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박근혜, 10년 이상 중형 받을 수도"

'박근혜 아웃'…외신 "한국 민주주의 진화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결국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마무리됐다. <뉴욕타임스>는 "한국의 민주주의가 진화했다"고 평가했다.

10일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되자 주요 외신들은 이를 긴급 뉴스로 타전했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 시각) '한국이 박근혜를 쫓아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역사가 길지 않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진화했다"며 "어떠한 폭력도 없이 박근혜 대통령이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헌법재판소가 인용한 '박근혜 탄핵'은 역사가 짧은 한국의 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성숙했는지 보여준 증거가 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어떠한 폭력사태도 없이,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는 대규모 집회가 몇 달 동안 평화롭게 이어진 끝에 박근혜 씨가 파면된 것은, 1960년 이승만 당시 대통령이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에게 경찰이 총격을 가한 유혈사태 끝에 물러난 것과 대조된다는 것이다.


신문은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몇 달 동안의 평화적인 시위가 이어졌고 이들의 요구로 결국 물러나게 됐다"면서 역사적으로 대통령의 권력에 눌렸던 국회와 사법부도 대통령 탄핵을 이끌어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지적했다.

나아가 한국의 국민들이 거리에 나선 것은, 임기가 1년 정도 남은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한계를 드러낸 기존의 정치 질서에 반기를 들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커서 구속할 수 없다"고 여겼던 한국 최대 재벌 삼성의 사실상 총수 이재용 씨가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는 것도 구질서가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변화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법처리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신문은 "대통령 신분에 주어진 불기소 특권이 사라짐에 따라, 박 씨는 최순실 씨와 공모해 삼성 등 재벌들로부터 수백억 원대의 돈을 받는 과정에서 뇌물 수수,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나아가 신문은 대통령 탄핵 인용 후 2개월 내에 치르게 된 조기 대선에서 보수 진영에 대한 지지가 땅에 떨어져 유력 후보가 없어, 10년만에 진보진영이 정권을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0일(현지 시각) "박근혜는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탄핵된 대통령"이라며 "헌법 재판소는 부패와 정실인사 혐의 등으로 그를 탄핵했다"고 전했다.

미국 방송 CNN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내려진 직후 'Park Out'(박근혜 아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탄핵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에이피> 통신은 이번 탄핵이 "한국의 첫 여성 대통령의 기막힌 몰락"이라면서 "2012년 대선에서 아버지(박정희)에 대한 보수 세력의 향수로 인해 승리한 독재자의 딸이 스캔들로 인해 물러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 <교도통신>은 "헌법규정에서 재직 중인 대통령은 뇌란죄 등을 제외하고 기소할 수 없지만 검찰과 특별법에 근거한 특별검찰관은 최 피고를 강요와 뇌물혐의로 기소하고 박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기소장에 명기했다"며 "박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도 예상된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사를 전한 미국 방송 CNN ⓒCNN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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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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