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 '인피니티 워'의 모든 것

[인피니티 워 100% 즐기기①] MCU 10년, 무슨 일 있었나?

25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10년을 정리할 대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가 개봉합니다. 영화 개봉에 앞서 <프레시안>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0년을 정리하는 최원택 칼럼니스트의 글 세 편을 연재합니다. 최원택 칼럼니스트는 과거 <프레시안>에 그래픽 노블 관련 글을 여러 차례 연재했습니다. 올해 영화계 최대작 중 하나로 꼽히는 <어벤져스: 인피티니 워>를 연재를 통해 더 깊이 즐기시기 바랍니다. 편집자.

1. (인포그래픽과 함께 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10년 : 무슨 일들이 있었나

이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 개봉이 코앞입니다. 지난 10년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걸음이 어떻게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이 영화를 더 잘 즐길 방법을 소개합니다.

아이맥스로 봐라!

여러 매체가 <인피니티 워>는 "아이맥스 아니면 보지 말라"고 강조합니다. <인피니티 워> 전체분량이 새로운 디지털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되었다는 사실이 비중 있게 언급됩니다. 최근 마블 엔터테인먼트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지난 10년을 요약한 4분 35초 분량 '마블 스튜디오의 <어벤져스: 인티니티 워> 10년의 유산 요약영상'(Marvel Studios' Avengers: Infinity War | 10-Year Legacy Featurette, 영상 바로보기)을 공개했습니다. 이 영상을 인용한 영화 뉴스 매체 <무비웹>(movieweb.com)은 '<인피니티 워> 사전 공개 영상은 어벤져스 10년의 유산을 탐구한다'(Infinity War Featurette Explores Avengers 10-Year Legacy, 원문)는 기사에서 "케빈 파이기는 그동안의 마블 영화들이 펼쳐온 각각 다른 스토리 라인을 하나의 영화 <인피니티 워>에서 끝맺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큰 스크린 포맷인 아이맥스를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마블은 이미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캐릭터들의 화려한 마법 장면을 잘 소화해냄으로써 아이맥스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인피니티 워>의 감독 루소 형제는 <인피니티 워>를 아이맥스에서 보는 것이 관객에게 더 큰 시야를 제공하고 인간보다 훨씬 체구가 큰 타노스(조시 브롤린 분)를 보여주는데 적당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맥스 영화관은 <인피니티 워>를 전체 1.9:1 종횡비의 더 넓은 화면으로 상영하여 일반 극장보다 최대 26% 많은 영상을 제공, 관객에게 더 깊은 몰입감을 준다고 합니다.
유튜브로 공부하라

여러 영화 유튜버들에게 <인피니티 워> 개봉은 거대한 이벤트입니다. 10년 동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라는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영화와 연결된 만화와 애니메이션, 게임, 완구 등 영화를 분석할 거리도 너무나 풍부합니다. 덕분에 영화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영화들은 이미 준비된 재료가 풍부한, 요리하기 좋은 시리즈입니다.

영화 리뷰 유튜버 '발없는 새' 채널(링크 바로보기)은 최신 개봉 마블 영화 리뷰로 유명합니다. 이미 개봉한 영화를 리뷰하기도 하지만, 앞으로 개봉할 영화의 전개를 프리뷰를 통해 예측하기도 합니다. 이런 계봉 예정작 예측은 대체로 공개된 예고편 분석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발없는 새의 <인피니티 워> 프리뷰(링크 바로보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마블 영화 예측에는 원작 코믹스라는 훌륭한 참고자료가 있습니다. 게다가 마블 영화 시리즈가 매번 개봉할 때마다 세계적인 관심작이 되다보니 할리우드의 뉴스가 풍부하고, 제작자 케빈 파이기 및 감독들의 인터뷰도 많이 노출되는데, 이 역시 개봉작 예측의 좋은 재료가 됩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이제는 마블이 만화 버금가게 신경 쓰는 프랜차이즈 제품인 마블 히어로 완구(피규어, 레고 등)에도 많은 힌트가 숨겨져 있습니다. 영화마다 조금씩 바뀌는 히어로 완구의 외양에는 차기작 스토리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인피니티 워> 개봉에 맞춰 레고에서 이런 아이언맨 완구가 출시되니 <인피니티 워>에서 아이언맨과 관련해 이런 이야기가 나올 것 같습니다"와 같은 예측은 솔깃합니다.

발없는 새는 이처럼 예고편, 원작이 되는 만화책, 뉴스, 제작자나 감독의 인터뷰, 완구까지 입체적으로 분석하여 개봉 예정작인 <인피니티 워>의 스토리 전개와 각 히어로들의 운명을 예측합니다. 물론 틀릴 수 있다는 전제를 꼭 덧붙입니다. 하지만 그런 예측의 근거들은 영화를 보러 가기 전에 챙겨두면 영화를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사전지식들입니다. 그간 여러 유튜버와 매체를 통해 특히 대중의 궁금증을 일으키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피니티 워>를 통해 해소될 의문들

1) 인피니티 스톤과 인피니티 건틀릿

▲ 여섯 개의 인피니티 스톤이 박힌 황금 장갑이 바로 인피니티 건틀릿입니다. ⓒ시공사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를 만든 캡콤에서 1995년에 내놓은 마블 슈퍼빌런. <인피니티 워>의 최종보스는 6개의 인피니티 스톤이 박힌 건틀릿을 소유한 타노스입니다. 타노스와 최후의 결투 전까지 마블 히어로들은 각자의 싸움에서 인피니티 스톤을 통해 특별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wikidedia.org

원작 만화와 게임에서 인피니티 건틀릿에 부착되는 돌의 이름은 인피니티 젬이었지만,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는 인피니티 스톤으로 바뀌었습니다. 먼저 코믹스에서 다뤄진 인피니티 스톤의 특징과 원작의 소유자를 살펴봅시다. 보라색의 스페이스 스톤은 이름처럼 소유자에게 공간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소유자가 어디든지 순간이동할 수 있고, 원하는 상대를 어디든지 보낼 수도 있습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판타스틱4의 미스터 판타스틱이 갖고 있습니다. 파란색의 마인드 스톤은 텔레파시나 염동력 등 초능력에 관련 모든 능력을 부여합니다. 만화 원작에서는 엑스멘의 프로페서 엑스가 갖고 있다가 비스트에게 유품으로 전해주었습니다.

ⓒwikipedia.org

초록색의 소울 스톤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거나 죽은 이를 되살리는 능력을 줍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갖고 있습니다. 노란색의 리얼리티 스톤은 소유자가 현실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합니다. 모든 소원을 들어주는 램프의 지니와 같은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아이언맨이 소유 중입니다. 주황색의 타임 스톤은 시간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게 해줍니다. 소유자는 시간을 멈출 수 있고, 시간여행도 가능합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캡틴 아메리카의 손에 들어갔습니다. 붉은 색의 파워 스톤은 소유자가 헐크도 능가하는 괴력을 갖게 해줍니다. 다른 인피니티 스톤의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줄 수도 있습니다. 원작 만화에서는 네이머가 갖고 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인피니티 스톤이라는 명칭은 <토르: 다크 월드>의 쿠키 영상에서 처음으로 언급됩니다. <다크월드>의 악당 말레키스가 애타게 찾던 에테르가 6개의 인피니티 스톤 중 붉은 색의 리얼리티 스톤입니다. 현재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등장한 바 있는, 우주의 온갖 귀한 것을 수집하는 콜렉터가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테르에 앞서 등장한 인피니티 스톤이 있습니다. <어벤져스>에 등장한 푸른색 큐브, 곧 테서랙트가 바로 스페이스 스톤입니다. 공간을 조종하는 능력답게 치타우리 외계인들이 뉴욕으로 쳐들어올 수 있는 차원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어벤져스> 이전에는 <아이언맨2>에서 토니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의 노트와 <토르: 천둥의 신>에 등장했으며,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에서 악당 레드 스컬이 이것을 무기로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어벤져스>에서 토르가 가져간 뒤 아스가르드와 다른 아홉 왕국을 잇는 무지개다리 바이프로스트를 수리하는데 사용되었고, 이후 드라마 <에이전트 오브 실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 <토르: 라그나로크>에도 등장했습니다. <인피티니 워> 두 번째 예고편에서는 타노스가 로키에게서 얻은 테서랙트를 깨부수고 스페이스 스톤을 얻는 장면이 나옵니다.

▲ <인피니티 워> 예고편에서 테서랙트를 깨뜨리고 스페이스 스톤을 얻는 타노스의 모습. 예고편은 유튜브 https://youtu.be/-3beJ0alBrY 에서 확인 가능. ⓒ마블

보라색의 파워 스톤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오브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악당 로난(리 페이스 분)이 이름처럼 소유자에게 무한한 힘을 제공하는 이 파워스톤을 이용해 우주를 위협했으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로난을 쓰러뜨린 후 노바 제국이 맡게 됩니다. 하지만 <인피니티 워> 예고편에서는 타노스의 인피니티 건틀릿에 이미 끼워져 있음이 확인되었습니다.

노란색의 마인드 스톤은 <어벤져스>에서 로키가 사용한 지팡이 형태의 무기 '치타우리 셉터'로 처음 등장했습니다. 타노스의 명령을 받은 치타우리의 수장 아더가 로키에게 준 이 무기는 상대를 세뇌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 치타우리 셉터는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에서 고도의 프로그래밍 언어를 가졌음이 밝혀지는데, 토니 스타크가 이 셉터로 자비스의 뒤를 잇는 새로운 인공지능을 만들려다가 울트론을 각성시킵니다. 이후에는 비브라늄의 육체를 가진 비전의 이마에 박혀(이 시점에서 비로소 노란색 스톤임이 밝혀집니다) 비전에게 생명을 줍니다.

