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이 21일 시작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을지훈련은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민관군의 방어태세를 점검하기 위한 것"이라며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인 훈련이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겸한 첫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북한은 평화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왜곡해서는 안 될 것이며 이를 빌미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도발적인 행동을 해서도 안 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북한은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때문에 한미 합동 방어훈련을 하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이번 UFG 훈련이 북한 추가 도발의 빌미로 작용해 '한반도 위기설'이 현실화 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유화 국면으로의 전환이 타진되던 북미관계가 다시 얼어붙는다. 반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면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대화 국면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앞서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전날 "UFG 연습은 붙는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으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최근 한반도의 안보 상황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하다"면서 "정부는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현 상황이 전쟁의 위기로 발전하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평화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며 "북한은 추가적인 도발과 위협적 언행을 중단하고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가 제시한 대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기 바라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과정에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용기 있는 선택을 한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대립이 완화되고 우리 스스로 한반도 평화를 지켜낼 수 있으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안정과 번영의 미래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국무회의에 앞서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을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고 을지 훈련 계획과 북한 동향 등을 점검했다.
오는 31일까지 실시되는 이번 UFG 연습에는 미군 측에서는 해외증원 병력 3000명을 포함한 1만7500 명이, 한국 측에서는 5만여 명이 참여한다. 전년 대비 주한미군 참가 병력은 약 7500명 정도 축소됐고, B-1B 전략폭격기와 핵추진 항공모함 등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역시 없을 것으로 전해졌지만, 전략 해외 증원 병력은 500 명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번 UFG 연습에는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존 하이텐 전략사령관, 새뮤얼 그리브스 신임 미사일 방어청장 등 북핵 및 미사일 관련 군사적 대응을 총괄하는 최고위급 지휘관들이 참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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