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준 따낸 미얀마 석유 광구는 '빈 광구'"…MB 자원외교의 '실체'

'MB-이상득-박영준'의 '3각 자원 외교'에선 구린 냄새가 난다?

이명박 정부가 홍보에 열을 올렸던 '자원 외교'의 부실한 실체가 연일 드러나고 있다. 이라크 유전 개발 실패와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주가 조작 의혹에 이어,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의 도움으로 (주)KMDC 이영수 회장이 개발권을 따낸 미얀마 해상 광구에 대해 정부가 이미 '빈(dry) 광구'로 판단했다는 사실이 18일 드러났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정부와 공기업으로부터 제출받은 2010년 8월 출장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정권 실세들이 연루된 미얀마 자원개발 사업이 요란한 홍보와는 달리 석유와 가스를 발견할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은 광구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에 따르면 이영수 회장이 미얀마 해상 광구 개발권을 따낸 시점은 올해 1월. 그러나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공사 등으로 꾸려진 지식경제부의 대규모 합동조사단은 이미 그로부터 5개월 전인 지난해 8월 미얀마를 방문해 이 회장이 탐사 및 개발권을 획득한 A5, A7 및 M15, M16광구의 석유, 가스 탐사 가능성이 매우 낮거나 비어있는 광구임을 확인했다.

이같은 부정적 결과에도 불구하고 작년 12월 박영준 전 차관 등은 미얀마를 방문해 '한-미얀마 자원협력위원회'에서 신생 민간업체인 KMDC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광구 개발을 위한 미얀마 측의 협조를 이끌어냈다. 박 전 차관이 '비어 있는' 광구에 대한 탐사 및 개발권을, 자원개발 경험이 전무한 신생회사 KMDC에 밀어줬다는 얘기다.

조정식 의원은 "지난해 5월 자본금이 겨우 16억원으로 설립된 신생 자원개발 업체에 현 정부와 정권 실세의 특혜 의혹이 명확하게 밝혀졌으며, 정부가 비어있는 광구라고 평가한 광구에 대해 탐사 및 개발권을 취득해 이명박 정권 들어 해외자원 개발 붐에 편승하고 있는 KMDC 이영수 회장의 목적과 의도가 매우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현 정부 들어 진행되었던 수많은 해외자원 개발 과정에서 이와 같은 특혜 의혹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해외자원 개발 전체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즉각 실시해 국민 앞에 명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MB-이상득-박영준'의 '3각 자원 외교'에선 구린 냄새가 난다?

문제의 이영수 회장은 한나라당 전당대회 과정에서 홍준표 대표에게 경선 자금 24억 원을 전달했다고 지목당한 인물이다. 이 회장은 한나라당 당료 출신으로 친여 성향의 외곽 조직 '뉴한국의 힘'의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 이같은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현재 홍 대표 측으로부터 피소를 당한 상태다.

이 회장에게 광구 개발권을 밀어준 박영준 전 차관은 최근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청와대의 경질 압박까지 받은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17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의 말을 빌려 "민정수석실이 당시 박영준 지식경제부 2차관에 대한 내사를 벌여 지난 3월쯤 대통령께 보고하고 박 차관이 사퇴하는 쪽으로 정리했으나 박 차관이 버티다 5월에서야 그만뒀다"고 보도했다.

박 차관은 '자원 외교'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의 최측근이기도 하다.

최근 정부는 한국석유공사가 투자비 4400억 원를 들여 추진해 온 이라크 쿠르드 원유개발 사업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밝혀져 망신을 당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치적 중 하나로 홍보하던 사업이었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더니 기대 매장량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거액의 투자금만 날린 꼴이 됐다.

이같은 자원 외교 실패는 많은 이들이 예견해 왔었다. 실제로 한 친박계 의원은 사석에서 "이상득, 박영준의 자원 외교의 실체가 드러나면 정권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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