초록색의 타임 스톤은 <닥터 스트레인지>에서 '아가모토의 눈'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합니다. 도서관의 장식물로 여겨진 아가모토의 눈은 스트레인지의 손을 통해 시간 조정 능력을 가졌음이 밝혀지고, 악당 도르마무와의 최후의 대결에 유용하게 쓰입니다. <토르: 라그나로크>에서는 토르의 빈 맥주잔을 닥터가 채워주는데 사용하기도 합니다. <인피니티 워>에서는 결국 타노스의 손에 들어가고요.

마지막 남은 인피니티 스톤인 주황색의 소울 스톤은 <인피니티 워> 이전의 어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등장한 바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소울 스톤의 행방을 예측하고 있습니다. 눈동자의 색이 주황색이라는 이유로 아스가르드의 문지기 헤임달(이드리스 엘바 분)이 소울 스톤이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대규모 전투가 일어나는 와칸다에 소울 스톤이 있으리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영화 <블랙팬서>에서 블랙팬서 트찰라가 조상 블랙팬서 다섯 명을 보는 장면과 "와칸다에서 죽음은 다른 곳으로 가는 통로"라는 대사가 등장하는데, 이런 특성이 죽은 사람의 영혼을 보는 소울 스톤의 능력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타노스가 이미 갖고 있다는 예측도 있습니다.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공개한 예고편(링크 바로보기)에서 타노스의 인피니티 건틀릿에 애초부터 박혀 있다는 주장이 그 근거입니다.

과연 여섯 개의 인피니티 스톤이 모두 박힌 인피니티 건틀릿은 어떤 위력을 보여줄까요. 이미 여러 영화에서 인피니티 스톤 하나하나가 엄청난 능력을 지녔음이 밝혀졌습니다. 2017년 발매한 캡콤 게임 <마블 VS 캡콤: 인피니트>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캐릭터와 마블의 슈퍼히어로들이 함께 나오는 게임인데, 여기서도 인피니티 스톤이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게임 <마블 VS 캡콤: 인피니트>

2) 타노스는 누구인가?

<어벤져스> 쿠키 영상에서 로키의 뉴욕 침공이 실패로 끝나자 "인간들은 로키의 장담처럼 겁쟁이가 아니다. 당당하고 제멋대로라 지배는 불가능하다. 그들을 이기려면 죽음과 손잡아야 한다"는 치타우리의 수장 아더의 말에 뒤를 돌아보고 씩 웃음 짓는 모습으로 첫 등장한 타노스. 결국 로키를 사주한 이는 치타우리 종족이 아니라 그 위의 타노스임이 밝혀졌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부터는 영화에 직접 등장합니다. 로난을 사주하여 파워 스톤인 오브를 가져오라고 지시하고, 수양딸들인 가모라와 네뷸러에게도 추적을 맡깁니다. 그 결과,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에서 가모라와 네뷸러는 메인 캐릭터가 됩니다. 타노스에게는 이 둘 외에도 많은 입양아들이 있어 무려 '블랙 오더'라 불리는 군단을 이룰 정도입니다. <인피니티 워>에서 블랙 오더는 어벤져스의 주요 적대세력이 될 전망입니다.

그렇다면 타노스는 도대체 왜, 오래전부터 인피니티 스톤을 수집하고 지구를 침공하려 할까요? 이번 <인피니티 워> 예고편(링크 바로보기)에서 가모라의 입을 통해 그 이유가 어렴풋이 드러납니다. "내가 아는 한 놈의 목적은 단 하나야. 우주의 절반을 쓸어버리는 거." 왜 이런 짓을 하려는 것일까요? 어쨌든 그 수단 역시 예고편은 알려줍니다. "그가 인피니티 스톤을 모두 차지하면 손가락만 튕겨도 가능해질 거야." 만화 시리즈에서 거만하고 잔인한 정복자인 타노스가 인피니티 스톤을 얻어 전 우주에 걸친 학살을 저지르는 이유는 죽음의 여신 데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구애활동이었습니다. 만화 속 타노스의 됨됨이와 그 행적은 네이버 블로거 김닛코님 글(링크1, 링크2)에서 더 자세히 읽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작자 케빈 파이기와 감독 루소 형제는 영화의 타노스는 만화와 전혀 다른 목적을 지닌다고 합니다. 루소 형제는 "힘은 헐크보다 세고, 마치 자연재해 같은 타노스는 다른 모든 캐릭터를 넘어서는 '영적인 지혜'(spiritual wisdom)를 갖고 있다. 그는 세계의 지배자이며 약점이 없다. 그래서 그가 위협적이다." (링크 바로보기)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루소 형제는 여러 인터뷰에서 타노스를 '우주의 징기스칸'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며, 원작 만화보다 입체적이고 철학적인 이유로 정복과 학살을 저지르려 한다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주의 절반을 쓸어버리는 것도 그저 사적 욕망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복자로서의 논리가 있으리라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문제는 그 논리가 우주 절반의 생명과 상충한다는 것이겠죠.

3) <인피니티 워>를 마지막으로 작별하는 히어로?

마블 스튜디오의 사장 케빈 파이기부터 감독 루소 형제와 작가들은 <인피니티 워> 개봉 전 "작별하는 슈퍼 히어로가 있다"고 줄곧 예고해왔습니다. 많은 팬들이 이 예고에 아쉬움 섞인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타노스가 모으는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마인드 스톤이 이마에 박혀 있는 비전이 일순위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마블과 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개국공신 아이언맨과 <인피니티 워> 예고편에서 덥수룩한 수염을 기르고 나온 캡틴 아메리카도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해외언론은 이와 관련해 아예 특별 기사까지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런지>(www.grunge.com)의 '<인피니티 워>에서 살아남지 못하는 마블 슈퍼 히어로는'(Marvel superheroes that won't survive Avengers: Infinity War, 원문보기)이라는 기사는 사망 가능성 큰 순위를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비전 △호크 아이 △'스타로드' 피터 퀼 △토르 △드랙스 △스칼렛 위치 △닥터 스트레인지 △그루트 △워머신 △헐크 △네뷸러 △닉 퓨리 △타노스 순으로 정리했습니다.

아이언맨은 배우의 나이와 높은 몸값이 문제입니다. 캡틴 아메리카의 경우 원작 만화에서 사망한 바 있어 (사실은 위장 사망이었지만) <인피니티 워>에서 사망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비전은 위에 이야기한 마인드 스톤 때문에 사망 가능성이 있습니다. 호크아이는 다른 히어로와 달리 이미 가족을 꾸렸기 때문에 그의 죽음이 더욱 비극적이리라는 예측이 가능합니다. '스타로드' 피터 퀼은 원작에서의 사망 전개와 배우 크리스 프랫의 계약 건수를 계산한 결과 사망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배우의 인기 때문에 마블이 그를 죽이기 쉽지 않으리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토르는 현재 인피니티 스톤의 존재를 가장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인물로, 원작 만화처럼 타노스와 토르의 대결은 피할 수 없는 것이기에 사망 가능성이 있는 히어로로 언급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많은 언론들이 각자의 예측을 기사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이유가 예측을 맞추기 위한 것도 아니니, 예측에 얽매여 영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 <인피니티 워>를 직접 보면 누가 마블 유니버스를 떠나는 슈퍼 히어로인지 확실하게 드러날 것입니다.

다른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망자는 <인피니티 워>가 아니라 차기작인 <어벤져스4>에서 밝혀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인피니티 워>의 어벤져스에는 시공간을 조종하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있습니다. 직접 보기 전까지는, 심지어 영화를 보고 난 후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해야 합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연대기

<아이언맨>(2008)을 시작으로 <인피니티 워>(2018)까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지난 10년 동안 세계인에게 어린아이나 보는 것으로 잘못 알려진 슈퍼 히어로의 존재감을 아주 강력하게 각인시켰습니다. 덕분에 저도 <어벤져스>가 개봉하던 2012년, <프레시안>에 마블과 DC의 슈퍼히어로 코믹스 글(하단 링크 참고)을 선보였습니다. 이제 <인피니티 워> 개봉에 맞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되돌아 볼 때입니다.

지금은 2012년보다 여건이 좋아졌습니다. <어벤져스> 이후 마블 히어로들의 영화는 더 많이 제작되었고, 관련한 원작 만화도 국내에 더 많이 번역 소개되었으며, 영화와 원작 만화, 애니메이션까지 아울러 마블의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블로거와 유튜브 채널까지 차고 넘칠 지경입니다. 이분들이 작성한 블로그 문서나 제작한 유튜브 콘텐츠를 찾아보다 굳이 내가 글을 쓸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좋은 정보들을 잘 갈무리하여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큐레이터처럼 잘 배치하여 소개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여, 힘닿는 데까지 모아 정리해보았습니다.

아래의 순서는 개봉 순서가 아니라 이야기 순서대로 정리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타임라인 인포그래픽 이미지입니다.

ⓒ프레시안(이한나)

여기를 클릭하면 영화 순서뿐 아니라 드라마 순서 및 함께 읽으면 좋은 국내 번역 만화책도 첨부된 더 큰 인포그래픽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타임라인 인포그래픽 이미지를 바탕으로 각 영화에서 가장 대표적인 사건과 다른 영화와 연결되는 주요 정보 및 짤막한 개인적인 감상을 덧붙였습니다. 줄거리에는 스포일러가 있으니, 아직 과거 마블 영화를 안 본은 주의하시길 부탁드립니다.

페이즈(PHASE) 1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2011)


줄거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간 순서로 보면 가장 앞선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아이언맨>(2008)에서 토니 스타크(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가 "내가 아이언맨이요"라고 선언하기 67년 전 제2차 세계 대전 당시의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에서 아이언맨이 되는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인 하워드 스타크가 캡틴 아메리카의 탄생에 기여합니다. 스티브 로저스(크리스 에반스 분)는 유일하게 실험에 성공한 슈퍼 솔져 '캡틴 아메리카'가 되어 하워드 스타크가 발명한 비브라늄 방패로 무장하고 전장에 나섭니다. 한편 '레드 스컬' 요한 슈미트(휴고 위빙 분)는 노르웨이의 톤스버그에 침입하여 테서랙트를 훔친 뒤, 그것을 무기로 사용합니다. (왜 테서랙트가 노르웨이 톤스버그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토르: 천둥의 신>에서 설명됩니다.) 3년 뒤 캡틴 아메리카가 레드 스컬을 물리치지만, 북극의 빙하 속으로 떨어집니다.

