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사태, 자동차 산업 미래 좌우한다

[좋은나라 이슈페이퍼] 정부의 현명한 대처 중요하다

군산공장의 철폐를 시작으로 한국GM의 철수 문제가 부각되면서 정부와 글로벌 GM의 협상이 본격화되었다. 한국GM 철수 문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제기되어왔던 만큼 언제든지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태는 예상되었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 하필이면 이번 정부에서 가장 우선시하는 일자리 창출시기와 맞닿아 있고, 국내 경기도 그다지 좋지 않은 시점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되고 한미FTA 재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고민할 사항이 많은 때였고, 여기에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겹치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시기적으로 악재가 누적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GM에서 요구하는 정부의 유상 증자의 가능성과 외국인 투자지역 지정 등 각종 지원을 통한 실질적인 효과가 과연 있을 것인가는 앞으로 해결하여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GM에 대한 투명하고 확실한 검증, 앞으로 시장에 대한 한국GM의 역할과 정상적 경영을 위한 자구책에 대한 평가, 그리고 정부의 한국GM 지원에 대한 명분과 형평성 등 여러 요건을 고려하여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 생각 이상의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어려운 과제다. (필자)

한국GM 사태는 단순하게 국내 문제로만 볼 수 없고 전체를 보는 큰 시야가 필요하다. 즉 글로벌GM의 전략과 향후 계획을 확인하고 준비한다면 긴 안목을 갖고 한국GM 문제의 해결은 물론 국내 자동차 산업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글로벌GM의 글로벌 전략을 살펴보자. 지난 2009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보호 신청을 통하여 부활한 GM은 당시부터 General Motors라는 명칭보다 Government Motors라는 명칭으로 불릴 만큼 미국 정부의 파격적인 지원과 입김을 받아왔다. 현재도 약 9.9%의 지분을 가진 전미자동차노조를 제외하고 큰 지분을 가진 지주가 없을 만큼 주인이 없는 상태에서 효율성을 극대화한 조직이 바로 글로벌GM이다. 당시 9% 이상의 인적 구조조정과 계열사 매각은 물론 노동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노동법 개정 등 다양한 체질개선을 하였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기조 하에 현재의 글로벌GM은 미국 본토와 중국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은 묶어서 효율성과 실적으로 판단하고 구조조정을 전향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평가는 그리 좋지 못하다. 글로벌GM의 입장에서는 효율성 측면에서 구조조정과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으나 현지에서는 공장 철폐나 철수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는 물론이고 스웨덴 사브와 독일 오펠사 철수, 호주 홀덴사 정리 등을 통하여 글로벌 GM은 효율화와 함께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미래 지향적인 투자에 올인하고 있다. 한국GM은 이러한 과정 속에 고비용 저생산 구조의 청산 구조에 포함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군산 공장 철수는 국내에서 첫 단추라는 측면에서 우려가 더욱 크다. 여기에 호주의 경우는 여러 해 동안 진행된 정부 지원 자금이 끊어지자마자 홀덴사 철수라는 악재를 남기면서 해당 지역을 초토화시킨 사례가 있다. 물론 독일 오펠사의 경우도 독일 정부가 지원을 거절하자 바로 철수를 진행한 사례다. 글로벌GM의 입장에서는 잘한 정책이지만 해당 국가는 상황 판단을 어떻게 하는 가가 중요한 판단기준이 된다. 고용측면에서 노동 집약적인 부분이 많아서 일자리 유지 측면에서 가장 큰 고민을 해야 하고 특히 자동차 산업을 근간으로 하는 해당 정부입장에서는 자국 경제에 끼치는 악영향을 최소화시켜야 하는 책임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는 일자리 창출을 현 정부의 가장 큰 임무라 여기고 대통령 직속 일자리 창출 위원회도 있을 만큼 공을 들이는 부분이어서 과연 이번 한국GM 문제를 냉정하게 판단하고 정부 지원을 할 것인가는 의문시 된다고 할 수 있다. 잘못하면 다른 국가와 같이 영양분만 공급하고 결국 나중에 철수하는 악재만 누적되는 '폭탄 돌리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국민의 혈세만 낭비하고 문제는 다음 정권에 위임하면서 '아니면 말고'식의 결론도 고민된다고 할 수 있다. 정부 지원은 분명히 현실성 있는 자구책을 통하여 생존가능성이 가장 클 경우 지원하는 기준이 있다. 한계가 있는 현 정부에서 지원이라는 전제조건을 결정하고, 요식 절차만 거쳐 결국 지원하는 구조가 진행된다면 모든 것을 잃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현재로서는 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시장에서 한국GM의 존속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글로벌GM의 기존 전략과 입장을 재확인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세부적인 절차를 냉정하게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전체적인 산이나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다가 전체를 놓치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아야 한다. 이미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치고 마지막 단계에 와있는 만큼 하나하나 챙기고 확인하여 남아있는 불씨라도 살려야만 한다는 절박감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GM 사태, 시사하는 바는?
한국GM은 이미 수년 전부터 여러 문제가 가중되어 왔다. 수 년 간 2조5000억 원이라는 적자가 누적되면서도 개선하려는 의지가 거의 없었다. 수 년 동안 경쟁력 있는 차종도 없고 동시에 적당한 임단협 결정을 통한 고비용 구조가 지속되면서 경쟁력은 급격하게 하락했다. 여기에 강성노조의 이미지에 전략 차종의 연구개발 기능까지 떨어지면서 단순한 하청구조의 공장으로 전락했다. 동시에 각종 의문시 되는 경영상의 문제가 지적되고 투명성까지 떨어지면서 자본잠식이 심각할 정도로 생존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현재의 한국GM 사태는 당연히 도래할 재앙이었고 터질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GM이 가지고 있는 각종 악재는 현재 국내 자동차 산업이 지닌 각종 문제점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다. 가장 큰 문제인 고비용 저생산 구조는 당연히 개선되지 못한다면 자동차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경쟁력이 급격히 떨어진 낮은 생산성은 다른 선진국의 공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낙후되어 있다. 단순하게 비교하는 차량 한 대 당 생산 시간도 선진국 대비 수배 높아서 현재의 대중 모델로서는 견디기 힘든 문제점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선진국 대비 1000만 원 이상을 더 받는 고액연봉은 당연히 경쟁력 상실을 가져온다. 노동의 경직도는 더욱 심각하다. 미국 등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일시 해고제도, 2~3교대의 유연성, 복합 생산은 물론 물량의 조정 등 다양한 노동유연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예 불가능하다. 모든 것을 노조와 협의하여 결정하여야 하고 심지어 현대차 그룹의 경우 노조가 의결권까지 갖는 유일무이한 제도도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임단협은 1년마다 진행하여 춘투, 추투 등 다양한 이유로 부분파업은 연례행사가 되었다.

