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적 부패'가 통치전략이었던 나라

[기고] 부패 고리에 기반한 극우권력의 지배전략

왜 오늘도 건축공사는 계속 되고 있을까

출근길에 버스를 타고 오다 보니 인근 대학에 또 커다란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내가 도착한 국가기관 한 켠에서도 건물이 올라가고 있다. 얼마 전에는 세종시에 지어진 신축 공공건축물에 누수가 발생해 부실공사 논란이 일었다.

이렇듯 건물은 끊임없이 지어지고, 부실 논란의 뒷전에는 챙겨가는 곳이 따로 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재정 손실은 모두 국민의 몫이다.

더구나 우리가 지금 겪는 살인적 무더위는 기실 환경파괴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후과다. 건물신축의 공사현장은 미세먼지 발생의 중요 요인이며 그 자체로 환경 파괴다. 최소한 공공기관과 대학의 건물 신축은 마땅히 최소화되어 불요불급한 신축은 금지시켜야 하며, 입찰부터 그 과정이 철저히 투명하게 진행되고 감사와 회계를 철저히 받아야 한다.

부패 고리에 기반한 극우권력의 지배전략

엊그제 한 지인이 우리 사회 어디 하나 썩지 않은 곳이 없다며 탄식하였다. 이러니 한국이 아프리카 르완다보다 부패한 나라로 발표된 것이다.

하기야 나라 같지 않은 이 나라에서 그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민들이 얼마나 노력하고 헌신했던가. 명실상부, 이름에 걸맞게 작동되는 기관은 거의 부재하다시피 했고, 견제의 원칙은 단지 교과서에만 존재할 뿐 실제에서는 전혀 작동되지 않았다.

그런데 거시적으로 살펴본다면, 이러한 '비정상적 부패 구조'는 기득권층을 최대화하는 전략으로 작동되어 왔다. 즉, 사회에서 하층과 가지지 못한 자를 짓밟고 지배, 수탈하는 구조를 의도적이고 지속적으로 조장함으로써 이로 인하여 '부당 이득'을 획득하는 층을 최대화시키고 이들을 온전히 동조 세력화하는 전략이다. 그런데 이 구조에서 가지지 못한 자, 하층은 기득권층에게 의존, 복종하지 않으면 그나마 생존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혹은 수동적으로, 그러나 결국 구조적으로 기득권을 추종하는 정치 성향을 보이게 되는 현상은 동시에 이 전략의 확고한 부산물이다. 이렇게 하여 우리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은 고착화된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다. 급하다고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 없다. 하나하나 착실하게, 그러나 끈기 있게 바꿔나가야 한다. 처음 박근혜 탄핵에 나섰을 때, 어느 누구도 오늘의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우리 모두 모여 마침내 그 기적을 실현시켜냈다. 이 역량을 개혁에 모아 한 걸음 한 걸음 전진하자.

경찰을 믿어라? 솔직히 믿기 어렵다

무소불위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존재로서의 경찰의 위상에는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그러나 현 상태의 경찰 조직이 그대로 공룡화된다는 것은 또 다른 후환을 낳게 될까 두렵다. 경찰은 박근혜 정부의 가장 충실한 통치지배 기구였으며, 백남기 농민 치사 사건을 비롯해 용산참사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도 없다.

필자는 국회 앞 도로에 365일 주차한 채 24시간 내내 공회전하는 경찰차량에 대해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했다. 그때마다 경찰 측은 최선을 다해 개선하겠다는 답변만 거듭한 채 한 치의 개선책도 없다. 참으로 막무가내고 오리발이다. 노력하는 자세가 없고, 그저 관행대로 웃전 권력에만 잘 보이려는 일관된 태도인 듯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왜 작은 일만 따진다고 억울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작은 일을 하지 못하면서 큰일을 잘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경찰이란 국민의 안전에 봉사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오로지 웃전 눈치에만 민감하면서 국민은 그저 ‘관리’ 대상으로만 간주하고 국민의 요구에는 막무가내인 경찰은 시대정신에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현재 중앙정부 관할 하에 있는 경찰조직의 운용을 선진국과 같이 지방정부 권한으로 이양하여 분권화하고 고위경찰 인력은 지역에서 직접 선출하는 방안이 고려되어야 한다.

기상청, 더 이상 '오보청'이어선 안 돼

기상청장이 내부 승진으로 정리됐다는 뉴스를 들었다. 일기 예보는 국민의 일상적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우리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수 백 억 원이나 되는 슈퍼컴퓨터를 몇 대나 도입했지만, 이제까지 ‘언제나’ 틀렸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오죽하면 기상청이 아니라 '오보청'이라는 비난까지 나오겠는가.

정말 개혁이 필요하고 기상예측의 수준을 높이는 작업이 절실하다. 우리 주변에 중국을 무시하는 경향이 상당히 강하지만, 최소한 기상예보에 관한 한, 우리 기상예보는 중국 기상예측보다 훨씬 뒤지는 수준이다.

이제 정확한 기상예보로 국민들의 삶을 돕는 기상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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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준섭

1970년대말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학생운동과 민주화 운동에 몸담았으며, 1998년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으로 유학을 떠나 2004년 국제관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일했다.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2019), <광주백서>(2018), <대한민국 민주주의처방전>(2015) , <사마천 사기 56>(2016), <논어>(2018), <도덕경>(2019)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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