이 영화에서 영국 측 요원으로 등장한 페기 카터(헤일리 앳웰 분)는 <에이전트 카터>라는 독립된 TV 드라마의 주역 캐릭터가 되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는 한국에서 <퍼스트 어벤져>라는 제목으로 개봉했습니다. 당시 국내의 반미정서를 반영한 제목 수정이었습니다. 이제는 여러 마블 영화와 번역된 원작 만화를 통해 그저 미국 우월주의를 외치는 캐릭터가 아님이 알려졌습니다.

<아이언맨>(2008)


줄거리

미국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 아이언맨 열풍을 일으키고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본격적으로 소개한 <아이언맨>. 마블 엔터테인먼트가 직접 제작한 첫 영화이자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린 영화입니다. 무기회사 대표인 토니 스타크가 자신의 과오를 마주하고 강철 수트를 제작하여 아이언맨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뭔가를 뚝딱뚝딱 만들어 슈퍼 파워를 얻는 이과생다운 로망을 아낌없이 보여주었습니다. 수트를 입고 하늘 높이 날아가는 아이언맨의 첫 시험 비행 장면은 성별연령 가리지 않고 관객의 가슴을 뛰게 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시원하게 "내가 아이언맨이요"라고 밝혀버리는 엔딩도 슈퍼히어로는 자기 정체를 숨겨야 한다는 금기를 깨버려 신선한 충격을 주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 나온 쿠키 영상에 등장한 닉 퓨리(새뮤얼 L. 잭슨 분)를 통해 어벤져스의 존재가 토니 스타크와 관객들에게 알려져 또 하나의 즐거운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감상 & 추가정보

이 영화 이후 전 세계 수많은 아동이 아이언맨을 자처했습니다. 그 중에는 10년 뒤 평창 동계 올림픽 스켈레톤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윤성빈 선수도 있습니다. 윤성빈 선수는 지난 4월 16일 <인피니티 워> 싱가포르 프리미어 현장에 참석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만나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영상 링크)

<인크레더블 헐크>(2008)

줄거리

<인크레더블 헐크>와 <아이언맨2>, <토르: 천둥의 신>은 개봉 시기는 각각 다르지만 거의 같은 시간대에 벌어지는 일을 다루고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가 자신이 아이언맨임을 선언하기 5년 전, 브루스 배너 박사(에드워드 노튼 분)는 감마선에 노출되어 헐크로 변합니다. 그리고 토니 스타크의 선언 6개월 뒤, 브루스 배너 박사는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썬더볼트 로스 장군(윌리엄 허트 분)과 그의 휘하 특수부대 지휘관 에밀 블론스키(팀 로스 분)에게 추격당합니다. 이 때 미국에서는 아이언맨이 이안 반코의 공격(<아이언맨2>)을 받고 있었죠.

추격에서 겨우 도망친 배너 박사는 헐크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알려준 미스터 블루를 만나기 위해 버지니아의 컬버 대학교로 돌아오지만, 학교에서도 헐크로 변신하여 난동을 피우게 됩니다. 에밀 블론스키는 헐크와 맞서기 위해 슈퍼 솔져 혈청을 맞고 거대한 괴물 어보미네이션으로 변신합니다. 배너 박사는 미스터 블루, 새뮤얼 스턴스 박사를 만나 헐크를 잠잠하게 만드는데 성공하지만, 스턴스 박사는 헐크를 이용하려던 악당이었습니다. 헐크에게서 뽑아낸 혈청을 주사 받은 어보미네이션은 더 강력한 괴물이 되어 헐크와 대결하지만 헐크는 그를 물리치고 인도로 떠납니다.

감상 & 추가정보

<인크레더블 헐크>를 이안 감독의 <헐크> 후속작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헐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속하는 작품이 아닙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위해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진 '헐크 영화'인 만큼, <인크레더블 헐크>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헐크 1편인 셈입니다.

쿠키 영상에서 토니 스타크가 등장해 바에서 술을 마시는 로스 장군에게 팀을 만들자는 제안을 합니다. 이 당시만 해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계획은 아직 구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았고, 이 대화는 토니 역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로스 장군을 연기한 윌리엄 허트의 애드립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이언맨2>부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구체화되고 <어벤져스>까지 제작 결정되면서, 이 쿠키 영상은 문제를 일으킵니다. 로스 장군은 아이언맨을 비롯한 어벤져스와 적대적인 관계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미스터 블루'는 후일 헐크의 주요 적수가 되는 '리더'로 재등장하리라는 기대를 모았습니다만, 유니버설사와 마블의 판권 계약 문제로 인해 헐크 독립 영화가 제작되지 않는 한, 보기란 쉽지 않으리라 예상됩니다.

<아이언맨2>(2010)

줄거리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맨 선언 3개월 뒤. 국회는 아이언맨 기술을 국가로 귀속시키려는 청문회를 엽니다. 이 과정에서 스타크 인더스트리의 라이벌 해머 인더스트리의 시제품이 엉망임이 밝혀지고 CEO인 저스틴 해머(샘 록웰 분)는 망신을 당합니다. 아이언맨 선언 6개월 뒤. 토니는 모나코의 그랑프리에서 손수 만든 아크 리액터를 동력으로 삼은 위플래시(채찍) 수트를 입은 이안 반코(미키 루크 분)에게 공격을 받습니다. 이안 반코는 하워드 스타크와 함께 아크 리액터를 연구하다 러시아로 추방된 안톤 반코의 아들로 스타크 가문에 원한을 품은 인물입니다.

토니는 '서류가방 수트' 마크 5를 사용하여 그를 물리치지만, 아크 리액터의 구성물질 팔라듐으로 인해 점점 쇠약해지고 결국 은둔하게 됩니다. 한편 저스틴 해머는 아크 리액터 기술을 소유한 이안 반코와 접촉하고, 반코는 해머 사의 자본을 바탕으로 제작한 수트를 입고 해머 사의 드론 로봇과 워 머신 수트를 해킹하여 스타크 엑스포를 습격합니다. 팔라듐 때문에 점점 죽어가는 토니는 닉 퓨리에게서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가 실드(S.H.I.E.L.D.) 창설 멤버라는 사실을 듣고 아버지의 유품을 건네받습니다. 아버지가 남긴 영상에서 팔라듐을 대체할 신물질(영화를 기반한 소설판에서는 비브라늄이라고 나오지만 영화에서는 언급 없음)의 힌트를 찾아낸 토니는 스타크사 법무팀 직원으로 위장한 블랙 위도우(스칼렛 조한슨 분), '워머신' 제임스 로드(돈 치들 분)와 함께 이안 반코를 물리칩니다. 그리고 <어벤져스>의 컨설턴트가 됩니다.

감상 & 추가정보

많은 영화들의 속편이 본편보다 못하지만 <아이언맨2>는 1편 못지않은 재미로 아이언맨 열풍을 이어갔습니다. 그리고 여러 떡밥을 뿌리며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더욱 견고하게 만들었습니다. 토니가 말리부 저택 연구실을 리모델링 할 때 <캡틴 아메리카>의 비브라늄 원반으로 보이는 물건이 잠깐 등장하고, 실드의 닉 퓨리와 콜슨 요원(클락 그레그 분)은 미국 남부 뉴멕시코에서 사건이 발생해서 가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뉴멕시코 로스웰은 아스가르드에서 지구로 쫓겨난 토르가 도착한 곳입니다(<토르: 천둥의 신>).

쿠키 영상에서 뉴멕시코의 허허벌판에 생긴 큰 크레이터 가운데 자리한 토르의 망치 묠니르를 발견하는 콜슨 요원을 볼 수 있습니다. 토니 스타크의 여러 모델 중 한명인 테슬라의 앨런 머스크는 실명으로 등장하여 토니와 로켓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아이언맨2>는 <인피니티 워>가 곧 개봉하는 지금 다시 보면 흥미롭게 재발견할 요소가 많은 영화입니다.

<토르: 천둥의 신>(2011)

줄거리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맨 선언 시점으로부터 천 년도 전인 965년, 지구의 노르웨이 톤스버그를 침입한 서리거인 로피(Laufey, 로키의 생물학적 아버지)를 물리친 아스가르드의 오딘(안소니 홉킨스 분)은 서리거인의 본거지인 요툰하임까지 가서 그들 힘의 근원인 '고대 겨울의 상자', 곧 테서랙트를 빼앗고 서리거인의 무릎을 꿇립니다. 요툰하임 힘의 근원인 테서랙트는 아스가르드에 보관됩니다. 시간이 흘러 오딘의 두 아들 토르(크리스 헴스워스 분)와 로키(톰 히들스턴 분)는 장성하여 토르는 아스가르드의 왕위를 이을 계승 후보자가 됩니다. 서리거인들이 고대 겨울의 상자를 되찾기 위해 아스가르드의 왕성으로 침입하자, 토르는 오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리거인들을 징벌하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요툰하임으로 쳐들어갔다가 위기에 처하고 오딘에게 구출됩니다.