미국의 경우, 임단협은 4년마다 하고 실력행사를 통한 파업은 공장 외부에서 해야 할 정도로 강화되어 있다. 우리의 노동법 자체가 경직되어 있어서 노조의 파업을 조장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측면도 있다.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권리만 보장하는 한계점이 있는 것은 아닌지 확인하는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와 같은 노동유연성에 더해 노사 합의가 지체된다면 향후 해외로의 생산 시설 이전과 해외를 통한 글로벌 소싱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그룹의 경우도 현재는 국내외 생산이 각각 절반씩 차지하고 있지만 이 상태로 진행된다면 향후에는 해외생산 70%, 국내 생산 30% 정도까지 가속화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GM의 신차 수준을 보면,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차종 투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려준다. 신차 효과는 메이커의 생존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필수 요건이다. 경쟁력 있는 최고의 신차가 제대로 출시되지 못하고 두 모델 이상 실패한다면 당연히 메이커의 생존은 심각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쌍용차의 경우 SUV 이면서도 디젤에 치우친 한계가 분명한 메이커이나 ‘티볼리’라는 시대에 맞는 소형 SUV를 생산하면서 메이커의 생존을 이끄는 효자종목으로 등극한 사실만 보아도 얼마나 제대로 된 신차 출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이에 반하여 한국GM의 신차는 분명히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역량은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신차 하나 출시를 못한다면 경영상의 문제가 심각한다는 반증이다. 메이커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는 노사의 진정한 상생이 부족하고 미래에 대한 약속인 신차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면 그 회사의 앞날은 예상을 하지 않아도 알만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한국GM의 생존은 이러한 기본적인 요구사항을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투명하게 진행하는가가 중요한 관건이 될 수 있다.

