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포위 사격"→"억류자 병보석"…北 롤러코스터

미 국무 틸러슨 "북한으로부터 임박한 위협 없어"

북한이 지난 2015년 '국가 전복 음모' 혐의로 억류했던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 목사를 석방했다. "서울 불바다", "괌 포위 사격" 등 긴장 수위를 한껏 높인 북한이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전혀 다른 대외정책 메시지를 내놓은 셈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9일 "중앙재판소의 2017년 8월 9일 부 판정에 따라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적대 행위를 감행한 것으로 하여 무기 노동 교화형을 언도 받고 교화중에 있던 캐나다 공민 임현수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병보석되었다"고 보도했다.

임 목사는 지난 2015년 1월 북한의 나선지역에서 평양으로 이동 중 북한 당국에 체포됐다. 그해 12월 그는 국가전복 음모 협의로 무기 노동 교화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하지만 그가 건강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북한이 임 목사를 '병보석'했다고 밝힌 것처럼, 그간 임 목사는 영양실조와 고혈압, 관절염, 위장병 등으로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6월 12일 북한에 17개월 동안 억류됐다가 석방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혼수상태로 고향인 신시내티에 돌아갔고, 도착한 지 엿새째인 19일(현지 시각) 끝내 숨을 거뒀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임 목사 건강에도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임 목사의 건강 상태에 따라 북한과 국제사회가 벌이고 있는 대립 양상이 달라질 가능성이 있지만, 일단 북한이 인도적인 조치를 취하면서 긴장 완화의 제스처를 보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여기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으로부터 어떠한 임박한 위협도 없다"며 북미 간 고조됐던 갈등 국면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를 보이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 국면이 다소 진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이피>통신은 9일(현지 시각) 워싱턴으로 돌아가던 도중 괌에 들른 틸러슨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분노와 화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산'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명확하고 강한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처럼 강한 메시지를 보낸 것을 두고 "그(김정은)는 외교적 언어로 말해서는 이해를 잘 못하는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억지력에 대해 분명하게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최근 공격적인 언사를 두고 "미국의 전략이 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대한) 압박이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다. 미국의 전략에 북한이 압박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평양으로부터 위협적인 정치적 수사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이 괌의 미군 기지를 공격하겠다고 경고한 것과 관련해 그는 "북한의 미사일은 어떤 방향으로도 갈 수 있다. 괌이 위협을 받고 있는 유일한 장소가 아니다"라며 "지난 24시간 동안 상황이 극적으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주장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이 나아갈 길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화, 적절한 조건에서의 대화"라고 답했다. 그는 북한에 미국과 협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 출구로를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발언을 외교적인 용어로 바꿔주는 역할과 동시에 사람들이 느끼는 공황 상태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이 미국인들을 선제공격함으로써 스스로 전멸당할 위험을 무릅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할지라도, (이러한) 정치적인 수사들이 걷잡을 수 없는 오판을 낳을 수 있고, 이에 무력 충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고조시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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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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