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의장은 27일 '특검 연장 불승인에 대한 국회의장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어 "황 대행의 특검 수사기간 연장 불승인 결정에 대해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연장 승인에 대한 결정 권한은 특검법에 따른 기속재량이었음에도, 황 대행은 임의적 의사결정으로 특검법의 입법 취지는 물론 진실과 정의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말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의장은 "특검의 취지와 목적이 달성되었다는 권한대행의 판단은 국민은 물론이고 국회의 다수 의견과도 다르다"며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일방적 불승인 결정을 내린 것은 현 사태의 엄중함,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할 때 온당치 못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국회의장으로서 그간 국회법 테두리 안에서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 정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며 "(국민의당 등 야권의) 특검법 직권상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첫째, 국회 스스로가 법의 권위와 원칙을 지킴으로서 예측 가능한 정치, 과거와는 다른 정치의 길을 열고자 함이며, 둘째, 구악과 구습의 단절을 위한 정부의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 의장은 "국회는 법과 원칙의 준수라는 국회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하되, 국민의 대의기관으로서 국회 구성원들은 여야를 떠나 정의의 가치를 지키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의장은 지난 23일 여야 4당 교섭단체 대표와 회동을 가졌으나, 자유한국당이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아 특검법 개정안의 합의 처리는 무산됐다. 정 의장은 당시 야권에서 '여야 합의가 안 되면 직권상정이라도 해 달라'는 요구가 나온 데 대해 의장 권한 밖의 일이라며 불가 입장을 밝혔었다. (☞관련 기사 : 국회의장-여야, '특검 연장법' 합의 못해…정세균, 직권상정 부정적)
정 의장이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직권상정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정부에 최소한의 양심을 기대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것은, 황 대행이 '최소한의 양심'을 저버렸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때문에 다음달 2일 본회의를 앞두고 정 의장이 직권상정 카드에 대한 재검토를 시사한 것이라는 풀이도 나온다.
정 의장 측 김영수 국회 대변인은 이에 대해 "현재로서 의장은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국회 책무를 성실히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직권상정에는 교섭단체 대표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직권상정 재검토 부분에 대해 부인했다.
김 대변인은 "다만 국회에 다수결 원칙이 있지 않느냐"며 "직권상정은 안 되지만, 법사위에서는 다수결이 가능하다"고 바른정당 소속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을 간접 압박했다. 권 위원장은 '여야 합의 없이는 법사위 통과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바른정당도 특검법 처리가 필요하다는 입장 아니냐"며 "권 위원장뿐 아니라 여야 모두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다. 법사위에서 다수결로 처리해 주면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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