이번 한국GM 사태는 특히 문제가 누적된 현대차 그룹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노조 파업과 강성 노조의 이미지는 물론이고 노노 갈등, 지배구조 개선, 선진국 대비 낮은 연구개발비, 신기술 대비 3~5년 격차 등 다양한 문제를 가진 메이커인 만큼 이번 한국GM의 문제를 보면서 새롭게 개선하고 뼈를 깎는 아픔을 견딘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엊그제 글로벌 메이커의 생산량 비교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6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는 소식은 질적인 한계는 물론 양적인 한계까지 직면하는 동시 다발적 한계가 온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한다. 향후 새로운 감각과 투철한 정신력으로 무장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성장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신 차려야 하는 이유이다.
한국GM에 대한 정부의 현명한 대처가 중요하다

한국GM 사태는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사안일 것이다. 결국 한국GM의 투명성과 진정성은 물론이고 자구책 등을 확인하면서 공적자금 투입을 결정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판단하여 기존 정부와 같이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으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고 경우가 많이 다른 만큼 다양한 조건이 걸려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선 국민이 보는 시각이 예전같이 무디지 않다는 것이다. 보편성과 형평성을 강조하고 국민의 혈세에 대한 민감한 부분인 만큼 더욱 세밀하게 편단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현 정부는 '노동자 프랜들리'한 특성을 기반에 지니고 있고 일자리 등에 가장 우선적으로 정책을 진행하는 만큼 대량 해고자 발생 등 부작용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에 해 왔던 다른 기업에 대한 잣대가 낮아지거나 무디게 되면 당연히 형평성과 보편타당성이라는 기존 원칙에 위배되는 만큼 냉정하게 판단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특례로 결정하면 역시 추후에 항상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민감한 주제를 안고 있으나 더욱 세밀하고 냉정하게 진행한다면 도리어 위기가 기회가 될 수 있는 모범 사례가 될 수 도 있다.

두 번째로 노사관계의 재정립이다. 언급한 바와 같이 국내 자동차 현장의 노조는 강성노조와 귀족 노조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다. 역시 한국GM 사태는 노조와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만큼 이번 협상을 통하여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서로 양보하며 노사가 함께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가도 관건일 것이다. 정부의 중재 역할이 중요한 이유이다. 노조에 말한 마디 못하는 현재의 정부이지만 제대로 된 중재를 통하여 원만하게 서로 양보하는 노사관계를 정립한다면 현대차 그룹 등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국GM의 향후 미래에 대한 결정권을 움직일 수 있는 기회도 가진 만큼 정부는 이래저래 이번 사안에 대한 철저한 결정을 통하여 일석 삼조의 효과는 노려볼 만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GM의 향방은?

한국GM 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을 것이다. 군산공장은 철폐할 것이나 창원공장이나 부평공장의 철수는 쉽지 않을 것이다. 부평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인 트랙스는 멕시코 공장에서도 생산하나 창원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차인 스파크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연구개발 부분이 남아 있고 경소형차에 대한 전략적인 기지였던 만큼 설사 모든 시설에 대한 철수를 결정하여도 수년 이상이 걸린다. 여기에 철수 비용 등 여러 면에서 글로벌GM도 결국 큰 비용이 수반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 쉽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이다.

물론 글로벌GM에서 보는 시각은 비효율적이고 강성노조에 고비용 저생산 구조가 배어 있고 적자 구조가 다년간 지속되는 등 회생 가능성을 낮게 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적 자금 투입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살리느냐 죽이느냐 하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고 할 수 있다. 정부에서는 글로벌GM의 움직임을 눈여겨 살펴보고 한국GM은 물론이고 특히 미국 본사의 의지가 무엇인지 우선적으로 판단하는 기지도 발휘하여야 한다. 엊그제부터 시작되어 약 두 달 간 실사를 진행하는 만큼 의문시 되어왔던 문제 파악은 물론 전체적인 경영 상태를 투명하게 확인하여 공적자금 투입 전에 설득과 명분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문제는 최근 노조와의 협의가 원만치 못하여 임단협 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무리하게 요구하는 노조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고 사측의 생각과 크게 이견이 커서 시작도 하기 전에 문제가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앞선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입장도 친노 성향 입장에서 언급하기도 어렵다고 판단되고 있어서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진행되어 깔끔하지 못하다는 문제점도 안고 있는 실정이다.

