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공사중단·전력계획 수정, 文의 탈원전 힘받는다

지역 시민 반발 등은 '숙제'로 남아

신고리 원자력 발전소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이 확정됐다.

14일 한국수력원자력은 경주 스위트 호텔에서 이사회를 열어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기간 중 공사 일시 중단 계획'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시민 배심원단이 신고리 5·6호기 공사 최종 중단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 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일시 중단을 결정하고,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시민 사회가 해당 안건을 최종 결정토록 했다. 이어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수원에 일시 중단 이행 협조 공문을 보내 정부 결정 의결을 요청했다.

공사 일시 중단은 공론화위원회 발족 시점으로부터 3개월 간 한시적으로 진행된다. 3개월 내에 공론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수원은 다시 이사회를 열어 추후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공론화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된다. 정부는 한수원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공론화위원 선정 절차에 착수한다.

이번 결정에 따라 당분간 한반도에서 신규 원전 공사는 추진되지 않는다. 그간 한수원은 완공을 코앞에 둔 신고리 4호기와 신한울 1·2호기를 제외하고 6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날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일시 중단됐고, 이에 앞서 건설 준비 단계였던 신한울 3·4호기, 천지 1·2호기의 환경영향평가 용역도 중단됐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그간 왜곡돼 왔다는 비판을 받았던 전력수급계획의 수정 방침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력)수요전망 워킹그룹'은 전날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 담길 전력 수요 전망 초안을 내놓았다. 향후 전력수급기본계획의 틀이 될 이 초안에서 워킹그룹은 경제가 저성장 기조에 접어들며 전력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보수 정권에서 수립된 7차 계획에서는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3.4%로 가정하고 전력 수요를 113.2GW(기가와트)로 높게 잡았지만, 이같은 경제 성장률 자체가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은 꾸준히 나왔었다. 이번에는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잡았고 101.9GW로 낮췄다. 앞서의 비현실적인 수효 전망을 '정상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워킹그룹은 "성장률 전망을 2.7%까지 올리더라도 2030년 최대 전력 수요는 7차 때의 2030년 전망보다 8.7GW 적은 104.5GW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그간에는 그 근거가 부족한 산업 규모 확장 및 경제 성장을 전제로 전력 수급 계획을 짰지만, 이같은 수급 계획은 결국 핵발전소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뒷바침해 왔다.

수급 계획이 정상화됨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도 힘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숙제는 남아 있다. 지역민, 한수원 공사 협력업체 등에서 강한 불만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원전 증설을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의견 대립도 심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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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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