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급 미사일 발사…한반도 정세 요동

文대통령 "강력한 제재와 압박 추진할 것"

북한이 29일 새벽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고 한국, 미국, 일본 당국이 일제히 발표했다.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쏘아 올린 지 75일만이자 문재인 정부 들어 11번째 미사일 발사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29일 오전 3시 17분 평안남도 평성 사인리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며 "최고 고도 4500km, 960km를 날아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로버트 매닝 미국 국방부 대변인도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한 발을 탐지, 추적했다"며 "초기 평가 결과 이번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일본 방위상 역시 "북한 미사일이 발사 뒤 53분간 비상해 4시11분쯤 아오모리현 서쪽 방향 250㎞ 지점의 일본 EEZ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발사된 미사일은 ICBM급으로, 고각 궤도로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은 고도 4000㎞에 도달해 역대 최고의 높이로 비행했으며 수평 방향으로는 960㎞를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한미일 당국의 발표를 종합해 볼 때 북한이 발사한 이번 미사일은 ICBM급인 화성 14형 또는 개량형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고각으로 발사한 미사일 가운데 이번이 가장 높았고, 고도 4000km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월 15일 발사한 미사일은 최대고도 770여km로 비행거리는 3700여km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새벽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고받은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열어 "북한이 핵·미사일을 포기할 때까지 한미 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강력한 제재와 압박을 추진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도발적인 군사 모험주의를 멈추지 않는 한 한반도의 평화는 불가능하다"며 "북한은 스스로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고 대화의 창으로 나와야 하고,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단호하고 실효적인 대응 조치를 지속 마련해 나가겠다"며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보호하고, 무력 도발 시 즉각 응징하여 위협을 제거할 수 있는 역량을 더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되 긴장이 격화되어 불행한 사태가 발현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도발은 미리 예고되었고, 사전에 우리 정부에 의해 파악되었으며 대비 태세도 준비해 두었다"면서 "국민들께서는 지나치게 불안해 하거나 걱정하지 말기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3시 17분 북한이 미확인 발사체를 발사한 뒤 2분 만인 3시 19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1차 보고받았다. 이후 3시 24분 정 실장으로부터 2차 보고를 받은 문 대통령은 NSC 전체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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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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