아버지 오딘의 명령을 거부한 벌로 아스가르드에서 지구로 쫓겨난 천둥의 신 토르. 마침 쫓겨난 곳이 미국의 뉴멕시코 로스웰 근처입니다. 로스웰은 UFO 불시착 및 외계인 해부 음모론으로 유명한 곳이죠. 실드는 토르의 도착을 외계인의 침입으로 간주해 난리가 일어납니다. <아이언맨2>에서 닉 퓨리와 콜슨 요원이 토니에게 이야기했던 뉴멕시코의 긴급한 일이 바로 토르의 도착이었던 것이죠. 지구에 도착하고 정신을 잃은 토르는 컬버 대학의 천체물리학 교수 에릭 셀빅(스텔란 스카스가드 분)과 함께 기상현상을 연구하는 천체물리학자 제인 포스터(나탈리 포트먼 분), 대학생 달시 루이스에게 발견됩니다. 신의 힘을 잃고 지구에 도착한 토르는 너무나 큰 문화 차이 때문에 사고로 정신이 나간 청년 취급을 받습니다.

묠니르도 지구로 떨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토르는 묠니르를 조사하는 실드의 연구기지에 잠입하지만, 신의 힘을 잃었기에 묠니르를 뽑아들지 못합니다. 토르는 호크 아이(제레미 레너 분)를 비롯한 실드 요원들에게 체포되지만 셀빅 교수의 재치 덕에 풀려납니다. 그리고 제인 포스터에게 아스가르드와 우주의 아홉 왕국을 알려주면서 연인 관계로 발전합니다.

한편 토르 없는 아스가르드에서 로키는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고, 혼절한 오딘을 대신해 아스가르드의 섭정이 됩니다. 그리고 토르를 제거하여 아스가르드의 진정한 왕이 되기 위해 아스가르드의 마법 갑옷 디스트로이어를 지구로 보냅니다. 지구를 찾아온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묠니르와 신의 힘을 되찾은 토르는 디스트로이어를 물리치고 아스가르드로 가서 로키의 음모를 분쇄하지만, 무지개 다리 바이프로스트도 파괴되어 로키는 다른 우주로 사라지고 토르도 한동안 제인 포스터와 만나지 못하게 됩니다. 쿠키 영상에서 닉 퓨리는 셀빅 박사를 초청해 테서랙트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것을 로키가 옆에서 지켜봅니다. <어벤져스>(2012)의 제대로 된 예고인 셈입니다.

감상 & 추가정보

십억 볼트의 전력을 사용하는 천둥의 신 토르가 신의 힘을 잃은 뒤 테이저 건을 맞고 기절하고, 진정제를 맞고 정신을 잃는 모습이 코믹하지만, 이 영화의 감독인 케네스 브래너는 셰익스피어 극단 배우 출신으로 르네상스라는 셰익스피어 극단 다수의 셰익스피어 원작 영화를 감독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토르를 비롯한 아스가르드인들의 말투는 셰익스피어 연극에나 나올 법한 고전적인 어투입니다. 아스가르드의 전설이나 전투 장면도 셰익스피어 고전 같은 스타일로 연출되었습니다. 토르의 전우들이 지구 뉴멕시코에 도착했을 때 지구인들이 그들을 보고 "르네상스 페어에서 왔나?"라고 하는 장면도 코믹합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민속촌 배우들이 왔나?"라고 할 법한 상황이죠. 한편 테서렉트가 노르웨이의 톤스버그에 남겨진 것도 천 년 전 오딘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퓨리의 대단한 한 주>(Fury's Big week)

ⓒmarvel.wikia.com

<인크레더블 헐크>와 <아이언맨2>, <토르: 천둥의 신>은 일주일 안에 일어난 일을 다뤘습니다. 이 일주일 동안 어벤져스 팀을 구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던 실드의 지휘관 닉 퓨리와 콜슨 요원은 엄청나게 바빴습니다. 영화 세편을 합쳐 산출한 이들의 동선을 보면 이들이 얼마나 바쁘게 움직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마블 코믹스가 닉 퓨리의 이 바쁜 한 주를 <닉 퓨리의 대단한 한 주>(Fury's Big week)라는 제목의 만화책으로 출간했습니다. 국내엔 아직 출간되지 않았습니다. 팬들에 의해 간략하게 정리된 내용을 번역해보았습니다. 영화 제목이 없는 내용은 <닉 퓨리의 대단한 한 주> 만화책 만의 내용입니다.

첫째 날 낮
실드가 브루스 배너와 토니 스타크, 제인 포스터를 주시하기 시작한다.

첫째 날 밤
<아이언맨2> 말리부 저택에서 마크 4를 입고 파티를 즐기던 토니가 마크 2를 입은 로디와 싸움을 벌인다.

둘째 날 낮
<아이언맨2> 로디가 마크2 수트를 에드워즈 공군 기지로 가져온다. 퓨리가 하워드 스타크의 상자를 토니에게 건네준다.

둘째 날 밤
<아이언맨2> 토니가 아버지 하워드가 남긴 기록 영상을 본다.
<토르: 천둥의 신> 토르와 동료들이 요툰하임으로 쳐들어간다.
셋째 날 낮
<아이언맨2> 토니가 하워드가 숨겨둔 엘러먼트를 발견한다.
<토르: 천둥의 신> 오딘이 토르와 동료를 요툰하임에서 구해낸다. 토르는 지구로 추방되어 제인 포스터에게 발견 된 뒤, 푸엔테 안티구오 마을로 간다.

셋째 날 밤
<인크레더블 헐크> 배너가 자신이 속해있던 버지니아 주 컬버 대학에 도착한다.
<아이언맨2> 실드 요원 콜슨이 말리부에서 로스웰로 간다.
<아이언맨2> 토니가 가슴의 아크 리액터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마크 6 수트를 완성한다. 아이언맨과 워머신이 이안 반코를 물리치고 스타크 엑스포의 위기 상황을 해소한다.
<토르: 천둥의 신> 콜슨 요원이 로스웰에 도착해 부대원에게 상황을 설명한다.

넷째 날 낮
<인크레더블 헐크> 배너가 오래된 자기 연구실을 방문한다.
<토르: 천둥의 신> 콜슨이 묠니르를 발견한다. 실드가 크레이터 주변에 연구 기지를 건설한다. 크레이터 주변에서 동네 사람들이 파티를 연다. 제인이 토르를 병원에서 빼낸다. 콜슨이 제인 포스터의 연구자료를 압수한다.

넷째 날 밤
<인크레더블 헐크> 배너가 베티 로스와 재회한다. 블론스키가 슈퍼 솔져가 된다.
<토르: 천둥의 신> 토르가 실드의 기지를 습격하지만 묠니르를 들지 못해 좌절한다. 콜슨이 토르를 심문한다. 풀려난 토르가 제인과 함께 밤하늘을 바라보며 아스가르드와 아홉 왕국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섯째 날 낮
<토르: 천둥의 신> 묠니르와 신의 힘을 되찾은 토르가 로키의 명령으로 푸엔테 안티구오 마을로 쳐들어 온 디스트로이어를 파괴하고 아스가르드로 가서 로키가 결투를 벌인다. 그 가운데 아스가르드의 무지개 다리 바이프로스트가 파괴된다.
<인크레더블 헐크> 컬버 대학에서 배너가 헐크로 변신한다.
<아이언맨2> 퓨리가 토니 스타크에게 실드의 컨설턴트 자리를 제안한다.

다섯째 날 밤
실드가 파괴된 디스트로이어를 수집한다.

여섯째 날
푸엔테 안티구오 마을에서 닉 퓨리가 실드의 회의를 개최한다. 퓨리는 로키가 보낸 디스트로이어와 같은 외계의 공격에 대비할 방어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장한다.

일곱째 날 낮
<인크레더블 헐크> 배너 박사와 베티 로즈가 사무엘 스턴스와 만난다.

일곱째날 밤
<인크레더블 헐크> 배너가 헐크로부터 치료된 것처럼 보인다. 블론스키가 괴물 어보미네이션으로 변신해 뉴욕 할렘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배너가 공중낙하해서 헐크로 변신해 어보미네이션을 물리치고 사라진다. 로스 장군이 어보미네이션을 입수한다.

퓨리의 대단한 한 주는 이렇게 끝납니다. 여섯째 날 닉 퓨리가 계획한 외계의 공격 대비책은 결국 영화 <어벤져스>(2012)에서 일어나는 로키의 지구 침공을 촉발하는 원인 중 하나가 되죠. 퓨리의 한 주가 끝나고 어벤져스가 모이기 전까지 일어난 일들도 있습니다. 배너 박사는 헐크가 튀어나올까 두려워 인도 캘커타로 떠나고, 토니 스타크는 아크 리액터를 동력으로 하는 스타크 타워를 뉴욕에 건설하기 시작합니다. 에릭 셀빅 박사는 페가수스 계획을 통해 닉 퓨리가 보여준 테서랙트를 연구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벤트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바로 캡틴 아메리카가 빙하 속에서 발견되는 사건이죠. 이 사건은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마지막 장면에서 등장합니다. 이 이벤트들이 일어난 이후 드디어 어벤져스가 뭉치게 됩니다.

<토르: 천둥의 신> 블루레이에 부록으로 실린 단편 영상 <마블 원 샷: 더 컨설턴트>는 <인크레더블 헐크>의 쿠키 영상에서 발생한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상입니다. 로스 장군이 자기가 입수한 어보미네이션을 어벤져스에 넣자고 주장하고 그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지자, 실드의 콜슨 요원과 시트웰 요원은 어벤져스의 컨설턴트 토니 스타크를 로스 장군에게 보내어 그 주장을 단념하게 만들고 로스 장군이 어벤져스로부터 거리를 두게 만든다는 내용입니다. <마블 원 샷: 더 컨설턴트> 영상은 국내 포털을 검색해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어벤져스>(2012)


줄거리

실드는 암흑 에너지 연구소를 세우고 '프로젝트 P.E.G.A.S.U.S.(Potential Energy Group/Alternate Sources/United States 잠재 에너지 그룹/대체 자원/미합중국)'라는 이름하에 셀빅 박사로 하여금 테서랙트 연구를 진행케 합니다. 이 연구소로 로키가 쳐들어와 테서랙트를 탈취하고 셀빅 박사와 호크아이를 세뇌합니다. 닉 퓨리는 로키를 막기 위해 어벤져스를 소집합니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블랙 위도우가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나타난 로키와 전투를 벌여 생포하지만, 토르가 나타나 로키를 데려갑니다. 로키의 뒤를 쫓은 아이언맨과 토르의 싸움이 벌어지고 캡틴 아메리카의 개입으로 싸움이 멈춥니다. 로키를 실드의 공중 항공모함 '헬리캐리어' 유리감옥에 가두면서 배너 박사(마크 러팔로 분)까지 합쳐 모든 어벤져스 멤버가 한자리에 모입니다.

