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대검찰청을 대상으로 국회 법사위가 국정감사를 재개하자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고 현 이명박 대통령 언론특보가 현역 의원의 국정감사 발언을 보고 저에게 오후 1시 18분 문자를 보내왔다"며 "이는 청와대가 얼마나 국회를 경시하고 있는지에 대한 단면"이라고 비난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자처하는 현직 언론특보가 야당 의원이 국감에서 정당한 의혹을 제기했는데 이런 문자를 보내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은 이동관 특보를 당장 해임해 국회의 권위를 존중해 달라"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정감사에서 이른바 '박태규 리스트'와 관련해 이상득 의원, 윤증현 전 장관, 안상수 전 대표, 조석래 전 전경련 회장, 이동관 특보 등 11명의 이름을 언급하며 "박태규 씨와 가깝게 지낸 사람들이다. 검찰은 이 사람들이 어떤 관계인지 철저히 조사하라"고 요구했었다.
이 특보가 문제삼은 것은 박 전 원내대표의 이같은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박 전 원내대표는 "제 스스로 이분들이 비리가 있다고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친박계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도 "공식 직함이 없을 경우 그 사람(이동관 특보)의 사람 됨됨이가 그렇다면 그럴 수 있지만, 엄연히 대통령 현직 특보로 있는 사람이 이런 식으로 입법부에 대해 (문제 삼는) 행정부의 자세, 공직자의 입법부에 대한 자세 차원에서 입법부의 일원으로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든 입장"이라며 "국회 법사위에서 (이동관 특보에게) 어떤 형태든 사과를 받아내고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의 발언을 문제 삼아 누구가 됐던 문자를 보낸 것은 대단히 적절치 못한 것"이라며 "국회의 권위 뿐 아니라 국민을 모욕하는 일이다.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넘어 국감에서 의원 발언에 대해 즉각적으로 의원에게 문자 보내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은 문제다. 여야 간사간 협의해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법사위는 감사 중지를 선언하고 진위 여부 파악에 나섰지만, 이 특보가 전화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윤근 위원장은 "이동관 특보의 문자 메시지 발신 관련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당사자와 통화가 안돼, 법사위 차원에서 청와대에 진위와 어떤 배경하에서 보냈는지 알려달라고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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