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 여행사 관계자는 연합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일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한국 여행 상품 판매 금지령'을 내리면서 그 기점으로 언급했다는 15일이 다가오면서 관광·여행업계는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미 중국인 단체 관광 상품 예약이 끊긴 여행사들이 하나둘 속출하는 가운데, 최악의 경우 15일 이후 아예 서울 명동 등 주요 관광지에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모습이 자취를 감출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여행사 관계자는 "신규 예약이 없으면, 중국지역만 담당하는 여행사의 경우 직원들의 고용을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며 "그럼 휴업이나 폐업하는 수밖에 없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가 관광진흥개발기금 지원을 늘려주겠다지만, 어디까지나 빌려주는 것인데 이자 낼 여력도 없는 영세 여행사의 경우 이용할 수가 없다"며 "곧 4~5월 성수기가 올 텐데 이때를 위해 판촉·홍보 지원이 더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70%~80%에 이르는 면세점들도 15일이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한 서울 시내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최근 매출이 계속 늘고 있었는데,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오지 않는다고 하니 걱정이 많다"며 "이미 예약한 중국인 관광객들도 있고 개별관광객도 있으니 15일 이후 중국인 고객 발길이 뚝 끊기지는 않겠지만, 타격이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다른 면세점 관계자도 "15일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두렵다"며 "면세점들이 중국 외 지역 관광객들 유치에 노력하고 있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관광업계가 근본적으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동남아나 중동 등으로부터 보다 많은 관광객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텔업계는 15일 이후의 대비책으로 '중국 외 관광객 유치'를 서두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호텔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여행객의 경우 이미 15일 이전부터 줄어들 대로 줄어든 상태"라며 "일본이나 동남아에서 출구를 찾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관광업계가 힘들었을 때 국내 특급호텔들이 내국인 고객 비중을 늘리고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 성과 덕에 이번에는 특급호텔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중국 외 동남아 등 현지 홍보 활동에 그치지 않고 여행사들이 직접 가서 현지 여행사와 계약을 맺고 동남아 등 여행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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