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중재파'로 불리는 이들은 국민의당 박주선 국회부의장과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호 정책위의장, 주승용·황주홍 의원 등이다. 이들은 24일 오후 국회 박주선 부의장실에서 안 대표와 회동을 갖고 그의 대표직 사퇴를 골자로 하는 중재안을 제안했다고 이 의장이 기자들과 만나 밝혔다. 이 의장은 "중재파 의원들이 모여서, 국민의당이 어떻게 해서든 분열돼선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며 "이를 위해 안 대표가 조기에 사퇴하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요구했다"고 했다. 그는 "사퇴 시한은 빠를수록 좋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안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명분은 "통합에 반대하는 분들이 창당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길어질수록 봉합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간다. 하루라도 빨리 국민의당이 분열되지 않도록 대표가 정치적 결단을 내려 달라"는 것이었다. 이들은 "만약 (안 대표가) 사퇴한다면 전당대회가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중재파는 노력하겠다"며 "(바른정당과의 통합 추진 여부는) 전당대회를 통해 뜻을 물어야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정했다고 이 의장은 전했다. 그는 "안 대표가 사퇴하면 반통합파도 명분이 많이 약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중재파가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의장은 이어 "앞으로 중재파 의원들은 향후 정치적 행동을 함께하기로 결정했다"며 "송기석 의원도 같이할 것이다. 지금까지 송 의원이 통합파로 돼 있었지만 요즘 우리와 생각을 같이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안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의원들 가운데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송 의원은 전날 불교방송(BBS) 라디오에 출연해, 반통합파 신당이 원내교섭단체(20석) 기준을 넘을 것 같다는 전망을 피력하거나 비례대표 출당 문제도 해법이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장은 또 "손금주 의원도 우리와 생각이 비슷한 것으로 듣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 의원은 안 대표 취임 후 당 수석대변인을 지냈고, 이른바 친안파(親안철수)로 분류됐던 인사다.
이 의장은 중재안이 거부될 경우 중재파도 반통합파 신당 '민주평화당(가)'에 합류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거기까지는 논의를 안 했다. 그런 부분은 좀더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안 대표는 중재파의 사퇴 요구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고 "돌아가서 상의해보겠다"고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가지 말씀을 들었고 논의했다.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며 "저는 주로 우려사항들을 들었고, 이야기를 듣고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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