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동창'과 '문고리3인방'을 정면 겨냥했다

'방산비리' 사정 신호탄...朴과 '도시락' 나눠먹던 방사청장 수사 대상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세웠던 방위 사업 비리 청산의 막이 올랐다. 검찰은 지난 14일 산업은행이 최대 주주인 KAI(한국항공우주산업)에 대한 압수수색에 전격 돌입했고, 감사원은 16일 방위사업 비리와 관련된 감사 결과를 쏟아냈다.

방산 비리에 대한 대대적 사정으로 적폐 청산의 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과 별도로, 검찰의 수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장관 임명을 계기로 방산비리 사건 수사가 공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새정부의 첫 사정 기획이 방산비리 수사에서 시작되고 있는 셈이다.

박근혜 '클래스메이트' 방사청장도 수사 대상...'문고리3인방' 방산비리 연루 의혹

16일 감사원은 수리온 헬기 사업과 관련해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해 3∼5월 1차 감사, 10∼12월 2차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 빗물 새는 '한국형 헬기' 수리온...방산비리 수사 방아쇠)

감사원은 특히 수리온 헬기가 결빙문제와 관련해 규격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2016년 12월 전력화 재개 결정을 내린 장명진 방위사업청장 등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에 수사를 요청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 전자공학과 동기동창이며 '클래스메이트'였던 장명진 방사청장은 2014년 11월 취임 때부터 논란이 일던 인물이다. 그는 박 대통령 대학시절 도시락을 함께 먹는 사이었고, 같은 실험 실습조로 수업을 받기도 했다. 이때문에 그는 대표적인 '수첩 인사'로 꼽혔으며, 국방과학연구소(ADD) 전문연구위원 출신이라 전문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돼 왔었다.

지난 2015년 10월 한국형 전투기(KF-X) 개발에 필요한 핵심기술 이전을 미국에서 거부한 사실을 청와대에 늑장보고, 파장을 일으켰지만 어떠한 문책도 없이 지나갔다. 장 청장 시절에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방사청 인사를 좌지우지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별개로, 장명진 청장은 KAI 비리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것이 유력하다. 검찰은 지난 14일 KAI 경남 사천 본사 등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KAI는 한국형 헬기 수리온 개발은 물론, KF-X 사업을 진행했던 곳이다. 방사청 비리와 KAI 비리는 쌍둥이처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수밖에 없다.

검찰은 KAI가 수리온 등을 개발해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개발비를 부풀려 수백억 원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KAI가 발행한 상품권 중 용처가 불분명한 십수억 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돈이 정관계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KAI 비리 수사가 주목되는 이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3인방' 중 한명이 연루돼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정권 실세들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실제 박근혜 정권 시절 청와대 인사들이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KAI에 '낙하산'으로 투하되기도 했다.

KAI 하성용 사장이 박근혜 정권 들어서 사장에 임명된 데 대해서도 각종 의혹이 제기된다. 경북 영천 출신인 하 사장이 박근혜 정권 실세들과 긴밀한 관계였다는 소문도 나오고 있다.

KAI의 최대 프로젝트인 KF-X 사업 진행 과정에서 방사청은 물론 정권 실세들에 대한 각종 로비가 복마전식으로 진행됐다는 의혹도 검찰이 풀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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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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