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아베도 아웃? '아키에 스캔들' 연루 사실로

의혹 확인되면 "총리직 내려놓겠다"던 아베 최대 위기

일본 오사카의 모리토모(森友) 학원이 국유지를 헐값으로 사들이는 과정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부인인 아키에(昭惠) 씨가 연루돼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해당 학원과 관련이 있다면 총리직을 내려놓겠다던 아베 총리가 상당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3일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籠池泰典) 이사장은 참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국유지 헐값 매입과 관련, "모종의 정치적인 관여가 있었다"고 밝혔다.

모리토모 학원은 지난해 6월 초등학교 설립을 추진하면서 오사카에 있는 국유지를 감정가의 14%에 불과한 1억 3400만 엔, 우리 돈으로 13억 원에 사들였다. 여기에 아키에 씨가 명예 교장으로 위촉되고 학원 측이 '아베 신조 기념 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로 학교의 기금을 모금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토지 취득에 아베 총리의 입김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와 관련 <도쿄신문>은 가고이케 이사장이 이날 청문회에서 헐값에 토지를 사들인 것과 관련해 "예상치 못한 (토지) 가격 인하에 깜짝 놀랐다"면서도 "협상의 자세한 사항은 알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또 초등학교를 인가 받는 과정에서도 가고이케 이사장은 "특별한 조처를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구체적 사항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가고이케 이사장은 아베 총리가 100만 엔의 기부금을 전달했다고도 밝혔다. 그는 아키에 씨가 모리토모 학원이 주최한 강연의 연사로 참석했던 지난 2015년 9월 자신에게 기부금을 건넸다고 밝혔다. 가고이케 씨는 아키에 씨가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며 "아베 신조가 보냈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가고이케 씨가 일본 국회 청문회에서 이러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모리토모 학원과) 관련이 있다면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힌 아베 총리의 향후 입지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해당 스캔들이 불거진 이후 아베 총리의 지지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공개된 일본 <요미우리신문>의 3월 정기 여론조사 결과, 아베 내각에 대한 지지율은 55%를 기록, 지난달 지지율인 65%에 비해 10%나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궁지에 몰린 아베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치를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극우 성향을 띄고 있는 일본 <산케이신문>은 오는 4월 23일 조기 총선이 실시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도쿄신문>은 이날 아키에 씨가 정부 예산에도 관여했다고 보도해 아키에 씨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문은 비정부기구(NGO) 일본국제민간협력회 이사인 마쓰이 산부로(松井三朗) 교토대 명예교수가 아키에 씨의 중개로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쓰이 교수는 지난 2월 한 강연에서 케냐에서 위생개선 사업을 진행하는 사안과 관련, 아키에 씨와 면담을 한 뒤 그날 바로 해당 예산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8000만 엔에 달하는 예산을 그날 바로 얻을 수 있었다며 "이 부부는 핫라인이 엄청나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외무성은 NGO 관련 예산을 어떻게 배분할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마쓰이 교수가 오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해당 협력회 역시 마쓰이 교수와 아키에 씨가 면담한 것은 사실이나 예산을 약속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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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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