하지만 개성과 사고방식이 제각각인 이들은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의 언쟁을 시작으로 갈등을 일으킵니다. 이 모습을 본 로키는 자신에게 세뇌당한 호크아이와 실드 요원들을 헬리캐리어로 침투시켜 탈출합니다. 이 와중에 배너 박사는 헐크로 변신해 날뛰고, 토르는 로키의 속임수에 속아 로키가 갇혔던 유리감옥에 갇혀 지상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로키는 토르를 구하려던 콜슨 요원을 살해한 후 도망치고, 호크아이는 블랙 위도우와 싸우다 세뇌가 풀립니다. 상황이 수습된 뒤 자기들의 분열 때문에 콜슨 요원이 사망했다며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을 위시한 어벤져스 멤버는 죄책감과 함께 로키를 막으려 마음을 모으기로 합니다.

로키가 뉴욕 스타크 타워의 아크 리액터 에너지를 테서랙트에 주입해 다른 우주와 연결되는 통로인 포탈을 열고 외계인 치타우리 종족이 포탈을 통해 지구로 건너와 뉴욕을 공격합니다. 어벤져스 멤버들은 합심하여 치타우리 종족과 맞서 싸우지만, 외계인을 막기 위해 세계안전보장이사회는 뉴욕에 핵미사일을 발사합니다. 아이언맨은 그 핵미사일을 안고 포탈로 들어가 치타우리의 모선을 파괴합니다. 모선에 의해 조종 받던 치타우리 종족들이 모두 멈추어 전투는 끝나고, 로키는 체포되어 토르와 함께 아스가르드로 돌아갑니다. 테서랙트 역시 토르가 아스가르드로 갖고 갑니다. 쿠키 영상에서 치타우리 종족의 우두머리 아더가 자신들을 조종하는 타노스에게 로키의 실패 소식과 함께 인간들이 만만찮은 상대임을 보고합니다.

감상 & 추가정보

페이즈 1의 종결작으로 <아이언맨> 1, 2편과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져>, <인크레더블 헐크>, <토르: 천둥의 신>에서 하나씩 만들어놓은 설정들이 <어벤져스>에서 제대로 폭발했습니다. 천 년 전 외계 종족인 아스가르드인과 요툰하임의 서리거인의 전투에서 나타난 테서랙트가 2차 세계 대전 당시 레드 스컬 손에 들어가서 무기가 된 후, 다시 실드의 손에 들어가 외계인을 막는 무기로 연구되다가 또 다른 외계인 타노스의 지시를 받는 치타우리 종족의 지구 침공 포탈을 만드는 데 쓰였다는 점에서 테서랙트는 페이즈1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블 스튜디오를 인수했던 디즈니는 일단 <어벤져스>를 만들어 흥행여부를 본 뒤, 그 다음에 <캡틴 아메리카>와 <토르> 영화를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마블 원작 만화를 제대로 읽은 프로듀서 케빈 파이기는 그 방식을 거절하고 만화책의 방식을 따라 먼저 슈퍼히어로 솔로 영화들을 만든 다음 그들이 <어벤져스>에서 뭉치게 했습니다. 페이즈1 영화를 본 사람들은 디즈니의 제안이 실현되지 않고 케빈 파이기의 방식이 수용된 것이 다행임을 잘 알 수 있습니다.

감독 조스 웨던은 1990년대 MBC에서도 <미녀와 뱀파이어>라는 제목으로 방영한 드라마 <버피 더 뱀파이어 슬레이어>의 각본가 출신입니다. 이 드라마는 뱀파이어라는 공포, 오컬트적 소재에 톡톡 튀는 유머감각을 더해 세계적인 팬을 거느린 시리즈가 되었습니다. 조스 웨던의 각본에서 나온 그 특유의 유머감각은 지구의 위기 앞에서 티격태격하는 <어벤져스> 히어로들의 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모든 멤버가 드디어 모였다는 점에 더해 규모가 큰 호쾌한 액션과 캐릭터의 개성을 깨알 같이 살린 유머 덕분에 <어벤져스>는 대성공을 거두었고, 조스 웨던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여러 작품에 각본, 연출로 참여함은 물론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을 감독하게 됩니다.

한편 헐크 역은 에드워드 노튼에서 갑자기 마크 러팔로로 교체되었는데, 노튼과 마블 간 의견 대립이 배우 교체로 이어졌습니다. 토니 스타크의 절친 로드 중령 역 역시 <아이언맨>의 테렌스 하워드에서 <아이언맨2> 이후 돈 치들로 바뀌었습니다. 역시 마블과 배우 간 의견 대립이 있었습니다.
페이즈(PHASE) 2

<아이언맨3>(2013)

줄거리

어벤져스의 멤버로 뉴욕에서 치타우리 종족을 막아내는데 탁월한 공을 세운 아이언맨 토니 스타크지만, 포털을 통과했던 일 때문에 뉴욕만 생각하면 호흡이 곤란해지는 스트레스성 외상 증후군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게다가 예전 아프가니스탄에서 자신을 납치했던 조직 텐링즈의 수장 만다린이 미국 전역에서 테러를 일으키며 아이언맨을 위협합니다.

한편 스타크 사의 CEO가 된 페퍼 포츠(기네스 팰트로 분) 앞에 옛날(1999년) 토니 스타크와 만난 알드리치 킬리언(가이 피어스 분)이 나타납니다. 과거 구질구질한 행색으로 토니에게 만나줄 것을 구걸하다 바람맞았던 과학자가 아니라 토니처럼 잘 나가는 과학자 겸 사업가의 모습으로 나타난 킬리언. 사실 그는 생체병기 익스트리미스와 만다린을 동원하여 심리적 위기에 빠진 토니를 제거할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심리적 공황 상태에서 만다린의 공격으로 말리부 저택을 잃고 아이언맨 수트까지 고장나 나락까지 떨어진 토니 스타크는, 바닥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만다린의 정체를 추적해 결국 킬리언의 음모를 분쇄합니다.

감상 & 추가정보

<어벤져스> 이후 토니 스타크의 아이언맨 정체성에 대한 탐구와 성장을 다룬 이 영화는 <아이언맨> 영화로서의 완결성은 있지만 딱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이어지는 접점은 크지 않은 영화였습니다. 영화 구성이 토니 스타크가 어벤져스의 뉴욕 사건 이후 자신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관객에게 들려주는 형식이었는데, 쿠키 영상에서는 그 독백의 청자가 배너 박사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것 정도가 어벤져스와의 접점을 보여주는 장치입니다. 다만, 토니 스타크가 뉴욕 사태 이후 겪은 정신적 공황이 이후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물론,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그의 정체성 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긴 영향력을 지니게 됩니다. 그리고 <어벤져스>를 통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완성된 페이즈 2부터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스토리와 영화 개봉 순서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리게 되었습니다. 뒤에 언급할 한 작품 빼고요.

<토르: 다크 월드>

줄거리

기원전 삼천년 경. 오딘의 아버지 보어왕이 오천년마다 한 번 씩 아홉 왕국을 한 번에 잇는 컨버전스라는 현상을 이용해 우주를 지배하려던 다크 엘프 말레키스를 물리칩니다. 그리고 다크 엘프 힘의 근원인 에테르를 빼앗아 봉인합니다. 오천년 뒤. 뉴욕 사태 이후 로키는 아스가르드의 감옥에 갇히고, 토르는 동료들과 함께 아홉 왕국의 혼란을 막는 전투를 벌입니다. 하지만 <토르: 천둥의 신>에서 헤어진 제인 포스터를 토르는 잊지 못합니다. 한편 지구에서 제인 포스터는 런던 외곽 폐건물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현상을 조사합니다. 그리고 이상한 공간에서 에테르를 발견하지만, 에테르는 제인 포스터의 몸에 스며들게 됩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 제인 포스터 앞에 토르가 나타나 감격의 재회를 합니다. 제인 몸 속 에테르를 감지한 토르는 제인을 아스가르드로 데려가 진찰하지만, 치료방법을 찾지 못합니다.

오천년 만에 다시 컨버전스 현상이 일어나려 하자 다크엘프는 에테르를 찾아 아스가르드로 침투하고, 오딘의 아내이자 토르와 로키의 어머니 프리가를 살해합니다. 토르는 오딘의 반대를 거스르고 동료와 함께 제인과 로키를 데리고 아스가르드를 탈출합니다. 토르는 로키와 함께 다크엘프의 세계인 스바르트알프헤임으로 가서 말레키스와 조우합니다. 전투 중 로키가 사망하고, 제인의 몸 속 에테르는 말레키스의 몸에 흡수됩니다.

말레키스에게 쫓겨 도주하던 제인과 토르는 한 동굴에서 지구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고 컨버전스를 통해 알프헤임과 지구가 연결되어있음을 발견한 뒤, 런던으로 가서 셀빅 박사를 만납니다. 셀빅 박사는 연구를 통해 지구의 영국 그리니치에서 말레키스가 에테르를 통해 어둠의 힘으로 우주를 지배하려 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리니치에서 말레키스와 토르의 '아홉 개의 왕국을 넘나드는' 최후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말레키스를 물리치고 아스가르드로 돌아온 토르에게 오딘은 왕위를 넘겨받으라 제안하지만, 토르는 제인과 살겠다며 거절하고 다시 지구로 갑니다. 하지만 오딘은 죽은 줄 알았던 로키가 변신한 모습임이 밝혀집니다.

