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의원은 5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1차 수사 과정이나 2차 수사 과정에 제가 압력을 행사한 사실은 전혀 없다"며 "안미현 검사가 어떤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하는지 참으로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이어 "안 검사의 인사에 대한 불만이 이번 사건이 촉발된 원인 중 하나라고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MBC 기자가 3일 밤에 전화가 와서 저한테 한 첫 번째 질문이 '안 검사가 이번 인사에서 춘천지검에서 의정부지검으로 발령이 났는데, 그 과정에 법사위원장인 제가 압력을 행사했다고 안 검사가 인터뷰를 했다. 거기에 대한 입장이 뭐냐'라고 묻는 것이었다"며 "저는 안 검사가 인사 대상인지도 모르고, 또 그 검사가 왜 의정부지검을 갔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인데 왜 그런 얘기를 했을까. 제가 전화를 끊고 나서 여기저기 확인해 보니까 본인은 서울이나 이런 쪽으로 가길 원했는데 원치 않은 의정부지검으로 발령난 데 대한 불만 표시가 있었다고 들었다. 이 인사 불만도 이번 MBC 인터뷰의 원인이 아닌가 짐작한다"고 말했다.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는 전날 MBC TV 인터뷰에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 관련 수사를 인계받은지 두 달만에 윗선에서 사건 종결을 지시했고 그 과정에서 "전직 검찰 간부와 모 국회의원이 개입된 것"이 확인됐다며 당사자로 전직 고등검찰청장급 고위 검찰 간부와 권 의원을 지목했다. 안 검사는 또 권 의원과 같은 당 염동열 의원 이름이 등장하는 증거목록을 삭제해 달라는 압력을 상관으로부터 받았다고 폭로했다.
권 의원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안 검사의 '인사 불만'을 이번 폭로의 배경이라고 주장하고 나선 셈이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본인이 주임검사인데 본인이 수용을…(했다). 그 당시에는 아무 불만 표시 안 하고 제기를 안 하다가 이제 와서 마치 잘못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검사 출신지만 잘 이해가 안 갔다"며 "제가 모 전직 고검장 및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 측근과 통화를 했다고 그게 증거라고 얘기하는데, 저는 최 사장 측근이 누군지 모르지만 통화한 적도 없고, 모 고검장은 수원지검·서울지검·대검에서 함께 근무한 검사이고 고향 후배, 동향 출신이기 때문에 평소에도 통화를 자주 한다. 그런데 이 강원랜드 사건 관련해서 그 검사장과 통화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라디오 진행자가 '권 의원 사촌동생도 '부정청탁 리스트'에 올라가 있다는 말이 있다'고 질문하자 "아니 제 사촌동생이 강릉에 30명이 넘는다. 이름도 잘 기억도 안 난다"며 "사회자님은 사회자님 형제들 어디 가서 뭐 하는지 아시느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반박했다.
그는 "2차 수사할 때 언론이나 민주당에서 저를 얼마나 많이 정치적으로 공격했느냐. 그런데 이 와중에 제가 무슨 압력을 행사할 수 있겠느냐"며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지금 법적인 조치를 취하려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권 의원에게 법사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법사위원인 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검사가 현직 검사로서 그런 인터뷰를 했을 때는 정확한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는 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무엇보다도 권 의원 같은 경우는 이 사건이 실제로 밝혀지느냐, 안 밝혀지느냐를 떠나서 당장 법사위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왜냐하면 법사위는 법무부나 검찰을 다루는 파트 아니냐. 그런데 이런 사건이 있는 상황에서 법사위원장 자리에 있는다는 것은 계속적으로 더 큰 의혹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그리고 강원랜드 사건 같은 경우는 여태까지 봤던 수사 중에서도 가장 부실한 수사였다. 정말 수많은 청탁자들이 있었고, 강원랜드 압수수색 당시에 이미 청탁자들이 옆에 기재된 메모까지 압수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한 수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최흥집 전 사장만 불구속 기소된 상태로 수사가 마무리됐다"며 "특임검사나 특별검사를 도입해서라도 그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되고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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