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조양호 총수 일가, 이번엔 '밀수범' 혐의

관세청 압수수색 전방위로 확대... "밀수 '명품리스트' 등 물증 확보"

조양호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사회적 지탄을 받는 '상습 갑질'을 넘어 밀수 등 관세포탈 혐의로 모두 사법처리될 위기에 봉착했다.

지난 21일 조현아·조원태·조현민 3남매 자택 및 대한항공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한 관세청이 23일 서울 강서구 방화동 대한항공 전산센터와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 김포 소재 대한항공 사무실 등 압수수색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재벌 총수 일가에 대한 최초의 조사'에 나선 관세청이 압수수색을 확대한 배경에 대해, 재계에서는 1차 압수수색에서 상당한 증거 자료를 확보해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밀수가액 5억 원 넘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 가능


관세청은 1차 압수수색을 통해 해외에서 구입한 명품 리스트와 이 리스트 중 국내에 반입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사진과 동영상 등 '증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관세청의 이번 조사는 세관 사상 최초의 검사 출신 관세청장 김영문 청장이 진두지휘에 나서 '세관 검찰'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지난 21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와 조현아·원태 3남매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에서 관세청 관계자들이 압수수색 물품을 들고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관세청은 최근 대한항공의 10년치 수입통관자료 및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5년 간 해외 신용카드 내역 등에 대한 조사에 들어간 상태다. 관세청 특별사법경찰은 대한항공이 10년간 수입한 물건 중 항공기 부품으로 신고해 놓고 총수 일가의 사적인 물품을 들여왔다는 구체적인 제보와 자료들을 일일이 대조하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가 관세를 내지 않고 반입한 물품은 가구와 의류, 인테리어 소품, 식품 등이며, 대한항공 직원들이 상주직원 통로를 통해 가지고 나오는 방식으로 관세 신고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혐의가 사실이면 관세청은 조속히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를 내지 않고 몰래 들여오는 행위는 밀수에 해당하며, 원가가 2억 원 이상 5억 원 미만이면 3년 이상, 5억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에 처하거나 포탈한 관세의 10배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전날 조양호 회장이 대국민사과와 함께 조현아와 조현민 두 딸만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조양호 회장과 장남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총수 일가 모두 경영에서 물러나지 않고는 수습할 수 없는 사태가 전개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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