쿠키 영상에서는 토르의 동료인 레이디 시프와 볼스타그가 우주의 신기한 물건을 수집하는 외계인 콜렉터(베네치오 델 토로 분)를 만나 그에게 에테르를 맡깁니다. 콜렉터가 에테르를 보고 "이제 다섯 개 남았다"는 독백을 하여 에테르가 6개의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임을 암시합니다.

감상 & 추가정보

<아이언맨3>처럼 <어벤져스> 이후 토르의 행적을 보여준 이 영화에서 로키의 활약은 토르만큼이나 부각됩니다. 로키는 이 영화에서 단순한 악인이 아니라 토르에 대한 오딘의 편애 때문에 비뚤어졌다가 편애에 대한 열등감을 해소하고 토르와 협력하는 성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토르: 다크월드>는 <로키1>'이라는 이야기를 낳기도 했습니다. 이 영화 개봉시기에 맞춰 케빈 파이기와 톰 히들스턴이 내한하여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특히 톰 히들스턴은 많은 인터뷰를 소화함은 물론, <SNL> 같은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평단은 이 영화를 두고 다른 마블 영화에 비해 액션이 밋밋하고 악당의 개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에 말레키스와 토르가 아홉 왕국을 오가며 싸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

줄거리

프랑스 출신 해적들에게 나포된 실드의 위성발사선을 구출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캡틴 아메리카는 구출 임무는 뒷전에 두고 배 안에 저장된 실드 정보를 USB로 빼내는 블랙 위도우의 모습에 분노합니다. 닉 퓨리의 지시에 따랐다는 블랙 위도우의 말을 들은 캡틴 아메리카가 항의하자 닉 퓨리는 캡틴에게 공중항공모함 헬리캐리어 3대로 전 세계의 위험인물을 미리 예측하여 제거하는 '프로젝트 인사이트'를 알려줍니다. 죄가 있어야 벌할 수 있다는 캡틴에게 닉 퓨리는 "뉴욕 전투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며 프로젝트 인사이트의 정당성을 주장하지만, 캡틴은 "이것은 자유가 아니라 공포"(This isn't freedom. This is fear)라고 항변합니다. 동의할 수 없는 실드의 계획에 충격 받은 캡틴은 이제는 할머니가 된 옛 연인 페기 카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조깅하다 만난 지인 샘 윌슨(앤서니 매키 분)을 만나 상담하기도 합니다.
한편 닉 퓨리는 실드 전 국장이자 세계안전보장이사회 사무총장 알렉산더 피어스(로버트 레드포드 분)의 계략에 빠져 치명상을 입고 프로젝트 인사이트의 정보가 담긴 USB를 캡틴에게 넘겨줍니다. 캡틴은 피어스의 호출을 받고 실드로 가면서 USB를 숨겨둡니다. 피어스의 심문을 받은 뒤, 캡틴은 실드 대테러특수부대 스트라이크의 습격을 받고 가까스로 탈출합니다. 블랙 위도우와 캡틴은 USB의 암호를 해독하려다 다시 스트라이크의 추적을 받는 와중에 암호가 만들어진 초창기 실드의 본거지인 뉴저지의 캠프 라이히로 갑니다. 이들은 그곳에서 인공지능이 된 과학자 아르님 졸라(토비 존스 분)를 만납니다. <퍼스트 어벤져>에서 하이드라의 과학자였던 아르님 졸라는 2차 세계 대전 후 자신을 비롯한 하이드라 인력이 실드에 채용되어 실드 내부에 하이드라를 재건했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것을 감지한 하워드 스타크와 닉 퓨리를 제거했다는 사실도 전합니다.

하이드라의 간부인 피어스는 암살자 윈터솔져(세바스찬 스탠 분)에게 캡틴과 블랙 위도우 제거 지시를 내립니다. 윈터솔져의 공격을 받은 캡틴과 블랙 위도우는 '팔콘' 샘 윌슨, 실드 요원 마리아 힐(코비 스멀더스 분)과 함께 닉 퓨리를 만나고, 닉 퓨리는 자신도 프로젝트 인사이트를 의심하고 있었다며 USB를 이용하여 헬리캐리어를 무력화하고 하이드라와 피어스의 음모를 분쇄하라 지시합니다. 캡틴은 블랙 위도우, 팔콘, 마리아 힐과 함께 헬리캐리어를 무력화하고 하이드라에게 접수된 실드를 무너뜨립니다. 사건 이후 닉 퓨리는 실드 내부의 하이드라 잔당을 쫓아 유럽으로 향하고, 캡틴은 윈터솔져가 된 옛 전우 버키 반즈를 찾기로 결심합니다.

감상 & 추가정보

<어벤져스>에서 선보인 슈퍼히어로 영화 특유의 유쾌하고 떠들썩한 분위기를 싹 가라앉히고 연출 톤부터 액션까지 어엿한 첩보 스릴러를 지향한 <캡틴 아메리카: 윈터솔져>는 높은 완성도로 호평을 받았습니다. 마블은 개별 캐릭터 영화에 장르 영화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접목했는데, 이점이 특히 부각된 영화가 <윈터솔져>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윈터솔져>는 이름 때문에 미국 우월주의를 설파하는 캐릭터가 아닐까 오해받았던 캡틴 아메리카의 본질을 보여주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자유와 반파시즘을 위해 싸웠던 캡틴 아메리카의 눈에 실드의 프로젝트 인사이트처럼 애국이라는 핑계로 증거까지 조작해 미국의 헤게모니와 이익을 추구하는 국가기관의 비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름과 달리 옛 미국의 가치를 추구하는 캡틴 아메리카는 이후 <시빌워>등에서 미국 정부기관과 의견의 충돌을 겪게 됩니다. <토르: 천둥의 신>과 <어벤져스> 등에서 콜슨 요원과 함께 얼굴을 알렸던 실드의 시트웰 요원이 <윈터솔져>에서 하이드라로 밝혀지고 사망하게 됩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줄거리

1988년 어머니를 병으로 잃은 지구 소년 피터 퀼(크리스 프랫 분)은 외계인 욘두 돈두타(마이클 루커 분)에게 납치되어 우주로 갑니다. 26년 뒤 우주의 약탈자 '라바저스'의 일원이 되어 '스타로드'(Starlord)라는 거창한 별명을 자처하는 피터는 고대의 유물 '오브'를 훔쳐냅니다. 문제는 그 오브가 타노스의 지원을 받아 노바제국의 수도 행성 잔다르를 파괴하려는 크리 제국의 테러리스트 로난(리 페이스 분)이 타노스에게 바치기로 약속한 물건이었다는 것입니다. 오브를 되찾기 위해 로난은 타노스의 수양딸 가모라(조 샐다나 분)와 네뷸러(카렌 길런 분)를 파견하지만, 타노스를 배신한 가모라는 피터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 합류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로난에게 오브를 빼앗기고, 로난은 오브의 힘으로 잔다르 행성을 파괴하려 합니다. 하지만 노바 군단과 힘을 합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로난을 물리치고 파괴될뻔한 잔다르 행성을 구원합니다.

감상 & 추가정보

<인피니티 워>를 위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가열차게 달려가고 있음을 보여준 영화입니다. 지구에 있는 마블 히어로들과 너무나 멀리 떨어진 우주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루고 있어 다른 영화와 좀 동떨어진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지만, <인피니티 워>를 위한 포석을 촘촘히 깔고 있습니다. <토르: 다크월드>에서 에테르를 맡았던 콜렉터가 전면에 등장하여 인피니티 스톤의 더 자세한 정보를 주고, 오브 역시 인피니티 스톤 중 하나인 파워 스톤임이 콜렉터를 통해 밝혀져 주목받았습니다. 개성 넘치는 히어로들이 우주에서 모인다는 점에서 우주판 <어벤져스>라고 할 수도 있고요. 1988년에 우주로 납치된 주인공 피터 퀼이 당시의 미국 팝음악을 워크맨이나 우주선에 설치한 카세트 데크로 즐겨듣는 모습도 화제를 모았습니다. 미국 관객들은 마치 한국의 <응답하라 1988>처럼 80년대 음악과 함께 80년대 SF영화 및 대중문화 향수에 젖기도 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2017)

줄거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에서 로난으로부터 잔다르 행성을 구한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소버린 행성의 배터리를 훔친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 분) 때문에 소버린 무인전투기의 추격을 받습니다. 도주하다 도착한 행성 베르허트에서 피터는 더듬이가 달린 여성 외계인 맨티스(폼 클레멘티에프 분)와 자신의 아버지라고 주장하는 노년의 남성 에고(커트 러셀 분)를 만납니다.

에고는 자신을 따라온 피터에게 자신이 행성 자체인 우주의 신 셀레스티얼이라고 정체를 밝힙니다. 그리워하던 아버지를 만난 피터는 아버지 에고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이후 맨티스가 준 힌트와 에고가 스스로 밝힌 어두운 속셈에 분노하여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멤버들과 함께 에고와 전투를 벌입니다. 소버린의 지도자 아이샤에게 고용된 욘두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추적하다 행성 에고에서 위기에 빠진 피터를 구해내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는 다시금 우주를 구원합니다.
감상 & 추가정보

개봉 시기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로부터 3년 뒤인 페이즈 3에 속하지만, 시간상으로는 <에이지 오브 울트론>, <앤트맨>, <시빌워>보다 먼저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전편에서 미스터리로 남겨진 피터 퀼 출생의 비밀과 정체를 알려주고,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인피니티 워>에 참전할 명분을 보여주는 한편, 주요 캐릭터들의 개성을 더 세밀히 보여줍니다. 특히 성장기 모습을 보여주는 베이비 그루트(반 디젤 분)는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전편에 이어 OST의 1980~90년대 팝의 명곡들도 주요한 이야기마다 나와 추억을 소환합니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015)


줄거리

어벤져스는 소코비아의 하이드라 잔당 스트러커 남작과 전투를 벌입니다. 그리고 스트러커 남작의 지시를 받은 막시모프 남매 '스칼렛 위치' 완다 막시모프(엘리자베스 올슨 분)와 '퀵실버' 피에트로 막시모프(에런 테일러존슨 분)의 공격을 받습니다. 특히 스칼렛 위치의 정신 조작 능력에 의해 어벤져스 멤버들은 환각을 보게 됩니다. 스트러커 남작을 체포하고 로키가 사용하던 치타우리 셉터를 되찾은 어벤져스는 뉴욕 어벤져스 타워로 돌아옵니다. 토니는 치타우리 셉터의 프로그래밍 코드를 이용해 인공지능 울트론(제임스 스페이더 분)을 만들려 하고, 깨어난 울트론은 인간의 부족함을 파악합니다.

