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MB 적폐' 4대강 비리 청산 시동

4대강 정책 감사…MB 감사 대상 될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에 대해 '정책 감사'를 벌이도록 지시한 것은 이명박 정부의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22일 "이번 감사는 개인의 위법, 탈법 행위를 적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 결정과 집행에서 얻어야 할 교훈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다만 감사 과정에서 명백한 불법 행위나 비리가 나타날 경우 상응하는 방식으로 후속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 文대통령 "4대강 보 상시 개방…철거할 수도")
청와대는 '정책 감사'를 강조했지만, 만약 감사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의 비리가 드러난다면 사정 기관이 이명박 정부 인사들을 수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이명박 전 대통령도 감사 대상에 포함할 수 있냐는 질문에 김수현 수석은 "제가 드릴 말씀은 아닌 것 같다"면서 부정하지 않았다.

다만, 감사원의 4대강 감사를 시작으로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 방산 비리에 대한 감사도 이뤄질 수 있냐는 질문에 김수현 수석은 "적어도 제가 아는 한, 그런 판단이나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답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적폐 청산' 대상으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비리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월 30일 서울 신촌 유세에서 "대통령이 되면 '적폐 청산 특별조사위원회'를 만들겠다"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비리, 방산 비리, 자원 외교 비리도 다시 조사해 부정 축재 재산이 있으면 환수하겠다"고 공언했다.

'적폐 청산'이 지난 정부에 대한 인사 책임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자유한국당은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 권한 대행은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4대강 사업을 갖고 모든 걸 뒤집어엎듯이 이렇게 하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못마땅해 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는 지난 정부에서 3차례 있었다. 두 차례는 이명박 정부 기간 중에 이뤄졌고, 나머지 한 차례는 박근혜 정부 때 이뤄졌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 때 한 감사는 4대강 '담합'이나 '건설 비리' 관련 사안이 주를 이뤄,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는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청와대는 4대강 사업이 '비정상적'이고 '졸속적'었다고 못 박았다. 김수현 수석은 환경부가 제대로 된 '환경 영향 평가'도 없이 4대강 사업을 추진했다고 질책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의지와 국토부의 개발 논리에 밀려 환경부가 제대로 된 견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정책에 대한 책임은 묻겠지만, 4대강 사업 감사가 '인적 청산'으로 이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청와대도 부담스러워하는 모양새다. 김수현 수석은 "4대강 사업의 실책은 초대규모 자연 환경에 대한 변화를 너무 조급하게 추진했다는 것"이라며 "이번 감사를 '정책 감사'라고 강조하는 것은 앞으로 이런 대규모 국책 사업으로 빚어질 수 있는 정부 내 균형과 견제 제대로 정책 들여다 보기 위해서"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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