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직장인들을 괴롭혔던 '카카오톡'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용호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4일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퇴근 후 카카오톡 등 휴대전화 메신저, SNS를 통한 업무지시 관행과 관련, 직접적인 지시뿐 아니라 단체채팅방을 통한 간접적인 업무지시까지 제한 대상에 넣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의원은 "업무를 위한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소위 '업무 단톡방'이 보편화되면서 퇴근 후 업무지시 또한 이를 통해 이뤄지는 경우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이 경우 해당 지시와 관련 없는 근로자까지 메시지를 확인해야 하는 불편이 야기되고 경우에 따라 근로자 간 경쟁구도가 형성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문제점이 수반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따라서 개정안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근로시간 외의 시간에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직‧간접적으로 업무지시를 내리는 등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이를 연장근로로 보고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해 지급하도록 했다.
앞서 프랑스는 퇴근 후 근로자에게 회사와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는 노동개혁법안을 세계 최초로 시행 중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근로자는 퇴근한 후 전화는 물론이고 SNS, 이메일, 인트라넷 등 모든 소통 경로를 차단해야 한다. 다만 퇴근 후에도 불가피하게 연락을 해야 할 상황이 생기는 경우에는 노사 합의한 방식에 따라 소통한다.
한국 정부도 기업과 근로자를 상대로 퇴근 후 업무 지시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근무시간 외에 카카오톡 등 메신저, SNS, 문자메시지, 전화 등으로 업무 지시를 내리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한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정치권 움직임과 별개로,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관련 규정을 만든 예도 있다. LG유플러스, 이랜드, CJ그룹 등 일부 대기업은 심야 시간과 휴일에 업무 지시를 금지하고 있다. 이랜드는 부당 업무 지시에 대해 익명 제보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으며, LG유플러스는 관련 규정을 어긴 상사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의원은 "업무용 단체채팅방의 잘못된 사용 관행을 개선하는 것은 근로자의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보장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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