막시모프 남매를 포섭하여 비브라늄을 탈취한 울트론과 어벤져스가 아프리카 어딘가에서 전투를 벌입니다. 헐크와 아이언맨의 아프리카 난동으로 어벤져스는 세간의 눈을 피해 호크아이의 안전가옥으로 대피합니다. 어벤져스 타워에서 치타우리 셉터를 가로챈 울트론에게 세뇌된 서울의 헬런 조 박사(김수현 분)는 비브라늄으로 울트론의 육체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울트론의 계획을 알게 된 막시모프 남매는 울트론을 떠나 어벤져스에 합류하게 됩니다. 울트론을 막기 위해 서울로 온 어벤져스의 활약으로 울트론의 계획은 저지되고 비브라늄 육체는 토르의 망치에 의해 비전(폴 베타니 분)으로 깨어납니다. 울트론은 다시 소코비아로 가서 지구를 멸망시킬 계획을 세우고 새롭게 합류한 막시모프 남매, 비전과 함께 어벤져스는 울트론으로부터 세계를 구합니다.

감상 & 추가정보

어벤져스가 처음 모인 전편 <어벤져스>에 비해 멤버들이 개인적으로 우여곡절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캐릭터와 이야기가 깊어지고 어두워졌습니다. 울트론 탄생 계기와 동기도 복잡해서 <어벤져스>처럼 생각 없이 편하게 즐길 수만은 없었습니다. 캐릭터들이 이야기를 주도하던 <어벤져스>의 조스 웨던 감독이 맞나 싶을 정도로 캐릭터들이 이야기에 끌려 다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용 면에서는 <인피니티 워>를 향해 질주하면서 새로운 캐릭터 스칼렛 위치, 비전을 소개했고, 비브라늄 산지 와칸다가 언급되면서 <블랙팬서>의 등장을 준비했습니다. 아울러 한국이 비중 있게 등장하여 촬영부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덕분에 비전의 고향이 한강 세빛 둥둥섬이라는 농담도 생겼습니다. 비전을 만든 헬렌 조 박사가 마블 코믹스의 천재 공학자이자 새로운 헐크가 되는 아마데우스 조와 혈연관계가 아니냐는 추측도 있습니다.

<앤트맨>(2015)

줄거리

1960년대. 실드 소속 과학자 행크 핌(마이클 더글러스 분)은 사물을 축소하는 핌 입자를 개발해 1대 앤트맨이 되어 아내 '와스프' 재닛 밴 다인(헤일리 로빗 분)과 함께 실드 비밀요원으로 활약합니다. 이후 아내를 잃고 실드에서 다투고 나온 뒤, 그는 핌 테크놀러지라는 회사를 세웁니다. 하지만 행크 박사는 후계자로 생각했던 핌 테크놀러지의 중역 대런 크로스(코리 스톨 분)가 핌 입자를 군사기술에 사용하려는 것을 반대하다, 오히려 회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감옥에서 갓 출소한 도둑 스콧 랭(폴 러드 분)을 앤트맨으로 훈련시킵니다. 핌 입자 무기를 하이드라에게 판매하려는 대런 크로스는 옐로재킷 수트를 입고 앤트맨과 크기를 넘나드는 싸움을 벌입니다.

감상 & 추가정보

아이언맨이나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처럼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오래 등장한 캐릭터는 이제 전편 내용을 알아야 이해할 수 있는 개인사도 많습니다. 그래서 원치 않게 머리를 많이 써야 할 일이 생기는데, 새로운 히어로 앤트맨은 이야기가 백지부터 시작해 단순 경쾌한 재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1대 앤트맨 행크 핌이 1960년대에 실드 요원으로서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 페기 카터와 함께 일한 적 있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와 연결되지만, 스콧 랭은 앤트맨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처음 등장한 인물입니다. 스콧 랭을 연기한 폴 러드는 시트콤이나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주조연을 줄곧 맡아온 배우로 영화의 코믹함과 잘 맞아떨어지는 캐스팅이었습니다.

페이즈2 드라마들


영화와 영화 사이 이야기의 공백을 활용하여 ABC의 <에이전트 오브 실드>와 <에이전트 카터>, 넷플릭스의 <데어데블>과 <제시카 존스>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습니다. <에이전트 오브 실드>에서는 <어벤져스>에서 죽은 줄 알았던 콜슨 요원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그는 드라마의 주역으로 활약합니다. <에이전트 오브 카터>에서는 2차 세계대전 직후 실드의 멤버였던 하워드 스타크(도미닉 쿠퍼 분)의 자세한 과거행적과 함께 실드 내부의 하이드라 잠입 과정, <아이언맨2>의 주요 악역인 이안 반코의 아버지 안톤 반코(코스타 로닌 분)의 과거 등이 나옵니다. 후에 비전이 되는 인공지능 자비스의 이름이 원래는 하워드 스타크의 인간 집사 자비스(제임스 다아시 분)에게서 따왔다는 사실도 <에이전트 오브 카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데어데블>은 <어벤져스>의 뉴욕 전투 직후 뉴욕 헬스키친의 재개발을 계기로 레드마피아, 삼합회, 야쿠자를 끌어들여 '건설조합'을 만든 킹핀(빈센트 도노프리오 분)과 맞서는 맹인 변호사 맷 머독이자 슈퍼히어로 데어데블(찰리 콕스 분)의 활약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시카 존스>도 <데어데블>과 같은 시간 뉴욕의 다른 지역에서 사립 탐정으로 활동하는 괴력의 여성 제시카 존스(크리스틴 리터 분)가 헤어진 남자친구이자 사람을 꼭두각시로 만드는 마인드 콘트롤 능력으로 악행을 저지르는 킬 그레이브(데이비드 테넌트 분)와 맞서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페이즈(PHASE) 3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2016)


줄거리

캡틴 아메리카와 어벤져스는 나이지리아의 도시 라고스에서 생화학무기를 탈취하려는 실드 출신의 악당 '크로스본즈' 브록 럼로우(프랭크 그릴로 분)를 물리치지만, 그 와중에 일어난 폭발사고로 와칸다 사절단을 비롯한 다수 민간인이 사망합니다. 토니 스타크는 모교 MIT에서 강연 후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소코비아 사태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항의를 듣고 죄책감으로 인한 마음의 고통을 느낍니다. 소코비아 건과 나이지리아 민간인 사망 때문에 유엔은 어벤져스의 활동 제한을 원하고, 미 국무부 장관 썬더볼트 로스 장군은 어벤져스에게 유엔의 허가 없이는 활동할 수 없다는 내용의 '소코비아 협정'에 서명할 것을 강권합니다. 이에 어벤져스 내부는 활동에 통제가 필요하다는 협정 찬성의 아이언맨 파와 통제당하는 어벤져스는 해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거부하는 협정 반대의 캡틴 아메리카 파로 나뉘어 갈등하게 됩니다.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유엔 회의장에 폭탄 테러가 발생해 와칸다의 국왕 트차카(존 카니 분)가 사망하고 아들 '블랙팬서' 트찰라(채드윅 보즈먼 분)는 테러 범인으로 지목된 윈터솔져에게 복수를 다짐합니다. 윈터솔져 버키 반즈를 찾아낸 캡틴 아메리카는 유엔 폭탄 테러의 범인은 자신이 아니라는 버키의 말을 신뢰하고 버키를 체포하러 온 독일특수부대와 블랙팬서에 맞서지만, 결국 체포되어 베를린 대테러본부로 연행됩니다. 캡틴과 함께 체포된 버키는 정신과의사로 변장한 헬무트 제모(다니엘 브륄 분)에게 세뇌되어 다시 암살자 윈터솔져로 돌아가 난동을 부리게 됩니다. 버키와 어벤져스 멤버와의 싸움 끝에 캡틴은 버키를 대피시키고 그에게서 제모의 목적이 다른 윈터솔져들을 찾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제모를 막기 위한 '팀 캡틴' 캡틴 아메리카, 버키 반즈, 팔콘, 앤트맨, 스칼렛 위치, 호크아이와 캡틴 아메리카와 버키를 막기 위한 '팀 아이언맨' 아이언맨, 워머신, 비전, 블랙 위도우, 블랙팬서, 스파이더맨(톰 홀랜드 분)이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격돌합니다. 어벤져스끼리의 내전 끝에 캡틴과 버키는 윈터솔져들이 잠들어있는 하이드라의 비밀기지에 도착하고, 뒤 따라온 아이언맨은 제모의 계략에 따라 캡틴과 최후의 대결을 펼칩니다.

