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납치했다" 거액 요구한 외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원

경찰 추적 피하려 3시간 가량 통화 유지하고 장소 변경까지...추격 끝 검거

아들은 납치했다고 속이고 부모로부터 3000만원을 받아 챙기려 한 외국인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사기 등의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원인 말레이시아 국적 H모(27) 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H 씨는 지난 3월 28일 "당신 아들이 사채 보증을 써서 우리에게 구타를 당해 머리를 많이 다쳤다. 아들을 살리고 싶으면 3000만원을 찾아 부산진역으로 오라"고 거짓말을 하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아 챙기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 현장에서 도주하는 피의자와 추격하는 경찰의 모습. ⓒ부산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해당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할 수 없게 3시간 가량 통화를 유지했다.

또한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접선 장소를 부산진역에서 KTX울산역으로 변경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은 피해자의 신고를 받고 부산진역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통화중인 피해자를 만나 함께 KTX울산역으로 이동해 잠복했다.

미리 준비한 '가짜 돈봉투'를 건네받은 H 씨는 경찰이 접근하자 곧바로 도주했으나 경찰은 100m의 추격 끝에 H 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경찰에서 H 씨는 "중국 보이스피싱 총책의 제안으로 한국에 입국해 대구, 울산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노인 등에게 피해금을 받아 해외로 송금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H 씨의 진술내용에 따른 여죄를 수사하고 있으며 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수상한 전화는 먼저 의심해보고 의심된다면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박호경 기자(=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