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삼성중공업에 선정됐다. 삼성중공업에서는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크레인이 충돌하는 사고로 노동자 6명이 사망한 바 있다.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민주노총, 한국노총으로 구성된 산재사망 대책마련 공동 캠페인단은 25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의 '2017년 중대재해 보고' 자료에 의하면 삼성중공업이 가장 많은 산재사망이 발생했다"며 올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삼성중공업을 택한 배경을 밝혔다.
지난 2017년 5월 1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800톤급 골리앗 크레인과 32톤급 타워크레인이 서로 충돌, 타워크레인 지지대가 꺾이면서 그 아래 있던 노동자 휴게실을 덮쳤다. 이 사고로 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다쳤다. 지금까지 크레인 사고 중 가장 큰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고이다.
캠페인단은 "이 사고의 사망자 모두가 노동절임에도 쉬지 못하고 일을 하던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였다며 "공기 단축을 통한 이윤 창출에 눈먼 삼성중공업의 안전 불감증과 조선 산업이 어려워지면서 안전예산 공사비를 가장 먼저 줄인 결과가 가장 취약한 하청 노동자들의 산재사망으로 드러난 사고"라고 설명했다.
"6명의 노동자 죽었으나 삼성중공업은 아무 책임지지 않았다"
이들은 이번 사고의 근본원인으로 다단계 고용구조를 꼽았다. 이들은 "사고가 난 골리앗 크레인과 타워크레인, 그리고 수신호를 주는 노동자가 각각 신분과 회사가 다르다보니 사인이 맞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며 "이처럼 크레인 등 대형 장비를 운용하는 노동자들의 다단계 고용구조는 삼성중공업의 위험업무 외주화로 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6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대형 사고지만 정작 원청인 삼성중공업은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았다. 이들은 이 역시도 다단계 고용구조 때문이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삼성중공업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이 지적되었음에도 삼성중공업 사장은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며 "대신 당일 골리앗 신호수에게만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다단계 중층적인 하도급 구조에서 안전을 관리하고 책임져야 할 삼성중공업에 면죄부를 주는 전형적인 꼬리자르기식 부실 수사라며 "기업의 최고책임자나 원청 대기업은 처벌에서 모조리 빠져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2년부터 2017년 5월까지 발생한 총 23건의 타워크레인 사망사고 중 수사 중인 2건을 제외하고 건설사 원청을 기소한 15건에 대한 사법부의 판결은 벌금 12건, 무혐의 2건, 기소유예 1건에 불과하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구조는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매년 산업재해로 2000여 명의 노동자가 사망한다. OECD 가입 국가 중에 산재사고 사망 만인률(노동자 1만 명 당 사망자수)은 0.68로 여전히 1위다.
"구조적 문제 해결 위해 '기업살인법' 필요"
이들은 "반복적인 산재사망과 재난사고의 원인은 기업의 탐욕과 이윤추구에 있다"며 "노동자 생명을 위한 안전은 기업에는 비용과 규제로만 인식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사내 유보금을 수백조 쌓아 놓은 재벌 대기업은 위험을 외주화 하고, 하청노동자와 비정규노동자에게 위험을 전가하고 있다"며 "산업재해 예방에 대한 책임은 회피하고 비용절감에 따른 이익만을 추구하는 천민자본의 추악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기업살인법'이 시급히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살인법은 안전조치가 미비한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를 과실치사 혐의로 구속,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기 위해서는 원청업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들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으로는 결코 노동자의 사망재해를 예방할 수 없다"며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노동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하고, 강력한 처벌을 하는 게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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