감상 & 추가정보

개인적으로는 <에이지 오브 울트론>보다 <시빌워>가 더 캐릭터들의 개성을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캐릭터들이 사건에 끌려 다니지 않고 캐릭터가 사건을 주도하여, 어벤져스 내부의 갈등도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악당 제모는 비록 슈퍼파워 없는 보통 사람이지만 행동의 동기나 주도면밀함이 슈퍼파워를 지닌 다른 악당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시트콤 <커뮤니티> 연출을 했던 감독 루소 형제는 <윈터솔져>와 <시빌워>를 통해 논리적으로 잘 짜인 코미디를 잘 만드는 사람은 어떤 장르든 잘 연출할 수 있음 입증했습니다. <시빌워>의 성공 덕에 루소 형제는 후속작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와 <어벤져스4>(가제)의 감독으로 결정되었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2016)

줄거리

자신의 탁월한 수술 실력에 도취한 천재 외과의사 스티븐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 분)는 교통사고로 손을 다칩니다. 온갖 수단을 동원해 재활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 뒤 그는 결국 폐인이 되기에 이릅니다. 척추를 다쳤다가 완전히 재활한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네팔 카트만두의 카마르 타지에서 그는 마법을 배우게 됩니다. 천재적인 두뇌로 빠른 속도로 마법을 배우며 스승 에인션트 원(틸다 스윈튼 분)이 가르쳐주지 않은 지식까지 섭렵하던 스트레인지는 에인션트 원의 옛 제자인 케실리우스(매즈 미켈슨 분) 일당을 만나 차원을 넘나드는 싸움을 벌입니다. 그리고 카마르 타지의 도서관에서 발견한 아가모토의 눈을 사용해 케실리우스가 섬기는 다크 디멘션의 지배자 도르마무가 지구를 정복하려는 계획을 좌절시킵니다. 아가모토의 눈은 인피니티 스톤의 하나인 타임 스톤임이 밝혀집니다.

감상 & 추가정보

페이즈 2의 <앤트맨>처럼 페이즈 3에 새롭게 등장한 <닥터 스트레인지>는 다른 슈퍼 히어로를 압도하는 마법으로 시공간을 조종하는 능력을 선보였습니다. 닥터 스트레인지의 강력한 마법은 <인피니티 워>에서 외계인 타노스와 맞서 싸울 어벤져스에게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마법 연출을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 제작진은 아이맥스와 3D를 최대한 활용했습니다. 로키 역의 톰 히들스턴에 이어 영국의 연기파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닥터 스트레인지>를 통해 마블에 합류했습니다. <셜록>의 왓슨을 연기한 마틴 프리먼이 먼저 <시빌워>에서 CIA 부국장 에버렛 로스로 등장하여 BBC <셜록>의 셜록과 왓슨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재회하게 된 것도 재미있습니다.

<스파이더맨: 홈 커밍>

줄거리

어벤져스의 뉴욕 전투 직후 뒷수습을 하는 청소업체 사장 에이드리언 툼스(마이클 키튼 분)는 뉴욕 청소 업무를 빼앗아간 스타크 사에 원한을 갖고 악당 '벌처'가 되어 치타우리 외계인들이 남긴 무기를 파는 불법 무기사업자가 됩니다. <시빌워>에 참전했던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는 뉴욕으로 돌아와 고등학생의 일상과 슈퍼히어로의 활약을 병행하며 불법무기를 판매하는 벌처와 맞섭니다. 하지만 스파이더맨 수트를 믿고 무리한 히어로 활동을 한 끝에, 피터 파커는 토니 스타크에게 고성능 수트를 압수당합니다. 학교 홈커밍 파티에 같이 가기로 약속한 교내 미인 리즈의 아버지가 벌처였음이 밝혀진 가운데, 피터 파커는 수트 없이 벌처와 맞서 싸우게 됩니다.

감상 & 추가정보

유머가 있을지언정 그 동안 성인 히어로들의 밝지만은 않은 사연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십대 히어로의 좌충우돌과 풋풋한 청춘 로맨스가 신선한 변화를 주었습니다. 또 그 동안 영화 판권이 소니 픽쳐스에 있어 스파이더맨을 그리워했던 팬들에게 <시빌워>에 이어 제작된 솔로 영화 <홈커밍>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스파이더맨을 성공적으로 소개한 영화가 되었습니다. <홈커밍>은 넷플릭스 드라마를 제외하고는 <어벤져스> 이후 뉴욕의 삶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상이기도 합니다.

<토르: 라그나로크>(2017)

줄거리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환상에서 본 인피니티 스톤들을 찾아 우주를 헤매던 로트는 그 과정에서 아스가르드가 불타는 '라그나로크'를 보고, 이를 막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오딘으로 변신한 로키가 아스가르드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 토르는 동생 로키에게 아버지 오딘의 행방을 캐묻습니다. 로키와 함께 지구로 간 토르는 닥터 스트레인지의 도움으로 오딘을 찾아내지만, 오딘은 최후를 맞습니다. 곧 이어 오딘의 딸이자 토르와 로키의 누나인 헬라(케이트 블란쳇 분)가 부활하여 압도적인 힘으로 묠니르를 파괴한 후, 토르와 로키를 제압하고 아스가르드를 점령합니다. 토르는 사카아르라는 행성으로 떨어져 발키리(테사 톰슨 분)에게 포획됩니다. 포획된 토르는 행성의 지배자 그랜드마스터(제프 골드브럼 분)의 검투사가 되어 헐크와 검투시합을 한 끝에 고향 아스가르드로 귀환합니다. 토르는 모험 끝에 재회한 로키와 헐크, 발키리와 함께 헬라에 맞서 아스가르드를 되찾는 최후의 전투를 벌입니다.

감상 & 추가정보

토르는 강력한 외계의 신적 존재지만 인간사로부터 동떨어진 점을 십분 활용한 개그 캐릭터로 활용되어 마블 영화의 심각하고 어두운 이야기 전개에서도 웃음을 주었습니다. <라그나로크>는 그 웃음의 차원이 다릅니다. 토르뿐 아니라 전 우주가 다 웃기는 영화입니다. 그래서 전작과 전혀 다른 파격적인 외모 변신도 큰 충격 없이 수용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처럼 1980~90년대 음악과 당시 SF영화 장르인 스페이스 오페라의 레트로 분위기가 가미되어 특히 미국 대중에게 친근감 있게 수용되었습니다. 너무 가벼워 'SNL 클립을 이어 만든 영화 같다'는 평가까지 받은 <라그나로크>지만, 인피니티 스톤 등 <인피니티 워>를 준비하는 설정들은 놓치지 않고 있습니다.

<블랙팬서>(2018)


줄거리

비브라늄을 활용해 높은 과학문화를 갖게 되었지만 은둔의 아프리카 왕국으로 남았던 와칸다. <시빌 워>의 폭탄 테러로 선대 국왕이 사망한 후 '블랙팬서' 트찰라는 새 국왕이 되어 부산에서 비브라늄을 밀매하려는 율리시스 클로(앤디 서키스 분)를 체포합니다. 하지만 에릭 킬몽거(마이클 B. 조던 분)가 클로를 납치한 뒤 그 시체를 가지고 와칸다로 와서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와칸다 왕위에 도전합니다. 킬몽거와의 결투에서 패배하고 블랙팬서의 힘을 잃은 트찰라는 자신을 적대하던 부족장 음바쿠(윈스턴 듀크 분), 여동생 슈리(레티티아 라이트 분), 나키아(루피타 뇽오 분), CIA 부국장 에버렛 로스와 협력해 킬몽거의 세력에 반기를 들고, 킬몽거와 트찰라는 최후의 대결을 펼칩니다.

감상 & 추가정보

그동안 흑인 슈퍼히어로 영화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블랙팬서>의 위상은 다른 차원이었습니다. 그간 흑인 히어로는 백인이 지배적인 주류 문화에 속해 활동했습니다. 그러나 캐스팅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흑인 문화가 주류로 등장한 <블랙팬서>는 미국의 흑인문화와 아프리카 대륙의 흑인문화를 소통하게 하여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흑인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는 흥행면에서 역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 중 3위, 솔로 히어로 영화로는 최대 흥행영화라는 큰 성공으로 이어졌습니다. 와칸다는 비브라늄 최대매장지라는 점에서 <인피니티 워>의 주요 전장 중 하나가 될 예정입니다.

페이즈3의 드라마들

마블 에이전트 오브 실드 시즌3~5, 마블 인휴먼즈 시즌1, 마블 데어데블 시즌2, 마블 제시카 존스 시즌 1&2, 마블 루크 케이지 시즌1, 마블 아이언 피스트 시즌1, 마블 디펜더스, 마블 퍼니셔 시즌1.

<에이전트 오브 실드>에서는 필 콜슨이 크리 제국의 생체병기 인휴먼들과 갈등과 협력을 거듭하는 한편, 고스트라이더(가브리엘 루나 분)와 같은 마블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인휴먼즈>는 달로 이주한 인휴먼들이 그들의 왕 블랙볼트(앤슨 마운트 분)와 함께 지구로 돌아와 겪는 사건을 다룹니다. 넷플릭스에서는 <데어데블>, <제시카 존스>와 더불어 제시카 존스의 남자친구가 되는 루크 케이지(마이크 콜터 분)가 등장하는 <루크 케이지>와 백인 부호이자 무술의 달인 <아이언 피스트>가 방영되고, 이후 뉴욕 지역 히어로들은 힘을 합친 <디펜더스>로서 악의 조직 핸드와 대결을 펼칩니다.

<데어데블>에 등장했던 '퍼니셔' 프랭크 캐슬(존 번설 분)도 솔로 TV 드라마 <퍼니셔>의 주인공이 되어 범죄조직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된 가족의 복수를 시작합니다. 2017년 말에 시작한 ABC의 <런어웨이즈>는 악당들의 모임 프라이드 조직원의 자녀들이 펼치는 이야기입니다. 런어웨이즈에 소속된 캐릭터 니코 미노루(리리카 오카노 분)가 마법을 사용하는 등 <닥터 스트레인지>와 연결점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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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택

재미있어 보이는 것 따라다니다가 인생 저당 잡힌 솜씨 없는 밈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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