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평양 갔다가 바로 미국 간다

청와대, 특사 파견 공식 발표...김정은 위원장 만날 듯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5일 대북 특사단을 파견한다고 청와대가 공식 발표했다.

청와대는 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단장으로 하고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을 단원으로 하는 특사단을 5일 오후 특별기 편으로 서해 직항로를 통해 파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6일까지 1박2일간 평양에 머무를 예정이다.

청와대는 특사단이 북측 고위 관계자들과 한반도 평화 정착 및 남북 대화 등의 의제를 두고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특히 "북미 대화 여건 조성, 남북 교류 활성화 등 포괄적인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사단은 1박2일간의 평양 방문을 마친 후 6일 오후 귀환하게 되고, 이들은 귀국 보고를 마친 후 미국을 방문해 방북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중국, 일본과도 긴밀한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대북 특사단 파견의 의미에 "평창 올림픽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파견한 (김정은의 동생) 김여정 특사 방남에 대한 답방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사단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는 누구를 만날지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바는 없다. 그러나 지난번 김여정 특사가 방남했을때 문 대통령이 직접 만났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결과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여정 특사 방남 당시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었다. 이번에도 문 대통령의 친서가 특사단을 통해 김 위원장에게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특사단에는 현 정부 핵심 인사들이 망라됐다. 특히 윤건영 국정상황실장이 포함된 것은 주목된다. 그는 문 대통령 보좌관 출신으로 대통령의 의중을 잘 아는 '복심'으로 통한다.

"北 최고위급이 어떤 생각 하는지 듣는 게 중요한 목표"

중요한 것은 특사단 방문 이후다. 특히 미국과 북한의 의사소통에서 한국이 '메신저', '중재자'를 자임한 모양새여서 북한과 미국의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 특사 경험이 있는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북한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면 즉시 대국민 보고를 하고 미국을 방문해 숨소리까지도 공유해야 한다. 북한도 이것을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임종석 비서실장 등 '북한통'이 아니라 특사단장에 '미국통'인 정의용 실장을 임명한 것도 미국의 입장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의용 실장 누구나 다 알다시피 미국통이고, 또 우리 북미관계 또는 한미관계에 있어 대단히 핵심적 역할을 한 인사"라고 강조했다.

의제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 목표일 것이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도 대화의 문이 중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 포함돼 있냐 부분은 지금 단계서 말하긴 적절치 않다"고 했다.

다만 이 인사는 "아무래도 그쪽의 최고위급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보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이번 방북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공교롭게도 청와대의 대북 특사 파견 공식 발표 직후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를 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다. 3일(현지시간)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디론 클럽(Gridiron Club)'과 함께 한 만찬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대 대통령들은 일반적으로 그리디론 클럽에서 유머를 섞은 연설을 해왔다. <로이터>는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 발언이 농담인지, 미-북 대화가 임박했다는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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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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