또 확실히 해야 하는 사항은 한국GM의 의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글로벌GM의 생각이 어떤지가 중요한 만큼 한국GM의 미래에 대한 확실한 확답은 물론 여러 조건을 어떻게 협의하는 가도 핵심 과제일 것이다.

한국GM을 통하여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한국GM 사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언젠가 터질 문제라 예측되어 온 상황이었으나 지금과 같이 가장 악조건이 누적된 상태에서 발생하여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라 할 수 있다. 해결 과정에서 다양한 조건을 조합해야 하고 산업에 끼치는 영향도 연착륙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든지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만큼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우선 이렇게 문제가 누적되는 과정에서 개선할 수 있는 기회는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하여야 하는 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순간순간에 우리가 소홀히 했던 부분이 어디이고 왜 하지 못하였는가를 가늠해보자는 것이다. 복기를 통하여 다시는 과오를 범하지 말아야 하고 특히 정부의 무능이나 실수가 어떻게 발생하는 가도 되짚어 보아야 한다. 정치적인 논리로 본 것은 없는지, 중장기적인 정책적인 배려는 왜 하지 못하였는지도 생각해 보아야 다시는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다.

두 번째로 악화일로를 달리고 있는 국내 자동차 업계의 노사 관계이다. 이미 수년간 국내 자동차 업계는 노사 양보는커녕 불합리하게 평행선을 거치면서 악화를 거듭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태가 수년 간 지속된다면 국내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극히 어둡다고 할 수 있으며, 해외 이전은 물론 국내 생산 물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특히 강성 노조의 이미지는 물론 비합리적인 요구와 이를 항상 수용한 사측의 결정으로 인한 적자 구조는 이번 한국GM 사태를 통하여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현대차 그룹의 최악의 노사 분규와 노조 파업은 이제 국민적 저항을 불러오고 있을 정도다. 한국GM의 결론을 도출하면서 노사의 합의나 조건은 우리 자동차 업계 모두에게 영향을 줄 것이다. 물론 정부의 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적극적 해결 의지가 중요하고 합리적인 노사관계 구축에 성공한다면 우리 사회 전반에 모범적인 노사 사례가 될 것이라 믿는다. 물론 현 상황에서 쉽지 않은 핑크빛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세 번째 한국GM에 대한 공적 자금의 투입 여부이다. 이전에 유사한 여러 사례가 있었으나 지금과 같이 각종 조건이 얽혀있는 상황에서의 사례는 겪어본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투명성과 진정성, 향후의 자구책 등 다양한 조건을 보면서 정부의 합리적이면서 형평성에 맞는 결정은 물론이고 원칙에 준하는 정부의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정부의 특정부서가 이 문제를 모두 담당하기 보다는 주요 관련부서가 모이는 종합 T/F팀을 구성하여 정확하게 파악하는 모습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과 같이 특정부서가 담당하고 나머지 부서가 깜깜이가 된다면 앞길은 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컨트롤 타워를 중심으로 기업 지원에 대한 잣대가 결정된다면 가장 합리적인 결정도 가능할 것이다.
네 번째로 현재 진행형인 한국GM과 정부의 협상에 대하여 글로벌GM 바라 회장과 문재인 대통령 미팅 등 전격적인 협의를 통한 일괄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가장 큰 전체조건은 노조의 전폭적인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현재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65세 정년 연장이나 1인당 3000만 원 상당의 주식 배분 요구 등은 현실에 맞지 않는 요구라는 것을 노조 자체도 잘 알고 있는 만큼 현실적인 최대한의 양보가 있어야만 사측의 양보도 이끌어 낼 수 있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 있는 명분이 세워진다는 것이다.

사측은 더욱 경영상의 책임을 통감하고 솔선수범하여 노력하여야 하는 것은 기본 임무라 할 수 있다. 특히 산업은행에서 한국GM의 유상증자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자금 투입의 여지가 있다고 한 만큼 모두가 얼마나 진정성을 가지고 현안을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가를 가늠한다고 할 수 있다.

모든 문제는 2~3개월 내에 결정 날 것이다. 당장의 현안 해결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존하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문제점을 한꺼번에 일괄 타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면 장밋빛 전망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하여 시금석을 잘 놓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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