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로 수출 늘었다?…진짜인가?"

[송기호의 인권 경제] 한미 FTA 5년 평가 <2>

반기문, 송민순, 김현종, 김종훈….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참여 정부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출범을 주도한 관료들이었다는 점이다.

이들이 만든 한미 FTA 헤게모니는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지되었을 뿐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금도, 변함이 없다.

황교안 권한 대행의 관료들은 어제, 발효 5년의 한미 FTA가 성공했다는 보도자료를 돌렸다. 아마 그들은 새로운 민주당 정부가 출범한 후에도 내년 봄이 되면 어김없이 한미 FTA는 성공했다는 보도자료를 뿌릴 것이다.

정체성이 다른 정부를 넘나들며 관료들이 언제나 한미 FTA 정당성을 주장하고, 또 그것이 관철된다면 정권 교체는 한미 FTA에게 의미가 없다.

이처럼 한미 FTA를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언제나 필수품처럼 받아들이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는 최소한 그 논거라도 튼튼히 가지고 있는가?

아래에서 보겠지만 우리 사회의 논거는 매우 취약하다. 그런데도 한미 FTA 헤게모니가 관철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의 경제 민주화 논의가 깊지 않음을 의미한다.

한미 FTA가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필수적인 것이려면 우리 사회에 한미 FTA가 없을 경우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에 대한 공통된 인식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FTA 관료들도, 학자들도 그런 연구를 하지 않는다. 대신 미국 정부 기관인 무역위원회가 2016년에 그런 자료를 만들었는데, 자료의 표 일부를 영어이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식으로 인용한다. 아래 영어 표를 보면 미국은 2015년에 "Korea"와의 사이에서 283억 달러의 무역 적자를 보았다.("-28.3")

그런데 미국은 그나마 한미 FTA를 한 덕분에 158억 달러 만큼 무역 적자를 줄였다.("15.8") 만일 미국이 한미 FTA를 하지 않았다면 2015년 미국의 대한국 무역 적자는 그만큼 더 늘어난 440억 달러가 되었을 것이다.("-44.0") (출처: USITC, Economic Impact of Trade Agreements Implemented Under Trade Authorities Procedures, 2016 Report p. 139)



한국의 FTA 관료들은 해마다 3월이 되면, 언제나 동일하게 미국에로의 제품 수출이 늘었으므로 한미 FTA는 성공이라고 반복한다. 올 봄에도 황 대행의 관료들은 한미 FTA 발효 5년간 평균 3.8%가 늘었다고 했다.


그런데 2016년의 미국 경제 회복으로 미국의 수입액은 작년 3월을 기점으로 하면 올 1월까지의 기간에는 무려 10%나 증가했다. 하지만 미국의 수입 급증기임에도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대신 일본과 중국은 대미 수출은 차례대로 5.1%와 13.9% 증가했다.( 2016년 1월 대비 2017년 1월 수출액 증가율, 이하 출처 같음) 한미 FTA는 이미 위기이다.


이는 아래 <표>>에서 알 수 있다. 한미 FTA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2016년의 대미 수출은 감소했다. 미국 경기 회복기인데 한국만 감소했다. 이처럼 한미 FTA로 미국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FTA 관료들의 구상은 이미 위기이다.

<표: 미국의 한국산 제품 년 수입액, 단위:1억 달러>


이처럼 한미 FTA 헤게모니의 근거는 매우 취약하다. 한미 FTA가 성공했다는 근거 없는 말에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참여정부가 한 일이라고 입을 닫는다면, 선의의 침묵이 한미 FTA 헤게모니를 강화하고, 재벌과 미국의 경제 영향력을 더 키우고, 결국 정권 교체의 성과를 초라하게 할 수 있다.

한미 FTA가 경제민주화를 가로막는다는 것을 깨닫기에 5년은 충분하다. 볼 만큼 보았다. 한미 FTA는 시민에게 소득과 일자리를 가져다주지 않았다. 오히려 중소기업 적합업종제와 같은 경제민주화의 장애가 되고 있다. 정권교체는 시민의 생활에 볕이 들게 해야 한다. 한미 FTA 관료들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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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호

보통 사람에게는 너무도 먼 자유무역협정을 풀이하는 일에 아직 지치지 않았습니다. 경제에는 경제 논리가 작동하니까 인권은 경제의 출입구 밖에 나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뛰어 넘고 싶습니다. 남의 인권 경제가 북과 교류 협력하는 국제 통상 규범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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