한테 도둑질 안 해도 정치 안 할 정도 된다. 자랑이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성일종 의원은 "(김 권한대행이 단식을 한) 9일 동안 아무것도 안 먹어서 호르몬 분비가 잘 안 되어 감성적으로 말한다"면서 "큰 틀에서 보면 김무성 전 대표가 탈당하면 이 문제는 다 정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도 "꿈에도 그렸던 일이다. 홍준표 체제가 끝났다. 여기 계신 누구라도 당 대표가 되면 우리 당 지지도는 한 10%는 오른다"며 "김성태 원내대표는 2선으로 물러나는 것이 옳다"라고 말했다.

이에 복당파인 비박계 의원들은 방어에 나섰다. 김영우·황영철·강석호 의원들로부터 당이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홍철호 의원은 "김성태 권한이 사퇴하면 원 구성은 어떻게 하냐"며 "친박과 비박이 차라리 배지 달고 다녀라. 지긋지긋한 귀신과 싸움이 끝이 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신보라 대변인은 비공개 의총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분당 이야기는) 특별히 없었다"면서도 "(김성태 권한대행의 사과에) 모두 동의한 것은 아니지만 일정 정도 봉합한 것 같다"라고 했다.

비공개 의총이 끝난 후, 한국당 관계자는 "민낯을 더 보였어야 했는데. 민낯을 더 보였어야 했는데"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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