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평생 모은 돈 이웃 위해 쓰고 싶다"

희귀병 앓다 지난 2016년 12월 세상을 떠나...기부 부동산 매각 절차 완료

세상을 떠나기 전 평생 돈을 모아 마련한 재산인 건물을 불우이웃에게 기부한 60대 할머니의 이야기에 모두가 감동하고 있다.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부산 남구의 기모(69.여) 씨가 전 재산인 부동산을 기부해 이를 매각하는 절차를 마쳤다고 지난 4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재산 일부를 기부한 사례는 많았으나 자신의 전 재산인 부동산을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씨는 밖으로 알려지는 것보다 좋은 일에 쓰는 게 중요하다며 자신의 이름을 외부에 공개하는 것도 꺼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6년 11월 11일 부산사회공동모금회로 전화를 건 김 씨는 "창원에 상가가 있어 임대수익으로 살아가고 있는데 내가 죽으면 이 건물을 좋은 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고 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한 달 뒤인 12월 희귀병을 앓고 있던 김 씨는 돌연 세상을 떠나게 됐고 유산을 이어받을 직계가족도 없어 기부 의사대로 전 재산이 기부됐다.

과거 김 씨는 젊은 시절 가족과 떨어져 30대 초반부터 일본으로 가 숙박업을 하며 재산을 모은 김 씨는 60대 초반 희귀병이 생기면서 한국으로 돌아온 김 씨는 자신의 남은 재산이라도 장애인을 위해 쓰고자 유언 공증을 통해 유산 기부를 진행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측은 "상속자가 반대하면 유언대로 온전히 집행되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 김 씨의 경우 따로 상속자가 없어 의사대로 잘 진행이됐다"며 "유언 공증을 통해 전 재산 기부가 이뤄진 것은 부산에서 처음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김 씨의 운구 등 장례절차를 도맡아 진행했으며, 고인의 뜻을 존중해 기부액 전체를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과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다.

박호경 기자(=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