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안태근 전 검사장이 가해자로 지목된 성추행 사건을 언급하며 "법질서를 수호해야 할 검찰 조직에서 상급자에 의한 성추행이 발생했는데도, 오히려 피해자에게 보복 차원의 부당한 인사 조치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는 점에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매우 엄중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편 어제 또 다른 현직 검사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 수사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했다"며 "이 역시 엄정하게 진상이 규명되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는 지난 4일 문화방송(MBC) 인터뷰에서 '강원랜드 채용 비리' 사건을 자신이 넘겨받은 지 두 달 만에 윗선에서 사건 종결을 지시했고, 그 과정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 최종원 전 춘천지검장, 모 전 고검장 등이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강원랜드 채용 부정 청탁 의혹을 받는 당사자인 권성동 의원은 자신이 검찰에 '외압'을 넣었다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두 사건을 언급한 뒤 "이와 같은 일련의 사건은 검찰의 잘못에 대해 엄정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며 "이번 사건들을 통해 공수처 설치의 필요성이 다시 한 번 확인되었다고 생각한다. 공수처 설치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국회에 다시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안태근 전 검사장의 성추행 혐의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법무부와 검찰은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근절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사건임을 명심하여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드러나는 사실에 대해 관련자에게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아울러 정부는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 근절에 대해 이번 기회에 끝을 본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 주기 바란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성희롱, 성폭력은 한 개인의 일탈 행위가 아니라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와 문화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에서 위계 문화가 강한 정부와 공공기관부터 먼저 달라지고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며 "특히 조직적인 은폐나 2차 피해가 발생할 경우 가해자뿐만 아니라 기관장이나 부서장까지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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