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교수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박 본부장 인선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던 임명"이라며 "박기영 교수와 과거 황우석 사태와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다. 어떻게 말하면 황우석 사태의 주역 중 한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사실 황우석 사태는 한 과학자의 연구윤리 위반으로 다 설명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물론 한 연구자의 연구윤리 위반이 기반이지만, 그 사태 그 자체는 사실 검증 없이 막 부풀렸던 언론. 그리고 국제적으로까지 확산된 데에는 연구비 지원을 포함해 정치권의 막강한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커졌던 것"이라며 "연구윤리를 위반한 과학자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그것을 조율한 주요한 인물이 황우석 사태가 그렇게까지 커지는 데 핵심 역할이었는데 그것을 담당했던 게 박기영 교수"라고 했다.
우 교수는 "2005년 당시에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 시절에 본인이 황우석 교수팀의 연구를 심화 발전시키기 위해서 모든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직접 265억 원의 지원 계획을 받게 했던 장본인"이라고 박 본부장을 겨냥하며 "황우석 (팀의) 당시 연구를 대규모 국가적 사업으로 키우고 홍보했던 사람 중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식의 상황을 그대로 정권이 밀어붙인다면, 젊은 과학자들이 '정치권에 눈도장만 찍으면 20조 이상의 예산을 가지고 한 나라의 과학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입장이 되는 거구나'(라고 생각할 것)"라며 "이건 철저하게 우리나라 과학계를 퇴행시키는 것이다. 현장에서 과학 연구 윤리를 학생들한테 강조하는데, 우리 스스로가 가르칠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 교수는 "단순하게 평가 위주의 과학연구라든지 어떤 그런 지원이 어떤 결과를 빚었는지는 황우석 사태가 아주 생생하게 증명하고 있다"며 "당시의 교훈을 무시하고 혁신이 가능할 거라는 건 정말 환상"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박기영 씨 같은 분을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혁신한다는 건 완전히 사상누각"이라고도 했다. 그는 "황우석 사태는 사실 노무현 정부 때 발생한 것"이라며 "민주당 내 당시 노무현 정부 청와대 인물들이 그 당시의 실태로부터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박기영 씨가 굉장히 유능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라고 꼬집었다.
그는 "임명권자의 권한이니까 임명을 강행할 수 있겠지만, 박 교수가 앞으로 (본부장으로서) 추진해야 될 일들에 대한 과학계의 지지와 협력은 아마 지극히 제한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인터뷰 후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도 "황우석 사태란 한 연구자의 연구 부정행위만이 아니라 검증 없이 부풀린 언론, 그리고 연구비를 포함해 정치권의 막강한 후원 등으로 이루어진 유례 없는 국제 논문 조작 사건"이라며 "한 연구자의 연구 부정 '사건'이 전 세계에 충격적인 '사태'로까지 발전된 것은 특정 연구자를 정치권에 연결하고 국가적 지원을 이끌어 내어 홍보한 박기영 교수의 역할이 더 클 수도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박 본부장은) 국제 파문을 일으킨 (황우석 연구팀 발표) 논문의 공저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과학을 정권 홍보 프로파간다(propaganda)용으로 시도한 이였다"며 "그런 이가 새 정부 과학기술 혁신의 총괄자라니"라고 한탄했다. 그는 "황우석 사태 이후 대학에서 연구 윤리를 강조하고 관련 교육과 제도 강화에 노력해 온 과학계 입장에서, 황당함은 그렇다 치고 우리 사회가 황우석 사태로부터 배운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이 새삼 마음 아프다"며 "정부의 이번 인사로 국내 과학계가 ×된 것은 분명하다"고 하기도 했다.
그는 "당사자로서 억울한 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박 교수 개인과 한국 과학계를 위해 스스로 사퇴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물러나는 것이 진정한 사과"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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